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05월16일 17:31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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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미술관 어떻게 되나] 미술관 내용 채우기 고민 없어

 ‘도립미술관이 문을 열면 지역 미술시장이 조금은 살아나겠죠?’‘소장 작품들이 어느 정도 구색을 갖춰가고 있나요?’.도립미술관 설립 과정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아니올시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사업추진 계획이 확정된 지 2년 반이 흘렀고, 첫 삽을 뜨기 시작한 지도 벌써 7개월여가 지났지만, 하드웨어를 채워줄 소프트웨어가 전혀 진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대부분의 문화시설이 그렇겠지만, 특히 미술관의 경우에는 완공이 곧 개관이라는 원칙이 크게 작용하는 시설이다. 건물이 들어서면 곧장 소장 작품들을 펼쳐내야 하다 보니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쪽에 무게중심이 실리는 건 당연한 일.때문에 미술계에서는 미술관 건립 계획이 확정되기 전에, 혹은 늦어도 공사가 시작되면서 부터 운영방식 결정과 소장품 수급 등 구체적인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게 일반적인 중론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그러나 전북도립미술관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만큼은 손을 놓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미술관 운영계획을 맡고 있는 전북도 문화예술과는 지난 2000년 4월 24명의 위원들로 도립미술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꾸렸지만, 미술관 운영방안과 작품선정 등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아야 할 추진위원회는 올들어 단 한번의 모임 조차 갖기 않았다. 지난해 말 부지선정과 건축설계 문제로 회의를 한 뒤 유명무실해지면서 위원들 스스로도 추진위 가동 여부를 되묻고 있는 형편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개관 준비팀 구성은 물론 운영주체 결정을 위한 방안 검토, 소장품 수집 방안 등이 전혀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도는 지난해 3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연구소(책임연구원 양정무)측에 미술관 설립을 위한 기본 용역을 맡겨 기본계획안이 담긴 용역보고서를 납품 받았지만, 당시 연구를 통해 제안됐던 사항들도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실제로 조형연구소측은 개관준비팀을 즉각 가동하고 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 모임을 상설화 해 운영방안을 구체화할 것을 전북도에 건의했다. 또 실 구매를 통한 소장품 수집과 미술관의 운영방안을 하루 빨리 확정 짓도록 요구했지만, 이 같은 용역 결과는 1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전혀 도의 정책으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 전북도가 두툼한 용역보고서 한 권을 손에 쥔 채 1년이 넘도록 제자리 걸음만 한 셈이다.도내 문화예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인 미술관 건립이 부실하게 추진되면서 미술인들은 오히려 한숨을 짓고 있다. 미술관 건립을 통해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대로라면 감당 못할 건물 하나를 또 하나 떠 앉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전북도가 추진중인 소장품 수집방식 역시 이 같은 우려를 뒷받침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술관 소장을 위해 확보된 작품은 모두 310여점. 도내에서 펼쳐진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와 전북미술대전 수상작들을 기증형식으로 모은 작품들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증 방식으로는 미술관의 경쟁력을 살릴 수 없다는 게 미술계의 설명이다.도 유기상 문화예술과장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잘 알지만, 미술관 건립이 여타 문화시설 사업 추진일정과 겹치면서 지연되고 있다”며 “올 하반기 중 학예연구사를 우선 배치해 개관 준비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끝>/이윤미기자 6milee@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