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운송원가도 모자란 지원, 시외버스 존폐 기로

철도·자가용 증가로 승객 감소
요금 억제, 업계 반발 심화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2월 10일 15시18분

1, 서민 발 묶일 위기

2, 운송원가 밑도는 재정지원이 원인

3, 적자 노선 정리, 재정지원 정상화해야

도내 시외버스업계가 당장 부도 위기에 내몰릴 만큼 경영이 악화한 것은 승객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다.

자가용 승용차의 급증과 도로 여건 개선으로 도내 시군 간 통근이 수월해지면서 시외버스 이용객은 매년 격감하는 추세다.

철도교통이 다른 광역시도에 비해 잘 완비된 것도 원인의 하나다. 전라선과 전군선이 익산을 중심으로 남원과 임실, 전주, 익산, 군산 등 전북 동서를 잇고 있다. 호남선은 정읍과 김제, 황등으로 연결되며 시외버스와 경쟁한다. 도내 시외버스는 타 시도로 전체 운행노선 31%만 진출하는 데 비해 타 시도 시외버스는 69%가 진입하는 것도 경영악화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원인은 전라북도의 재정 지원이다. 이동권은 국민의 기본권에 속한다. 이 때문에 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손해가 나는 시내·외 노선버스에 대해서는 운송원가를 산출해 정부와 지자체 재원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전북도는 그러나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운송적자 840억1,045만 원 가운데 697억3,676만 원만 지원했다. 운송원가에 20%가량에 해당하는 142억7,369만 원을 부족하게 지원한 셈이다.

이용객들로부터 받는 운송 수입과 재정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버스회사들이 빚더미에 빠진 이유다.

더구나 지자체가 용역을 거쳐 산출한 운송원가는 기름값과 차량 유지비, 운전자 급여 등으로 더는 줄이거나 경영합리화라는 이름으로 절감할 수 없는 구조다.

시외버스와 시내버스를 차등 지원하는 것도 문제다.

도내 시내와 농어촌버스는 지난해 대당 평균 1억5,090만 원을 지원한 데 반해 시외버스는 3,990만 원 지원에 그쳤다. 더구나 기름값 등 운송원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2022년에 비해 대상 918만 원이나 적게 지원했다.

시외버스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까지 버스 손실액을 분권 교부세와 매칭펀드로 정부가 지원해줄 때만 해도 전국 재정지원금 평균이 전북의 40%에 불과할 만큼 지원해왔다.

하지만 2015년 이후 보통교부세 지원이 지자체 재량으로 바뀌면서 운송원가에 모자라는 돈을 지원하고 있다.

유일한 탈출구인 요금 인상도 억제하고 있다. 업계는 지난해 7월 시외버스 요금을 ㎞당 66.32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당 6.92원 인상을 허용했을 뿐이다. 요금억제는 서민과 노약자, 학생 등 교통약자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이동 편의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다.

한데도 전북도는 매년 운송원가를 밑도는 재정 지원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 시외버스 관계자는 “전북도가 마치 시혜 베풀 듯하면서도 운송원가를 밑도는 재정 지원을 계속하면 버스를 세울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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