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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세계에서 보이지 않는 세계로 진입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04월 04일 13시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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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행성이 돌아온다’ 라는 시제부터 활기가 차다. 시인의 정신세계이자 추구하는 방향일 터이다. 이광소 시인의 네 번째 시집‘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펴낸 곳 시인광장)'는 세상에 던지는 화두 같은 시집이다. 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는 것은 대사건이다. 빅뱅이다. 이광소 시인이 빅뱅의 중심에 있다.

안과병원 수술대에서 레이저 불빛을 바라보면서 불타는 행성이 달려오는 이미지를 본다. 시인은 보이는 세계에 대한 미련이 있어 백내장 수술실에 누워 있지만 눈을 감고서도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차다. “햇빛 속에서 보이지 않는 별, /지금 나는 새로운 공간계로 진입을 하고 있다”고 노래한다. 불타는 행성이 돌아온다고 세상의 중심에서 외치면 장딴지가 신전처럼 튼튼해지고 포세이돈의 기운 같은 힘이 차오를 것 같다. 담담함이 감동 속으로 말 달리게 한다. 감춘 예봉의 무서움을 느끼게 하는 시들이다. 그의 시제를 살펴봐도 ‘오페라하우스 앞에 서면, 불타는 행성이 달려온다, 호모 노마드, 딜라일라(Deliah) 노래를 좋아했던 너에게, 징기스칸이 양고기 직매점을, 벤야민은 지금 쇼핑중, 흰쥐들의 번식은 왕성하다, 죽은 자를 기억하는 파반느(pavane)라캉과 함께 본 오징어게임, 팜므파탈 –편견과 오독 사이’ 로 모더니즘하고 신선하다. 읽고 싶은 욕구를 일으킨다.

문학이 버림에서부터 출발한다는 것을 진즉 안 시인은 자신의 탈피를 통해 비로소 시공을 훨훨 나는 시공을 초월하는 것을 자신과 시를 통해 보여주므로 그의 신전인 ‘불타는 행성이 돌아온다’ 는 더욱 견고한 것이고 신선하고 자유롭다.

김왕노 문학평론가는 “그의 시학은 불타는 행성이 돌아오듯이 힘차고 거침없으므로 내구성이 떨어지기 쉬우나 그의 시는 치밀하고 아름다운 내밀한 영혼의 노래이다"고 평했다.

지은이는 전주 출신으로 1965년 문공부 신인예술상에 당선됐다. 2017년 '미당문학'에서는 필명인 이구한으로 문학평론에 당선됐다. 시집으로 '약속의 땅, 서울', '모래시계', '개와 늑대의 시간'이, 평론집으로 '착란의 순간과 중첩된 시간의식'을 펴낸 바 있다. 현재 '미당문학' 편집주간으로 활동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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