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포커스] 고창출신 이명택 작가, ‘옛가구, 나무에 머문 기억’ 전시회 성료

기사 작성: 안병철 - 2025년 05월 11일 12시04분

“유서 깊은 소리의 고장, 고창에서 나무에 남긴 기억들을 함께 지켜주시길 바란다”

모은 이명택 작가는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고창문화의전당에서 ‘옛가구, 나무에 머문 기억’으로 전시회를 가졌다.

이는 국가무형유산기능협회와 전북공예협동조합 주관으로 국가무형유산 제55호 소목장 이수자 이명택(58·사진) 작가의 ‘고창에서 다시 깨어난 조선의 가구’를 고향에서 만난 것이다.

그는 ‘전주장‘ 의 소병진 이수자로서 고창 ’반닫이‘ 전통을 잇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2015년 문화재 수리기능사 자격시험을 비롯해 2020년 ‘전승공예품 인증제’ 인증작에 꾸준히 선정되는 등 집념을 불태우고 있다.

이 작가는 2018년 ‘제1회 소병진과 제자’를 비롯해 2019년과 2020, 2024년 코엑스 ‘공예트랜드페어’, 프랑스 메종오브제 전시참가, 이수자지원사업 기획전시 ’자연의 숲‘ 등에서 실력을 인정 받았다.

그 결과 2016년 제39회 전북공예품대전 동상을 비롯해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장려상, 대한황실공예대전 특선과 대상, 남원 옻칠목공예대전 입선, 지난해 전통공예명품전 ‘천공증서’ 수상 등 쉼 없이 달리고 있다.

나무에서 어머니의 포근한 품을 느끼며 살라서 천년, 죽어서 천년은 사람의 몫으로써 목수가 된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에서 우연히 목공 공부하면서 집념과 사명으로 명작을 만들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는 외로운 소목장 이수자가 된 것.

그는 고창 공음면 장곡마을에서 8남매 7번째로 태어나 공음중 11회 졸업과 동아대에서 경제학도의 꿈을 꾸기도 했지만 평범한 가정을 꾸미며 예술가로 변신한 것이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아내와 세 딸을 기념하기 위해 반닫이(앞닫이) 3개를 만들려는 소박한 소망였지만 천년 나무의 뜻과 지역의 전통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게 됐다.

이를 알게 된 소목장 소병진 스승의 가르침으로 전북에서 소목장 자리를 잡았고 선비책상 ‘경상’과 안방가구인 ‘옷장 책장’, 고려시대 ‘서랍식 바둑판’ 등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고창에서 다시 깨어난 조선의 가구’에서 애기삼층장을 비롯해 이층버선장, 전주이층장, 책장, 안고지기 책장, 경상, 바둑판, 좌경, 애기반닫이 등에서 그의 섬세함과 내부 편의성, 장식 감각이 돋보이고 있다.

이번 세 번째 개인전을 고향에서 준비하면서 부안면에 계신 누님을 생각하며 열심히 달려왔지만 그만 지난 3월에 운전중 뇌졸중으로 쓰려진 누님이 빨리 쾌유되길 바라는 숙제도 안았다.

소목의 길은 결코 빠르지 않고 화려하지 않으며 손끝과 마음으로 세월을 새기는 지난한 여정.

이 이수자는 오랜 시간 묵묵히 걸어 왔고 그 시간의 결이 이번 ‘나무에 머문 기억’ 속에 고스란히 녹았다.

완주군 봉동읍 모은재에서 공방을 운영하며 청보릿대, 선운사 동백꽃 등 옛 기억 속의 감성을 태우는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이현곤 문화원장을 비롯해 미협 권애란 지부장, 오세환 군의원, 공음중 동창생 등에게 감사를 드렸다.

그는 “그 나무가 가구가 되고 삶이 되고 이야기가 되어,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우리 앞에 가까이서 손짓 한다”며 “치유문화의 도시 고창에서 옛 가구를 통한 향수와 힘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고창=안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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