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발굴에 매진해야”

한가위 밥상머리 입담에서도 ‘조국’은 빠지지 않았다. 소위 ‘조국정국’이라 불릴 만큼 대중매체가 쏟아내는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한 이야기 꺼리들은 광풍처럼 휘몰아쳤다. 조 장관 임명 이후에도 한국당과 일부 야당은 조 장관과 문재인 정권 규탄에 총력을 기울이며 공세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조국 임명 철회’를 주장하며 일부 야당 여성 국회의원이 삭발을 하고 보수 야당 대표들이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모습을 보는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명절에 만난 많은 사람들은 “국회의원들이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 저토록 열심히 목소리를 키우고 1인 시위를 했던 적이 있었냐”고 되물으며 “결국 자신들의 유불리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것이 정치인들인 것 같다”며 노골적인 불신을 드러냈다.
대화는 한일 무역갈등, 지소미아 종료, 북미 협상,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결국 모든 대화의 말미에는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됐다. 보수 야당이 조국 장관의 임명을 이유로 몽니를 부리면서 발생하는 정치 리스크로 국회가 마비될 경우 어려운 경제에 불확실성을 높일 것이란 우려가 높았다. 실제 지난 8월 통과된 추경예산도 당초 5월에 통과되어 선제적 경기대응과 민생경제 회생에 쓰여야 했었다. 하지만 보수 야당에게 볼모로 잡혀 처리가 99일이나 늦어지면서 효과가 반감되어 버렸다. 추경은 타이밍이 생명인데다, 강원 산불과 포항 지진 피해복구 예산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한 일부 야당에게는 정쟁의 볼모로 여겨졌을 뿐이었다.
앞으로가 문제다. 조국 장관의 임명을 비롯한 정쟁 꺼리는 수 없이 많다. 북미 협상과 미중 무역갈등 등 외적인 불안요소도 많다. 하지만 이보다 몇 백배 중요한 문제가 우리 앞에 있다. 바로 민생과 경제다.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을 비롯해 그동안 정쟁으로 밀려 있던 산적한 민생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민생법안과 예산을 정쟁꺼리와 연계해서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으려는 정당도 있다. 특정 정쟁 이슈를 부각시켜 지지층을 결집하고 내년 총선의 승리를 노리는 것이다. 과연 촛불혁명을 이룩한 성숙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이런 꼼수가 통할까.
지금부터는 경제다. 세상에는 소중한 세 가지 금이 있다고 한다. 황금, 소금, 지금이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지나면 결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지금’이 가장 소중하다. 지금 우리는 그 무엇보다 경제에 집중해야 한다. 내년도 예산 513조원을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는 재정확장을 통해 강한경제, 강한나라로 가기위한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쓸 때는 쓸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경제가 어려울 때 지출을 늘리는 건 재정 본연의 일이며 현재 국가채무상태는 매우 양호하기 때문에 여력이 충분하다. 포용국가의 기반을 단단히 다지고 취약계층 보호와 국민소득 향상을 위해서 재정확대는 필수불가결하다.
경제 활력을 높이고 고용회복과 분배개선을 위한 정책발굴에 매진해야 한다. 정쟁에 몰입하는 정당보다 서민경제를 살리는 정책과 노력을 보여주는 의지를 보여주는 정당이 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것이다. 내년 총선에서 진정으로 승리하고 싶은 정당, 정치인이 있다면 민생경제에 집중하는 것이 해답이다. 지금부터는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 모두 경제 살리기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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