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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선은 사라지지 않는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9월 23일 13시56분






박정혜(심상 시치료 센터장·전주대 겸임교수)









도널드 레이 플록의 소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가 영화로 나왔다. 영화 속 인물들은 괴물이 아니라 흔히 마주치는 이웃이다. 영화의 배경은 혈연관계로 이어진 주민들이 사는 곳이다. ‘혈연’이라는 말에 주목해보자. 피는 진하고 끈적인다.



참전용사였던 윌러드 러셀의 아내 샬럿이 암으로 죽자 그는 자살하고, 아들은 조부모한테서 자란다. 그곳에는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아내를 죽인 뒤 살려달라고 부르짖다가 도망가서는 연쇄살인범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목사를 아버지로 둔 리노라가 있다. 얼떨결에 맡은 아이를 조부모가 키워왔던 것이다. 리노라는 자신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믿음을 강변하는 목사한테 맹종하고 급기야 그루밍 성폭행으로 임신한다. 목사는 그 사실이 ‘망상’이라면서 리노라를 몰아세워 자살하게 만든다. 아빈은 목사를 죽임으로 원한을 갚는다. 한편, 언젠가 홀로 남겨진 어린 아빈을 경찰차로 후송해준 적이 있는 타락한 보안관 보데커의 누이동생과 남편 칼과 샌디는 히치하이커들을 죽이는 연쇄살인범이다. 그들은 예전에는 리노라 아버지를, 이제는 아빈을 죽이려 들지만 아빈은 요행히 그들을 죽이고 살아남는다. 열 살 무렵에는 맞고만 다니던 아빈이 어떻게 세 명이나 살인하게 되었을까. 언젠가 아버지는 어린 아빈을 데리고 동네 사람을 흠씬 패주며 세상에는 인간말종들이 널렸다고 말한다. 아빈이 “100명도 넘어요?”라고 말하자, 최소한 그 정도는 될 거라고 웃으며 말한다. 아빈에게 ‘100명’은 전부다. 때를 노려 말종들을 처단하는 일이 그대로 전수된다. ‘대물림’은 그것뿐만 아니다. 샌디와 보데커의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 어린 아빈을 태웠던 날, 그는 “그 인간을 잊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지. 세상엔 그저 의미 없이 살다가 죽는 사람들도 있단다.”라고 말한다. 칠 년 뒤, 그들은 총구를 겨누며 서로 죽여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고 만다.



청소년 범죄를 분석한 캐나다의 데이비드 리켄 박사는 유전이 아니라 부모의 형편없는 가정교육이나 학대, 무관심 때문에 후천적으로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된다고 하였다. 공통적으로 사이코패스들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지옥’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지옥에 맞는 악마가 되는 것이다. 악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선 또한 그러하다. 용기 내어 선의 힘을 내기 시작하면, 어느새 선의 길이 열린다. 모든 관점이 ‘선’으로 통한다. 영화 속에서 악마는 없다. 다만, 세상이 ‘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여기며, ‘마’를 스스로 뒤집어 쓴 이들이 등장한다. 그 어떠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는 자신의 선택이다. 지금 세상에 절실한 것은 개혁이다. 끈적한 대물림을 끊어내고 익숙한 어둠 속 알에서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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