대법원도 교육부도 등 돌린 `천상천하 유아독존'
대법원도 교육부도 등 돌린 `천상천하 유아독존'
  • 공현철 기자
  • 승인 2019.07.2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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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상산고 자사고 지정취소 부동의 결정
“재량권 일탈-남용, 위법하고 평가 적정성 부족”

■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천상천하 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이다.” 전북의 교육행정을 이끌고 있는 김승환 교육감에 대해 교육위원을 지냈던 한 인사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관련기사 3, 5면>
김 교육감은 본인의 생각에 반하는 결정이 나오면 그것을 국가나 특정 단체에 돌려 비판하고, 심지어 법원의 판결도 ‘다른 기관 단체에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식으로 되받아치며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최근 자존심 하나로 똘똘 뭉친 것 같은 그에게 등을 돌린 결정이 잇따라 내려졌다. 특정인의 승진인사에 개입한 사실을 법원이 인정해 벌금형을 확정한데 이어, 김승환식 교육철학의 결정판이라 불릴 정도로 논란이 일었던 전주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 지정 취소에 대해 교육부가 ‘부동의’ 결정을 내려서다.
교육부는 지난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북교육청이 요청한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에 대한 부동의 결정을 발표했다. 
박백범 교육부차관은 이날 “전북교육청의 사회통합전형 선발비율 지표는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고, 평가의 적정성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면서 부동의 이유를 설명했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8일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에 따른 청문 절차에 이어 17일 교육부에 자사고 지정취소 동의를 요청했다. 자사고 평가 권한은 시도 교육감에 있지만 최종 지정취소 권한은 교육부의 심의에 이은 장관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교육부의 결정으로 향후 5년간 자사고 지위를 더 확보할 수 있게 된 상산고는 “당연한 결정이자 사필귀정(事必歸正)”이란 입장을 밝혔다.
앞서 25일 대법원은 특정인을 승진시키기 위해 서기관 인사에 개입한 김 교육감에게 벌금 1,000만원의 유죄를 확정했다. 교육감이 승진 후보자 명부 작성 과정에 개입해 특정 공무원의 순위를 조정한 것을 인사권 남용 혐의로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은 “근무평정 순위를 조정하는 것이 법령에 반한다는 점을 알았음에도 인사 과정에 개입해 특정인의 점수를 올리도록 지시하고,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직권남용과 지방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사 담당자들이 근무평정 절차에서 평정자와 확인자를 보조하는 일만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김 교육감은 승진 임용에 대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지방공무원법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연 이틀 사이 김 교육감은 재량권이나 인사권 남용이란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그 이전에는 아들이 영국의 명문 케임브리지대학을 졸업한 사실이 밝혀져 자사고 지정취소와 함께 이중성 논란이 제기됐다. 
김 교육감은 이를 두고 “인간관계에 있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다. 그것 중 하나가 자식들은 건들면 안 된다는 것이다”고 되받아쳤다.
일부 학부모들은 “체류비까지 추천만원 들었을 교육감 아들은 자랑스럽고 남의 아들은 귀족·특권교육으로 몰아붙이는 ‘내로남불’을 꼬집는 것이다”고 분개했다.
전교조를 비롯한 진보 교육단체들은 이번 부동의 결정에 “자사고 폐지에 동의하지 않은 이번 결정을 반드시 심판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우선적으로 도의적 자세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박세훈 전북대학교 사범대 교수는 “부당한 인사 개입으로 인한 특정인 승진과 함께 자사고 지정취소 평가 등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혼란에 대해 교육감으로서 최소한 유감 표명이라도 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는 “교육부의 결정은 이미 예견된 결과로 이는 교육감 권한을 내세워 평가 과정과 절차의 형평을 고려하지 않은 전북교육청의 독선과 오만한 행정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옥희 전북교육청 대변인은 “실망이라는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함을 던져줬다. 교육부 결정은 함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시대정신과 보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했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다”고 했다.
이어 “정부와 교육부는 더 이상 교육개혁이란 말을 담지 않길 바란다”며 “교육부는 중요한 신뢰파트너를 잃었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공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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