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향기 가득한 전통시장 “오늘만 같아라"
추석 향기 가득한 전통시장 “오늘만 같아라"
  • 양정선 기자
  • 승인 2019.09.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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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인과 손님 사이 정겨운 흥정으로 시장 온기 더해
마트보다 더 싸게 사고, 덤까지 `전통시장 찾게 돼'

명절을 사흘 앞둔 10일 오전 전주 완산구 서노송동 중앙시장. 입구부터 풍겨오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발걸음을 멈춰 세웠다. “아이고 형님 오랜만이네”, “자네 아픈 딘 없는가?” 참기름 됫병에 사랑방이 된 방앗간은 안부 인사를 주고받는 어르신들로 시끌벅적하다.
지난 주말 태풍과 경기 불황 탓에 근심도 많았지만 추석 장을 보기 위한 손님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시장도 오랜만에 활기를 찾았다.

“저짝 집은 이것보다 1,000원 싸든디?” 손님의 귀여운 협박(?)에 못 이기듯 넘어간 한 상인은 “아따 아짐씨, 그럼 내가 저짝 집 보다 더 주면 되자네.”라며 고사리를 한 주먹 가득 얹어주기도 했다.
황금색 보따리를 풀어 바닥에 노점상을 펼친 어르신들은 삼삼오오 도라지를 까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상인 이금례(여‧71)씨는 “어제는 오후 3시도 안 돼 준비해 온 물건을 다 팔았다, 전날보다 시장을 찾은 손님이 더 많아 오늘도 금방 다 팔릴 것 같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전 집도 쉼 없이 뒤지개를 돌렸다. 샛노란 계란 옷을 빼 입은 오색전은 손님들의 시선을 절로 끌어 모았다. 상인 박은자(여‧53)씨는 “지난주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늘었고, 예약 손님 음식 마련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기름을 뒤집어써도 오늘만 같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전주 덕진구 인후동 모래내시장도 상인과 손님 간의 정겨운 흥정이 시장의 온기를 더했다.
값이 뛴 채소 가격에 걱정을 주고받고, 손주에게 먹일 음식 이야기로 즐거움을 나누기도 했다. 시민 조금례(67‧금암동)씨는 “매년 음식을 조금만 한다면서도 아들 내외와 손주들 먹일 생각에 이것저것 사게 된다”며 “마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고 덤까지 얻을 수 있어 명절 장은 전통시장에서 보게 된다”고 했다.
비가 온 뒤 찾아온 더위 탓에 부채질을 하며 시장을 찾은 손님들은 재수용으로 쓸 채소와 과일 등을 꼼꼼히 살피며 장바구니에 무게를 더해갔다. 가격 흥정 사이에 오가는 정으로 상인과 손님의 얼굴은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전북상인연합회 ‘장엔정’ 관계자는 “추석 전인 12일 오전까지는 전통시장을 찾는 손님이 많을 것 같다”면서 “전통시장에서 고향의 정을 함께 나누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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