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12.3계엄사태에 전북예산 1조 날아갔다"

-오늘 감액 예산 처리, 현안사업 대거 표류
-전주 대광법, 남원 의대법 처리도 급제동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2월 09일 16시23분

-시장 군수들 "尹 불신임…즉각 탄핵해야"

10일 사상 첫 증액없는 감액 예산안 처리가 예고된 가운데 전북 몫은 무려 1조원 가량 날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전주 대광법과 남원 의대법 처리 또한 급제동 걸리는 등 12.3계엄사태로 인한 연쇄파동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이다.

전북시장군수협의회 정헌율(익산시장) 회장, 우범기 전주시장, 강임준 군산시장 등 도내 14개 시·군 단체장들은 9일 도의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대통령을 신속히 탄핵해야만 민주주의 수호는 물론 국정 정상화와 함께 그 피해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투쟁을 결의했다.

이들은 “탄핵은 국민의 명령”이라며 “윤석열은 국민과 역사 앞에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집권여당의 보이콧에 탄핵 표결이 불발된 것을 놓고서도 “내란에 동조한 국민의힘은 당장 해산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위태로운 국가안보와 외교상황, 급락하는 경제, 무엇보다 지금까지 수호해온 민주주의가 한사람의 권력으로부터 붕괴될 수 있다는 현실에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도민들과 연대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끝까지 이뤄내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아울러 기자회견 현장에선 국가예산 확보와 현안법안 처리 등을 둘러싼 지역사회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져나왔다.

우선, 10일 본회의 처리가 예정된 새해 국가예산안에 대한 걱정이 컸다.

현재 이 가운데 전북 몫은 올해와 비슷한 약 9조475억 원대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당초 요구액 대비 89% 수준, 즉 11%(1조680억원) 가량 삭감된 규모다.

앞서 전북자치도는 총 10조1,155억 원을 요구했지만 정부부처 심의과정에서 1조555억 원이 가위질 당한데 이어, 국회 감액심사에서 125억여 원이 추가 삭감된데다, 예상치 못한 계엄사태에 불똥맞아 뒤이을 증액심사가 생략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진 결과다.

덩달아 각종 현안사업 차질도 불가피해졌다.

당장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2-1단계 조성사업(2,288억원·이하 총사업비)의 경우 첫사업비 확보에 실패하면서 내년도 착공은 사실상 무산됐다.

전주종합경기장 재개발사업지에 들어설 전북스타트업파크(296억원), 전주교도소 이전부지 재개발사업지에 건립될 국립 모두예술콤플렉스(2,505억원) 또한 마찬가지로 첫 삽조차 못뜨게 생겼다.

전북혁신도시 일원 악취 유발자로 지목돼온 김제 용지 축산단지 현업축사 매입 철거사업(370억원), 익산에 들어설 국립 통합형노인일자리센터(490억원)와 소상공인연수원(190억원) 건립사업, 무주 태권도원에 신설될 국립 태권도사관학교 설립사업(480억원) 또한 한푼도 반영되지 않아 장기 표류할 조짐이다.

주요 현안법안 또한 연내 처리가 불가능할 조짐이다.

지역사회 이목을 집중시킨 ‘대도시권 광역교통망 관리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전주시처럼 인구는 100만에 못미쳐도 도청 소재지일 경우 대도시에 준해 광역교통망 구축사업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은 당초 오는 17일과 19일 각각 국토위 법안소위와 전체회의 상정이 예정돼 연내 본회의 통과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탄핵정국에 급제동 걸렸다.

남원시에 공공의사 양성용 전문 대학원을 설립하는데 필요한 ‘국립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법’ 또한 연내 제정이 불투명 해졌다. 의·정 갈등에 이어 계엄사태에 발목잡힌 탓이다.

오는 27일 시행될 제1차 전북특별법 개정안에 뒤이은 제2차 개정안 처리도 불발될 조짐이다. 인천특별법, 전남특별법, 부산특별법 등 전국 8대 지역 특별법 연계처리 논란에 이어 계엄사태까지 엎친데 덮치면서 여야간 협상이 한층 더 어렵게 꼬여버린 탓이다.

시장 군수들은 그 해법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즉각적인 하야, 또는 탄핵을 통한 국정 정상화에 한목소릴 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지방 입장에선 정말 참담한 심정이다. 소상공인의 연말 특수가 완전히 사라지고, 환율을 비롯해 모든 경제가 무너지고, 지자체는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서는 시민들의 기본생활조차 유지시켜줄 수 없는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다”며 “그 해결책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하야나 탄핵 밖에는 답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헌율 전북시장군수협의회장 또한 대응책을 놓고 “그동안 시장 군수들은 국민들의 피해를 우려해 최대한 자제를 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더이상 견딜 수 없고, 참을수도 없다고 판단해 공개적으로 탄핵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앞으론 정부가 그 어떤 지시를 하더라도, 대통령이 바뀌지 않는 한 시장 군수들은 여기에 절대로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표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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