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리제이션
메디컬리제이션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8.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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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기술의 놀라운 발전 덕분에 ‘질병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코앞에 두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수백만 년에 걸친 인류 전체 역사를 놓고 볼 때 오늘날처럼 만성질환이 만연한 때도 없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비만, 암, 당뇨병, 고혈압, 전염병 등 수많은 질병의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선조들, 더 멀리 올라가 수십만 년 전 인류의 조상들에게는 이러한 질병이 없었다. 그렇다면 왜 과거에는 없었던 질병이 현대인들을 괴롭히고 있는 걸까? 또 그 질병들은 왜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걸까? 도대체 인류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평생 병원 신세 안 질 것 같던 자신감은 사라져가고 사소한 신체 문제도 죄다 질병으로 여기며 ‘병원 의존형’ 사람이 됐다. 이를 새로운 사회학 용어로 '메디컬리제이션(medicalization)'이라고 일컫는다.
노령화 진입 초기에 흔히 볼 수 있는 심리적 현상이고, 고령화시대에 일반화된 사회적 현상이다. 노화의 징후로 어차피 나타나는 다음의 증상들은 대개 병이 아니다. 나이 들면 호흡에 쓰는 근육과 횡격막이 약해진다. 허파꽈리(肺胞)와 폐 안의 모세혈관도 줄어간다. 가만히 있어도 예전보다 산소가 적게 흡수되어 평소보다 움직임이 조금만 더 커지거나 빨라지면 숨이 찬다.
이건 질병이 아니다. 체내 산소량에 적응하면서 운동량을 조금씩만 늘려가도 숨찬 증세는 개선된다. 모든 증상을 치료 대상이라 생각하며 환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커뮤니티케어'로 불리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의 선도사업이 2년간 전남 순천시 등 전국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노인, 장애인 등이 살던 집이나 지역에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도록 주거·보건의료·요양·돌봄·독립생활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주도형 사회서비스 정책이다.
영국은 1980년대에 28개 지역에서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을 대상으로 3년 간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다양한 모델을 마련한 이후 ‘커뮤니티케어법(National Health Service and Community Care Act 1990)’ 제정을 통해 제도화했다.
이번 선도사업은 2026년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보편적 제공을 앞두고 지역의 실정에 맞는 다양한 모델을 발굴·검증하기 위하여 실시한다. 선도사업을 기획하고 시행하는 지자체에서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대상자를 중심에 두고 서로 협력하는 ‘다(多)직종 연계’의 실증모델을 마련하여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통합 돌봄 하나로’)을 통하여 돌봄이 필요한 국민이 살던 곳에서 본인의 욕구에 맞는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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