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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 어렵다”…어린이보호구역 주민신고 한 달 반응 ‘시들’

이날부터 스쿨존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로 과태료 부과
계도기간 전북지역 신고 수 240건, 전주는 24건에 불과
“안전 위해 공감하지만, 편의 생각해 등하교 시간 신고말자 여론도”

기사 작성:  양정선
- 2020년 08월 03일 18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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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주 서신동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에 차량 3대가 불법 주차돼있다. /강교현 기자





3일 오후 1시 전주우전초등학교 정문 앞. 아이들 하교시간에 맞춰 마중 나온 차들로 출입구는 북새통을 이뤘다. 학교 앞은 주‧정차를 막기 위해 라바콘(삼각뿔 형태 장애물)도 세워져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스쿨존에 차를 대면 안 된다”는 교통안전봉사자 말에도 일부 차량은 비상등을 켠 채 요지부동이다. 한 학부모는 “아이만 태우면 바로 이동할건데 왜 그러냐”며 짜증을 냈다. 학교 인근 한 문방구 주인은 스프레이를 들고 와 ‘단속 안전지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각각 학교 앞 모퉁이에서 5m, 어린이보호구역 표시에서 5m 떨어진 부분이다. 이 주인은 “아이들 안전을 위해 사유지를 도보로 내주고 차량 진입을 못 하도록 구조물을 설치했다”면서 “물건을 내리기 위해 잠시 차를 댔다가 계도 대상이 돼 단속을 피하고자 나름의 안전지대를 찾았다”고 했다.





불법 주‧정차 단속과 주민신고를 피하기 위해 초등학교 인근 주민이 주‧정차 가능 구간을 표시했다. /양정선 기자





전주 서신동에 위치한 서문초등학교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도 상황은 비슷했다. 방학을 맞은 학생들 대신 등교한 불법 주‧정차들은 1시간이 지나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인근에 붙은 ‘어린이보호구역 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 단속’안내 현수막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주변 한 상가 업주는 “방학 전에는 불법 주‧정차가 이보다 더 많았고, 현수막이 붙어 있어도 소용없다”고 했다.

이날부터 초등학교 앞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불법‧주정차에 대한 공무원 단속 없이 주민 신고만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단속 지역은 초등학교 정문 앞 도로로, 주출입구부터 다른 교차로와 접하는 지점까지의 도로를 대상으로 한다. 운영 시간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시민 누구나 1분 간격으로 2회 촬영한 불법주정차 사진을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신고하면 된다. 주민 신고를 받은 차량은 승용차 8만원, 승합차 9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





아이를 내려주기 위해 차를 세운 학부모에게 교통안전봉사자가 주‧정차 금지를 안내하고 있다. /양정선 기자



하지만 전북지역 주민신고 참여는 시들하기만 하다. 전북은 계도기간이던 지난달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24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17개 시‧도 중 9번째로 낮은 신고 비율이다. 신고 수 1,166건으로 1위를 기록한 경기와 비교하면 약 5배가량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전주시는 단 23건이 접수됐다. 전주시 관계자는 “단속을 알리는 현수막을 거는 등 홍보에 집중하고 있지만,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아이들 안전을 위해 주민신고제 운영은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은하정(39‧효자동)씨는 “불법으로 주차된 차량이 시야를 가려 스쿨존에서 사고를 낼 뻔 한 적 있다”면서 “아이들 안전을 위해 주민신고제 시행은 당연한 조치다”고 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제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하교 시 학원 차량이나 학부모의 차량 등을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고,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면도로 등에 주차하면서 사고 위험을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박은혜(42‧송천동)씨는 “아이의 편의를 위해 학부모들 사이에선 등하교 시간 주정차 신고를 하지 말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며 “스쿨존을 벗어나면 차량 운행 속도도 빠른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이면도로 등에서 등하교를 시키다 사고 위험만 커질 것 같아 신고제를 공감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박진(38)씨도 “등하교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지 않고 무조건 정차하지 말라고 하는 건 오히려 아이들의 안전을 더 해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양정선‧강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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