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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벽청연’의 이름 본따 위는 한벽당, 아래는 청연루가 되다

[원지의 문(文)·화(畵) 스케치] <21> 남천교 청연루

기사 작성:  이종근 - 2024년 12월 11일 14시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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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내리는 게 고드름처럼 볓빛인가. 사계절 철따라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고 새소리, 물소리가 합창을 하며, 밤이면 별들이 내려와 정원을 수놓는 곳에 자리한 한옥마을의 별빛 뜨락은 침대에 누워서도 앞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편안한 휴식처가 된다. 겨울이면 작은 눈송이들은 별 대신, 하늘에서 내리기 시작할 터이다. 하지만 계절의 변화와는 다르게 언제나 마음에 자리하며 또 마음을 울리며 내리는 게 있으니 바로 시심(詩心)이런가.

슬치에서 시작된 상관계곡의 물은 의암, 공기, 은석골 등 크고 작은 많은 골짜기의 물이 합해지면서 만마, 죽림, 신리, 색장등 여러 동네 옆을 거쳐 흐른 후, 좁은목을 굽어들어 '한벽당(寒碧堂)' 바윗돌에 부딪쳐 흰옥처럼 물살이 부서지면서 남천으로 흘러간다. 옛날에는 이곳 일대에 수심이 깊어 주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이 일대에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풍류 삼매에 젖기도 했다. 현재 남천교인 오룡교를 건너 남원, 구례, 곡성, 순천, 진주로 빠지는 나그네들의 발을 멈추게도 한 곳이며, 많은 사람들의 향수와 객수를 같이 달랜 곳이기도 했다.

전주에서 임실 남원 순창 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남천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여기에는 오래 전부터 다리가 놓여졌다. 남천교는 현 전주교 상류 170미터 지점 강암서예관을 못미친 자리에 위치했다고 한다. 이 다리는 1753년 유실되었다가 정조대인 1790년 김응록, 박사덕 등이 복구사업을 시작 1만 4,000냥의 돈을 모아 1791년 8월 공사를 시작해 12월 완공했다. 이때 다시 만든 다리 모양을 보고 안경다리(眼鏡橋), 오룡교(五龍橋)라고도 불렀다. 다섯 개의 창을 가진 무지개 모양의 다리였다.

각 창 머리에는 용머리를 새겨 놓은 바, 승암산이 화기(火氣)을 머금은 형세여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다시 무너 진 1901년 관찰사 조한국이 개축했지만 1907년 수해를 입어 부서지자 같은 해 백남선의 후원으로 재수축하였으나 3년후 홍수로 유실돼 현존하지 않는다.

바로 옆 남천교 개건비는 1791년 만들어진 남천교의 개건 경위를 기록한 비석으로 1794년에 세워졌다가, 1862에 다시 선보였다.

원래는 현재의 전주교와 남천교 중간에 위치에 있었으나, 전주교대 교정에 위치한 후 새로 만들어진 후 최근에 지금의 남천교 옆으로 이전했다. 앞쪽에는 개수 내력과 공사에 힘쓴 자들의 명단이 기록됐고, 2면의 측면에는 건립연대(동치 원년 임술; 1862)가 적혀 있고 후면에는 돈을 낸 지방 군현별 액수의 명단과 건륭(乾隆;청 고종) 58년(1794)의 명기가 새겨져 있다.

남천교 누각 ‘청연루’의 야간 경관조명이 아름다워진 모습으로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한벽당(寒碧堂)' 이 위에 있어 이 다리는 댓구로 '청연루(碧晴樓)'로 명명했다. 한쪽은 한문, 또다른 한쪽은 한글로 편액을 만들었다.

교동 한옥마을과 서학동을 이어주는 남천교 위에 세워진 청연루는 무엇보다도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청연루의 야경은 전동성당 야간 경관과 함께 또 다른 명소가 되고 있다. 답사 안내시 바로 이곳에서 풍욕을 통해 또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전주천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무더위로 지친 몸을 이끌고 나온 오늘에서는./글=이종근·그림=원지(XU WEN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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