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군은 비록 산간 지대이지만 선사 시대부터 사람들이 거주하면서 삶을 영위하였음이 여러 유물을 통해 입증되고 있다. 설천면 기곡리 일대에서 간 돌도끼[마제 석부], 간 돌살촉[마제 석촉]이 수습되었으며, 적상면 사천리 일대에 고인돌이 분포하는 것으로 보아 일찍부터 사람들이 문화 활동을 전개하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660년(태종 무열왕 7) 신라가 백제를 멸망시키기 전까지는 무산(茂山)과 주계(朱溪)지역이 백제와 신라 사이 국경을 접하는 군사적 요충지로서 매우 중요시 되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인 1414년(태종 14)에 시행된 행정지역개편으로 인하여 주계현과 무풍현을 통합하게 되어 무주현(茂朱縣)으로 개칭되었고, 오늘날의 ‘무주’라는 명칭이 이때부터 사용되어 왔던 것이다.

무주에는 역사적인 변란이 있을 때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이 되었는데, 특히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이후 무주에 적상산성이 수축되었고, 1614년(광해군 6) 적상산 사고(赤裳山史庫)가 설치되어 1633년(인조 11) 묘향산에 있던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을 보관하게 되면서 1674년(현종 15) 무주 도호부(茂朱都護府)로 승격하였으며, 금산의 관할이던 안성과 횡천을 편입하기도 한 중요한 지역이였다.

이후 6·25 전쟁때에는 지리산에서 덕유산(德裕山)으로 이어지는 지리적 조건으로 인하여 남한에서 빨치산의 활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곳 중 하나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름에 따라 이러한 자연환경은 1975년 2월 1일 덕유산 일대가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게 되었고, 1990년 개장한 무주 덕유산 리조트에서는 1997 무주·전주 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의 스키 대회가 개최되었으며, 2014년 설천면에 국립 태권도원이 개관하며 덕유산 일대가 관광, 레저 및 동계 스포츠의 중심지로 되어 가고 있다.

특히 무주의 큰 역사적 역할을 잘 수행한 적상산 사고는 해발 800m가 넘는 적상산성 내에 위치하여 출입문은 실록각의 위치와 정면으로 궤(軌)를 같이하여 일직선상에 두었으며, 오른쪽에 실록각, 왼쪽에 선원각을 두었다. 그리고 주위는 흙으로 쌓은 담이 둘러싸고 있었다.

사각과 선원각 모두 목조로 된 누형(樓形)의 건물로 2층 구조에 상층만 지붕을 설치하였고, 사각의 1층에는 기타 서적이, 2층에는 『조선왕조실록』과 기타 서적이, 선원각 2층에는 『선원보략(璿源譜略)』과 기타 서적이 수장(收藏)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적상산 사고는 일제 강점기에 폐지되었고, 시설물 중 선원각 건물만 변형된 채 안국사(安國寺)의 천불전(千佛殿)으로 현존하며, 1999년 사각과 선원각이 복원되었다.

이외에도 무주에는 이러한 역사적 사건을 겪으며 역할을 수행하면서 남겨진 많은 문화재들이 있어서 묵묵히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주고 있다.

무주군 적상면 사천리의 지석묘군과 안성면 장기리 이목 마을의 선돌군, 적상산성(赤裳山城), 주계읍[현 무주읍]과 무풍면 등에 남아 있는 옛성터인 주계고성(朱溪古城)터,무풍고성(茂豊古城)터가 있으며, 주요 사찰로는 안국사(安國寺), 백련사지(白蓮寺址), 원통사지(圓通寺址), 북고사(北固寺) 등이 있다.

이외에 한풍루(寒風樓), 무주향교대성전(茂朱鄕校大成殿), 무주향교(茂朱鄕校), 백산서원(柏山書院), 도산서원(道山書院), 가일사, 죽림사 등에서 옛 선인들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으며, 고가(古家)로는 이동근 가옥, 임정옥 가옥, 권판식 가옥 등이 묵묵히 지난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특히 무주에는 조선 후기의 궁내 대신 민병석(閔丙奭)이 유사시에 사용하기 위하여 99칸의 건물인 명례궁(明禮宮)을 짓기도 하였다. 그러나 무주의 자랑은 '소금강(小金剛)' 이라 불리우는 무주 구천동 파회·수심대 일원일 것이다.

기암괴석이 절벽을 이루고 병풍처럼 세워져 마치 금강산과 같다고 하여 연재(淵齋) 송병선(宋秉璿)이 중국의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본떠 무주 구천동에 ‘무계구곡(武溪九曲)’이라 이름 지은 명소 가운데 하나이니, 무릉도원과 같은 무주에서 역사적 사연을 담고 있는 문화재의 향기를 음미하며, 최북미술관에서 명작들과의 만남을 추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