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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불사를 거쳐 간 고승들의 문집에서 뽑은 다시(茶詩)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1월 18일 15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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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칠불사가 ‘칠불사를 알다 - 칠불사 역대 고승들의 茶詩에서(엮고 옮긴이 오종근, 제작 도서출판 마음)’를 펴냈다.

이는 칠불사를 거쳐 간 조선 시대 고승들 중 남겨진 문집에서 다시(茶詩)만 뽑아서 정리한 책이며, 조선시대 고승들, 특히 부휴계 법손들의 진영(眞影, 인물 사진)을 소개 눈길을 끈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 흥덕왕 3년(서기 828년)에 사신으로 당나라에 간 대렴공(大廉公)이 차 종자를 가져와 왕명으로 지리산 화개동에 처음으로 심었다고 전해진다. 지리산 쌍계사 입구에 있는 대렴공추원비에는 지리산 쌍계사가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라 적혀있기도 하다. 또한 조선 순조 28년(1828)에 초의선사가 차의 시배지인 화개동의 칠불사 아자방(亞字房, 국가민속문화재)에서 참선하면서 녹차에 심취해 후일에 ‘동다송(東茶頌)’을 펴냈다.

초의선사는 오랜 세월 차를 향유했던 경험을 토대로 ‘동다송’에서 우리나라 차의 품질은 차의 색과 향기가 함께 뛰어나지만 그 중에서, 특히 “신령한 뿌리를 신성한 산에 의탁했으니, 신선의 풍모와 옥같은 기골은 종자가 다르다. 녹아와 자순이 구름을 뚫었으니, 모두가 호화와 봉억과 추수문 이라네”라고 시로 읊어 화개차의 우수성을 노래했다.

조상들이 일찍이 알아보았듯 하동의 기후와 토질은 차를 재배하기 최적이며 1200년을 이어온 차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하동 전통차농업이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초의선사는 이처럼 칠불사 아자방에서 ‘동다송’, ‘다신전’ 등 저술로 남겨 한국 차의 역사를 새롭게 정리했다.

‘산세가 작은 골짜기 둘러 그윽한데 흰 잔나비 우는 곳 높은 누각 솟아 있네. 돌길은 구름에 가려 이끼에 흠뻑 젖고 다리 곁 나뭇잎은 시냇물에 흘러가네. 밤 깊은 뜰에 동자는 차를 달이고 스님은 가을의 오랜 법단에서 게송을 설한다. 시 읊으며 성긴 숲 밖으로 나서니 바람 일어 창 모래톱 버들가지 이마를 스친다.(하략) 윤곡충희의 ‘구천동 백련사에서 동악 이명부의 시를 차운하다(九千洞白蓮寺敬次東岳李明府韻)’ 운곡집(雲谷集)’

한편 '전설의 구들' 하동 칠불사 아자방이 지난달 22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됐다. 칠불사는 1세기경 가락국 시조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외삼촌인 인도 승려 장유보옥선사(長有寶玉禪師)를 따라 와서, 수도한 지 2년 만에 모두 성불해 '칠불사'라 이름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하동 차쟁이들은 일곱 왕자가 칠불사에서 수도를 할 때, 그 어머니인 허왕후가 지리산으로 찾아와 차를 공양했을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수로왕비인 허씨가 인도에서 차 씨앗을 가져왔다는 얘기(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도 그 근거로 들이댄다. 굳이 허왕후와 7왕자의 차 얘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칠불사는 차와 깊은 관련이 있다. 초의선사가 이곳 칠불사 아자방에서 참선하는 동안 ‘다신전(茶神傳)’을 초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다도사에 있어서 중요한 현장이다. 한편 경내엔 전설의 구들 '아자방(亞字房)'으로 불리는 독특한 형태의 선방(禪房)이 있는 바. 이는 스님들이 벽을 향해 수행할 수 있도록 방안 네 귀퉁이를 바닥 면보다 한 단 높게 구성함으로써 '亞' 모양의 아자형(亞字型) 방 전체에 구들을 놓아 만든 온돌방이다. 아자방 온돌은 신라시기 때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전했다.

주지 도응 스님은 “지리산문화권에서 선풍 수행의 핵심은 누가 뭐라고해도 지리산 칠불사에서 출발한다. 부휴선수 스님의 열반처이기도 하지만 또, 수십 인의 고승들이 칠불사에서 수도해 ‘동국제일서원’이라고 한다”면서 “지금이라도 고승들의 문장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신념에서 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고 했다.

‘칠불 문화 총서’첫 번째 책으로, 도응스님이 총괄하고, 오종근 동신대 명예교수(전라정신연구원 부원장), 정완섭 전 대학생불교연합회 익산지부장, 최종인 한서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칠불사는 앞으로 ‘칠불사 역대 고승들의 선시’, ‘칠불사 역대 고승들의 선문장’, ‘칠불사 중심의 부휴계 법손들의 부도’를 고승들의 각종 문집에서 부휴계 법손들을 중심으로 선별, 정리하고, 법손들과 교류 관계를 가졌던 동시대 스님들의 시문도 함께 뽑아 정리할 예정이다. 내침 김에 전국에 흩어져 있는 부휴계 법손들의 부도(浮屠)도 시대별로 정리, 소개할 계획이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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