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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진안군 중평마을 산림계 정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의미

- 훈민정음과 조선왕조실록과 나란히 등재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4월 27일 14시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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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진안군에 역사적인 일이 생겼다. 다름 아닌 진안군 중평마을의 산림계 정관, 산림계 수계기 등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국가유산청은 2023년 1월 17일부터 2월 28일까지 접수된 기록물들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주4·3기록물」, 「산림녹화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하기로 하고, 2023년 11월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였다. 그 결과 지난 4월 10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221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4.2.~4.17. Executive Board)는 「제주4·3기록물」, 「산림녹화기록물」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UNESCO 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였다. 진안군 중평마을의 산림계 정관, 산림계 수계기 등은 「산림녹화기록물」에 포함되어 있다. 산촌 지역 마을공동체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 진안지역의 마을공동체 기록이 국제적으로 공인되었다는 점이다. 지방의 작은 마을 기록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에 대해 의문은 우리가 자신을 가벼이 여기는 경향인 것이 아닐까. 중평마을에 관한 기록은 『진안군 중평 마을공동체- 공동체 원형을 찾아서-』 책으로 출판(2022)되었다. 저자는 성균관대 배수호 교수이다. 배수호 교수는 이미 마을공동체 기록에 관한 관심을 가지고 『산림공유자원관리로서 금송계 연구 –공유와 사유를 넘어서 공유의 지혜로-』(2018), 『한국적 지역공동체 사례연구- 복내이리 송계-』(2019) 등을 저술한 바 있다.

1960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중평마을 산림계 정관은 매우 체계적으로 작성되고 운영되었다. 정관은 총 4장 26조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총칙에는 설립목적, 계 명칭, 계원 자격, 사무소 등과 제2장 약정에는 계원 준수 사항, 설립기준자금 출자, 문서 보관 등 내용이 있다. 제3장은 재정 및 계약(契約)에는 회계연도, 계원의 경비 부담, 재정 지출 의결 등과 제 장 기관(機關)에는 임원의 구성 및 임기, 임원 업무, 정기총회, 임시총회, 간사회, 의결정족수 등으로 구성된 정관이다. 대단히 민주적, 합의적으로 운영된 마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기반 위에서 마을공동체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산림계(송계) 수계기(修禊記)에는 1880년~1980년까지 기록인데 일제 강점기에는 11차에 걸쳐 묘목을 구입하여 식목과 조림사업 기록이 언급되어 있다. 수종은 주로 소나무, 옻나무, 닥나무, 삼 등으로 당시 재원으로 산림자원이 대단히 중요했다. 그래서 이용, 관리 및 보호 활동이 잘 이루어졌으며 공동체의 수요와 필요에 따라 공유자원의 유연한 이용과 운영· 관리를 통해 공동체가 맞이한 시대적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였다. 해방 이후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까지 식목 및 조림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된 내용이 산림계 수계기에 기록되어 있다. 당시 묘목 낙엽송 8만6천3백 그루, 리기다소나무 20만 5천 그루 등 묘목을 구입하여 대대적으로 식목 사업이 이루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호,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는데 그런 기록이 자세하게 수계기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런 점은 당연히 국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마을 단위로 체계적으로 이루어지고 그런 점이 문서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수계기 기록은 80~90년까지 이어지다가 1990년대 해체 순서를 밟는다. 이는 새로운 자원의 등장으로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루어진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중평마을 공동체가 오랜 세월 동안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지역적 정체성과 정서적 소속감을 심어주고 ‘함께 더불어’ 사는 공존 공생의 삶을 실천해 왔음을 중평마을 문서로 확인할 수 있다. 필자로서는 진안다움의 하나로 마을공동체를 언급하고 있는데 중평마을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문서가 공동체 원형의 진수라 생각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를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사실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동의보감이나 조선왕조실록같이 중평마을 산림께 정관이 나란히 등재된 것은 지역에서 얼마나 벅찬 일인가. 이번 중평마을 산림계 정관 문서의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 등재를 계기로 진안지역 공동체 문서 발굴 및 학술대회를 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상훈(한국 한방고등학교 교장·진안문화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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