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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서해안 소금 역사의 산 현장, 곰소염전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2년 07월 03일 13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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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학예연구사)





2018년 5월, 소금을 만드는 기법인 제염(製鹽)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의 제염은 갯벌의 흙을 말려 소금가마에 넣고 끓이는 자염법(煮鹽法)과 염전에 바닷물을 넣고 햇볕에 말리는 천일제염법(天日製鹽法)이 있다. 두 방법 모두 갯벌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생산 현장이 서해안 일대에 자리하고 있다. 소금 생산지인 염전(鹽田)은 소금 생산법과 유통 방식뿐만 아니라 어촌문화와 식생활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의 광범한 구조를 이해할 수 있어 전수조사와 심층분석 등 다양한 연구가 기대된다.

곰소만은 일찍이 조선시대부터 자염 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곳으로, 서해안 일대의 소금 생산의 최적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곰소만 일대의 자연적 입지를 이용하여 대규모의 천일염전이 설립되었다. 곰소염전 역시 일제강점기 곰소항의 건설과 함께 지어진 곳으로, 해방 이후에는 칠산어장 수산물 유통에 필요한 소금의 주생산지로 거듭났다. 또한 1980년대 이후 곰소소금은 ‘백곰표 소금’이란 상표를 달고 곰소젓갈과 더불어 고장의 명물이 되어 오늘날에는 대표적인 지역 관광상품이 되었다.

곰소염전의 역사는 언제나 곰소항의 기능과 그 맥락을 함께 해 왔다. 일제가 세계 제2차대전의 보급기지로 사용코자 했던 곰소염전 짓기 사업이 무위로 돌아갔고, 해방 후 이곳은 남선염업주식회사에 의해 염전이 정식 설립되면서 전국 일대의 소금 수요와 서해안 수산물 가공 산업 지원을 책임질 생업 현장이 갖추어졌다. 1960년대에는 5직급(임시원, 보조원, 작업조수, 반장, 염부장) 체계로의 생산조직 확대, 염전 공간 내 작업 세분 등 회사 내 분업화ㆍ체계화된 인력구조가 마련되면서 간수조절 기능을 포함한 염전관리 방식이 대폭 개선되었고, 이는 곧 곰소소금의 생산량의 증대와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지역 수산시장에서 젓갈 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면서 우수한 품질의 소금이 대량으로 필요하게 된 점이 곰소염전 활성화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곰소염전 주변에는 거주 시설로 이용되었던 흔적이 남은 옛 건축물들이 꽤 남아있다. 이곳은 1950년~1970년대 염전의 생산활동이 가장 번성했던 시기에 염전 노동자들이 모여 살았던 대규모 취락으로서 ‘진서리 염전마을’이라는 행정명이 붙었다. 진서리 염전마을은 진서면사무소에서 동북쪽으로 약 1.5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며, 북쪽으로는 진서리, 남쪽으로는 곰소4리와 접해 있다. 염전마을은 기존에 부안군 진서면 진서리 곰소4리에 속해 있었다가, 1986년 진서면이 면으로 승격된 후 분리되어 나왔다. 곰소염전은 바로 이 염전 마을의 한 가운데 위치해 있다.

필자의 조사에 의하면, 회사는 염전 설립과 함께 소금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동자들이 생업전선 주변에 거주하면서 생업에 몰두할 수 있는 집단 거주지를 만들었다. 직원 사택, 합숙소, 공동 목욕탕 등 생업과 생활의 결부된 형태의 시설이 염전을 둘러싸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생산지와 거주지 외에 약 1만6천평에 달하는 전답이 꾸려져 소금 생산 외 별도 생업 소득을 취할 수 있었다. 염전이 가장 번창했던 1980년대에는 마을 내에 26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 모여 살았다. 염전에 부수적으로 만들어진 임시공간이 아닌, 생산지의 작업 상황과 생산자의 생활 여건을 고려하여 유기적으로 기획된 집단 거주지였다.

천일염 생산은 기후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는다. 날이 좋을 땐 소금을 가라앉히고, 날이 궂을 기미가 보이면 소금을 바로 거둬야 한다. 현장에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 제염 시기와 농사 시기는 중복된다. 기존의 농촌사회 인력을 염전에 끌어다 쓰기는 어려우므로 곰소염전을 구성하는 집단은 당진, 위도, 안면도, 황해도 등 서해안 출신의 외지인들이 다수를 차지하였다. 1950~1980년대까지 이 염전의 이야기이다.

소금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소금을 만드는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삶의 현장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곰소염전은 제염 역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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