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제영
무주 제영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8.0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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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題詠)’은 정해진 제목에 따라 읊은 시(詩)를 일컫는다. 무주 지역은 덕유산을 중심으로 굽이굽이마다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 있고, 곳곳마다 감탄이 절로 나올 만한 곳이 많다. 제영시가 많은 곳으로는 옛날 무주현 관청인 와선당(臥仙堂), 관 누정이었던 무주읍 남대천 변에 위치한 한풍루(寒風樓), 환수정(喚睡亭) 등이 대표적이다. 먼저, 와선당은 고을이 아주 고요하고 백성들이 순박하여 누워서도 다스릴 만하고 산수의 빼어남까지 겸하여 여기에서 수령 노릇한다는 것은 신선이나 다름없다는 의미를 담은 명칭이다.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이자 문인인 이식, 김창흡, 채팽윤 등이 시를 남겼다. 남태량, 박사한, 이의기, 심능술, 김용근, 서긍보, 홍배후, 윤성선, 홍기주, 민술호 등의 시도 남아 있다. 이들 시는 무주현 백성들이 순박한 풍속을 지니고 있어서 송사가 없고, 적상산을 비롯한 아름다운 경치는 마치 선경인 듯 신선이 사는 세계 같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다음으로, 한풍루는 무주현 관아 앞 적천(赤川, 현 무주 우체국)에 위치,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따라서 시문에 능한 조선 초기의 성임과 유순, 선조 때의 문신 임제, 조선 후기의 김수항, 송상기, 유득일, 남용익, 임담, 조명정 등 당대의 명사들이 ‘한풍루 제영시’를 남겼다. 또, ‘잠을 깨우는 정자’라는 의미의 환수정 역시 시인들이 많이 찾았던 곳이다. 잠을 깨운다는 의미는 시끄러워서 잠이 깬다는 의미라기보다는 너무나 고요해서 주변의 온갖 자연의 소리가 맑고 높아지는 것을 강조한 말로 보인다.

‘환수정 제영시’를 쓴 작가들을 보면, 이서구를 비롯, 관찰사 유엄·이해조 외에 이기연, 이노익 등이 있다. 한풍루나 환수정 제영시의 내용적 특징을 살펴보면 선경 이미지, 예컨대 선학이 내려올 만한 곳, 신선굴, 무릉도원 등으로 표현되었고, 아름다운 산세와 풍류가 가득한 곳임을 공통적으로 읊기도 하였으며, 적상산 사고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도 있다. 서긍보의 ‘십경시(十景詩)’도 있는데 ‘주계의 봄’, ‘새벽 누각과 나무에 걸린 달’, ‘북고사의 새벽 종’ 등 무주의 열 가지 아름다움을 읊은 시들도 무주 지역의 아름다움을 서정적으로 읊고 있다.
무주 어사길은 인월담과 소원의 문, 청류동, 비파담, 다연대, 구월담, 금포탄, 호탄암, 청류계, 안심대를 돌아오는 코스(왕복 7km)다. 어사길은 암행어사 박문수가 구천동에서 자신의 위세만을 믿고 이웃들에게 횡포를 부리던 자들을 벌하고 사람의 도리를 바로 세웠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으로 무주구천동의 매력을 제대로 볼 수 있다. 구천동 33경에 들어가는 아름다운 계곡들을 보시면서 더위는 날리고 건강은 되찾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어사 박문수가 다니던 길에서 올 여름 시원한 추억 한 번 만들어보시라.
/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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