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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길목] 배임죄 구성요건, 해석의 어려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해석, 대법관들 사이의
이견대립 및 반대의견의 논거도 충분히 적시”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7월 01일 13시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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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희(법무법인 수인 변호사)





누구나 배임이니 횡령이니 하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형법상 배임죄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성립하는 범죄이다. 그러나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실제 사례에서 판단하기 매우 어려운 부분이다.

올해 초 대법에는 甲 주식회사를 운영하는 피고인이 乙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으면서 대출금을 완납할 때까지 甲 회사 소유의 동산을 점유개정 방식으로 양도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음에도 담보목적물인 동산을 丙 등에게 매각함으로써 乙 은행에 대출금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고 하여 배임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례를 심리하였다. 피고인이 배임행위를 한 것인가? 배임행위를 한 것이 아닌가?

사실 기존 판례의 입장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서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존 대법원은 채무담보를 위하여 동산이나 주식을 채권자에게 양도하기로 약정하거나 양도담보로 제공한 채무자가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채무자가 담보목적물을 처분한 경우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초인 대법원 2020년 2월 20일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은 이러한 경우 배임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며 기존 판례입장을 변경하였다.

대법원의 다수의견은 배임죄 범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대하여 타인의 재산관리에 관한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타인을 위하여 대행하는 경우와 같이 당사자 관계의 전형적ㆍ본질적 내용이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그들 사이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타인의 재산을 보호 또는 관리하는 자를 의미하여 이익대립관계에 있는 통상의 계약관계에서 채무자의 성실한 급부이행에 의해 상대방이 계약상권리의 만족 내지 채권의 실현이라는 이익을 얻게 되는 관계에 있다거나, 계약을 이행함에 있어 상대방을 보호하거나 배려할 부수적인 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자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고, 위임 등과 같이 계약의 전형적ㆍ본질적인 급부의 내용이 상대방의 재산상 사무를 일정한 권한을 가지고 맡아 처리하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채무자가 금전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그 소유의 동산을 채권자에게 양도담보로 제공함으로써 채권자인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 담보물의 담보가치를 유지ㆍ보전할 의무 내지 담보물을 타에 처분하거나 멸실, 훼손하는 등으로 담보권 실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를 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더라도, 이를 들어 채무자가 통상의 계약에서의 이익대립관계를 넘어서 채권자와의 신임관계에 기초하여 채권자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를 배임죄의 주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그가 담보물을 제3자에게 처분하는 등으로 담보가치를 감소 또는 상실시켜 채권자의 담보권 실행이나 이를 통한 채권실현에 위험을 초래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고 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환송하였다.

실제로 어떤 행위가 배임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을 매우 어려운 일인데, 대법원 2020년 2월 20일 선고 2019도9756 전원합의체 판결의 전문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해석에 대하여 대법관들 사이의 이견대립 및 반대의견의 논거도 충분히 적시되어 있어 배임죄의 요건인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해석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금 확인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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