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을‘그린 에너지 산유국’으로”
“전북을‘그린 에너지 산유국’으로”
  • 정성학 기자
  • 승인 2019.11.03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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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미래산업 어디로 가나-③신재생에너지

재생에너지 3020 시동…수상 태양광, 해상풍력, 그린수소 집중 육성
새만금에 재생에너지 허브 조성…연구소와 발전소 결합한 클러스터
“화석연료 의존도 저감-환경문제 개선-신 성장동력 창출 등 1석3조”

앞으로 40년쯤 지나면 석유를 필두로 석탄과 가스 등 화석연료가 차례로 고갈될 것 같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문제도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자연스레 대체 에너지원, 특히 환경 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을 개발하는 게 지구적 과제로 떠올랐다. 이렇다할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들은 더더욱 그렇다. 태양광을 비롯해 풍력과 수소 등 재생에너지가 주목받는 이유다. 이른바 ‘그린 에너지 산유국’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군산 국가산단 유수지에 조성된 수상 태양광 발전단지 전경. 그 옆 방조제에는 전북도가 만든 풍력발전단지가 운영되고 있다.
군산 국가산단 유수지에 조성된 수상 태양광 발전단지 전경. 그 옆 방조제에는 전북도가 만든 풍력발전단지가 운영되고 있다.

 

▲말뫼의 눈물을 말뫼의 기적으로
 스웨덴은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후반까지 세계 조선업을 이끌었다. 그 중심에는 남부 항구도시인 말뫼가 있었다.
1840년 코쿰스 조선소가 설립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조선소 중 하나였다. 자연스레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제적 풍요도 누렸다. 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앵커기업인 코쿰스사가 2002년 파산했기 때문이다. 덩달아 협력사들도 줄줄이 쓰러졌고 지역경제는 나락의 늪으로 빠져 들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골리앗 크레인조차 단돈 1달러에 팔려나갈 정도였다. 해체할 여력마저 없었기 때문이다.
말뫼 시민들은 골리앗 크레인이 고개를 떨구는 순간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국영방송은 장송곡까지 틀었다고 한다. 말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와 같았기 때문이다. 그 매입자는 바로, 현대중공업이었다. 이후 ‘말뫼의 눈물’은 조선업의 몰락을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
그랬던 말뫼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내일의 도시(Bo01)’ 프로젝트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을 대체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내 집중 육성한 덕이다. 말뫼가 꼽은 신 성장동력은 정보기술, 식품, 바이오, 여기에 재생에너지가 포함됐다. 몰락의 주역인 코쿰스사 터는 새로운 희망의 터전으로 탈바꿈 했다. 무려 500여 개사에 달하는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하고 10여개 대학이 손잡고 설립한 외레순 대학을 축으로 산·학·연 클러스터도 조성됐다.
말뫼의 눈물은 그렇게 ‘말뫼의 기적’이 되고 있다. 마치 지금의 군산, 더나아가 전북의 모습과 빼닮았다.

▲화석연료 줄이고 경제는 키우고
 우리 정부 또한 재생에너지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방침이다.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는 낮추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할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안(2019~40년)’도 지난 4월 공개됐다. 계획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재생에너지 3020’을 토대로 수립됐다. 재생에너지 3020은 현재 7%에 불과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이다.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안은 2040년까지 이보다 15%포인트 더 높이겠다는 비전이 담겼다.
이를 위해 탈석탄, 탈원전 정책을 동시에 추진키로 했다. 미세먼지 유발자 중 하나로 지목돼온 석탄발전 비중은 과감하게 축소하고 원자력발전 또한 안전하게 유지하되 그 해체산업 등을 미래 유망분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이 같은 에너지 대 전환을 위한 기반도 대거 확충키로 했다. 이에 맞춰 관련 제도 개편과 인프라 조성,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에너지 공급부터 소비 구조까지 혁신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총 92조 원을 투자해 이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공공과 민간부문에서 각각 51조 원과 41조 원을 투자토록 짜여졌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에너지산업도 글로벌 경쟁력이 생기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저감 등 환경개선 효과는 덤이다.

▲전북을 그린 에너지 산유국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새만금을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허브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군산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내놓은 약속이다.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3020 비전을 실현시킬 주 무대로 삼겠다는 의지다.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휴업사태와 GM자동차 군산공장 폐쇄사태 등으로 촉발된 기간산업 붕괴대란을 극복할 대안이기도 하다. 정부는 이에맞춰 오는 2022년까지 약 1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새만금 안팎에 수상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집중 건설토록 계획됐다. 전체 발전용량은 4GW, 즉 원자력발전소 4기와 맞먹는 규모다. 특히, 이 가운데 주력인 수상 태양광과 해상풍력 모두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가칭 ‘국가 재생에너지 실증연구단지’도 조성키로 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더불어 그 상용화에 필요한 실증시험과 인증평가 기관을 집적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북도는 여기에 그린수소산업을 덧붙여 집중 육성키로 했다. 그린수소는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부생수소와 달리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든다는 점에서 청정 에너지로 꼽힌다. 곧 상용화될 수소자동차나 연료전지 등의 용도로 판매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전력은 새만금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에서 자체 조달하겠다는 구상이다.
도 관계자는 “계획대로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가 조성된다면 2,000명 가까운 일자리가 창출되고 약 1조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다.
무엇보다 “기간산업 붕괴로 어려움에 처한 지역산업에 있어서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앵커기업 키우고 수직계열화 퍼즐 맞춰야"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관련 기업들 기대감 만발
관련 기업은 모두 110여개사, 기초소재와 완제품 전북산 조달 가능
단 중간재 생산사는 파산, 파급효과 높이려면 수직계열화 완성해야

