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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 21대 총선을 앞두고

우리 지역에 다시 정치 독점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는 지금
정치 독점을 막는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 기대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4월 05일 13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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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선거가 10일 남았다. 2016년 총선에서 10명의 민주당 후보 중 2명이 당선됐다. 그런데 2020년 총선은 여론조사만을 놓고 보면, 전라북도 민주당 후보 10명이 모두 유리한 상황이고, 사람들은 10명 모두 당선될 것 같다고 전망한다. 방송에서 필자는 전북에서 비민주당 후보가 3명에서 5명 정도 당선될 것 같다고 말을 했다. 방송이 끝나자 누군가 필자에게 물었다.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거 아니죠?’라고 물어왔다. 어쩌다 이 지경까지 온 것일까?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필자는 전북 또는 호남의 정치를 19대 국회에서 경험하게 됐다. DJ, 진보, 호남이 포위된 1990년 체제를 지나 호남의 정치는 보수당과 일베를 넘어 민주당 내에서도 조롱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은 경선을 통과해 민주당 당선증만 챙기면 본선은 막대기만 꽂아도 된다고 했다. 사람들은 호남 3선은 수도권 초선과 같다며, 호남 출신 국회의원을 우습게 봤다. 영남은 공략지역이란 이유로 영남의 권리당원 1표는 호남의 권리당원 10표와 맞먹었고, 대의원 숫자에 혜택을 보았다. 민주당 내에서는 호남 출신으로는 대선에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했다. 호남의 권리당원 비율이 50%가 넘었지만, 호남 출신은 대선 후보는커녕 지도부조차 제대로 들어가지 못했다.

다시 전주로 와 보니, 우리는 조롱 받을만한 것 같았다. 변변히 지도부 입성 도전조차 못하던 정치인은 서울에선 굽신거리고 지역에선 군림했다. 호남 선거는 본선보다 경선이란 말을 공공연히 했고, 조직관리가 중요하다며 선거 때마다 권리당원을 모집했다. 한 줌의 조직으로 선거에 당선됐다. 정치인에게서 유권자는 사라졌고, 유권자에게 역시 대선 외의 선거는 보이지 않았다. 정치인은 중앙당 눈치는 보았지만, 유권자의 눈치는 보지 않기 시작했다.

그 사이 지역 내에서 입김이 세진 지자체장은 조직을 확보했고, 조직은 다시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줬다. 본선 경쟁 없는 선거에서 2년마다 실시되는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서로가 서로를 밀고 끌어주는 끔찍한 혼종이 탄생했다.

끔찍한 혼종은 지역에서는 군림했지만, 서울로 가면 우스워졌다. 당내 지도부는 지역 정치를 호남 기득권, 토호 세력쯤으로 치부했고, 컷오프를 남발했다. 만만한 놈 쳐내면서, 스스로 기득권을 잘라냈다고 자랑했고, 언론은 이에 호응했다.

2016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서 안철수 전 의원 및 일부 호남 전ㆍ현직 의원이 탈당했다. 누군가는 호남 기득권이 기득권을 지키려고 탈당했다고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민주당 호남의 2류가 뭉쳤다고 했다. 이들은 새로운 정치 세력을 만들겠다고 했고, 이들이 만든 국민의당은 호남의석 28석 중 23석을 석권했고, 정당 비례투표는 26.7%로 2위를 했다.

하지만 새로운 정당에 대한 기대는 딱 대선까지였다. 2017년 대선이 끝나고, 높은 대통령의 지지율을 두고 정당은 갈팡질팡했다. 정부ㆍ여당에 반대해야 열리는 관성적인 집권의 길과 진보 정권이라는 공감 속에서 비롯된 호남 내 대체 민주당의 길 사이에서 당은 분열했다.

남아서 합당한 당이나, 떨어져 나와 다시 만든 당이나 두 당 모두 반목과 분열을 거듭했다. 진보와 중도, 보수 사이에서 의견을 모으지 못했고, 통합을 외치며 분당했다.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각자 제 갈 길로 갔다. 누군가는 다시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누군가는 미래통합당과 민주당으로 갔고, 누군가는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그 나머지가 민생당으로 다시 뭉쳤지만, 통합과 중도, 제3 세력을 외쳤던 우렁찬 목소리에 비하면 너무나 초라한 결과였다.

호남을 주축으로 정권을 창출하겠다며 호기롭게 출발했지만, 정당 공천보다 차라리 무소속 낫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민주당의 참담한 호남 정치를 비판하기 전에 대안을 찾자던 다당제의 기반은 기둥도 세우기 전에 주춧돌부터 무너졌다. 남의 탓을 하기에는 스스로의 잘못이 너무 컸다.

국회의원도, 지자체장도, 지방의원도 모두 같은 정당인 비판도 견제도 없는 지역 정치를 보기 싫은 유권자도, 정권에 비판적인 유권자도, 새로운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 유권자도 우리 지역에서 갈 길을 잃고 말았다.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유권자는 언제나 현명하다. 최소한의 견제도 없는 독점정치, 지역에선 군림하고, 서울에선 조롱거리가 되는 참사는 막아야 한다. 견제와 균형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이다. 민생당이든 무소속이든 선전해 최소한의 기계적 균형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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