새만금과 가까운 부안군 하서면에 있는 전라북도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전경. 이 곳에는 풍력과 태양광 등을 연구하고 시험하는 기관들이 집적화 됐다

정부가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3020’ 비전을 실현할 무대로 지목하면서 관련 기업들 사이에 기대감이 만발하고 있다.
무려 10조 원대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이중 태양광의 경우 핵심부품인 모듈만도 무려 500만개, 바다에 세울 초대형 풍력발전기 또한 완제품 형태로 약 500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도내에 둥지 튼 관련 기업들은 태양광 40개사와 풍력 74개사 등 모두 114개사. 특히, 기술수준이 높고 생산설비도 잘 갖춰져 웬만한 기초소재와 완제품은 자체 조달이 가능한 수준이란 게 전북도측 판단이다. 이를 뒷받침할 연구개발과 시험인증 기관들 또한 전북도가 운영하는 부안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에 집적화 된 상태다.
하지만 태양광의 경우 수직계열화가 끊겨버린 상태다. 몇해 전만해도 전북은 태양광 수직계열화, 즉 기초원료(폴리실리콘)~부품소재(잉곳·웨이퍼)~완제품(전지·모듈)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지방이라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해 잉곳과 웨이퍼 전문기업인 익산 넥솔론이 파산하면서 이 같은 수직계열화도 끊겨버린 실정이다.
풍력의 경우 구심점이 될 선도기업, 즉 앵커기업이 사라져버렸다는 게 난제다. 당초 현대중공업 군산 풍력공장이 앵커기업 역할을 했지만 3년 전 군산조선소 휴업사태와 함께 폐업해버렸다. 따라서 현 상태에선 초대형 풍력 시스템의 경우 타 지방에서 들여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덩달아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자칫 ‘남의 집 잔칫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경제적 파급효과를 높이려면 새로운 앵커기업을 키우고 수직계열화 퍼즐도 맞춰야 하는 과제가 남겨진 셈이다.


“재생에너지는 시대적 요구…
클러스터와 지역사회 상생모델 만들어야 성공”

■전북연구원 산업경제연구부 이지훈 부연구위원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돼야 한다
클러스터와 지역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상생모델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

 

재생에너지는 국가적 과제이자 전북도가 꼽은 6대 신 성장동력 중 하나다. 이지훈 박사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사업안을 자문하고 기획한 전문가 중 한 명이다. 그를 만나 그 배경과 나아갈 방향을 들어봤다.

▲갈수록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뭔가?
한마디로 재생에너지는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 화석연료 고갈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데다 갈수록 친환경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농사를 짓거나 건축물 하나를 세우는 것조차 모두 친환경적으로 해야만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무엇보다 현재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기업들의 경우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제도 도입에도 반드시 대비해야만 한다.

▲새만금 재생에너지 클러스터는 발전소만 건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않은 것 같은데?
흔히 태양광, 또는 풍력 발전소만 짓는다고 오해한다. 새만금 클러스터는 말그대로 재생에너지 발전단지를 중심으로 연구소와 기업체들을 집적화 하는 것이다. 한 때 기간산업이었던 조선업이 무너진 뒤 재생에너지로 되살아난 스웨덴 말뫼시 사례가 대표적일 것 같다. 우리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재생에너지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면 ‘말뫼의 눈물’을 ‘기적’으로 만든 스웨덴처럼 될 수 있을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 외에도 그린수소도 새만금에서 직접 생산키로 해 눈길인데?
국내 상용차는 대부분 완주 현대차와 군산 타타대우차에서 생산된다. 그런 상용차는 대부분 경유로 움직이고 그 사용량도 많은데 조만간 경유 대신 수소로 달리는 차량이 쏟아질 것이다. 그만큼 수소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다. 수소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부생수소, 반대로 친환경적인 그린수소 두 종류가 있는데 이중 그린수소를 새만금에서 생산하자는 것이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활용해 그린수소를 생산하자는 것인데 이경우 전북은 미래형 상용차 시장도 석권할 것이다.
▲앞전에도 비슷한 사업안이 많았지만 찬반 논란 끝에 모두 좌초됐었다. 그 해법이 있다면?
전례를 감안하면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지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그러려면 ‘주민 수용성’을 넘어 ‘주민과 상생’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본다. 예컨대 해상풍력의 경우 남아도는 전기로 스마트 양식장을 운영한다거나 주변 섬과 연계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식이다.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돼야 한다. 한마디로 클러스터와 지역사회가 공존할 수 있는 상생모델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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