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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창] 이 시대의 권위에 대하여

“이 시대의 권위는 리더의 인격적 감화와,
이에 대한 구성원들의 자발적 존중으로 생겨나는 것”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7월 16일 14시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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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덕 규(김제시 학예연구사)



늦은 시간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필자는 가족이라는 조직의 구성원이자 가장이라는 상징적 존재로서 또 다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아버지보다 훌쩍 커버린 아들의 눈빛과 태도가 달라지고, 부부간의 관심보다 성장해가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쏠리며 서로 간의 대화가 적어지며,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또래의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욱 중요시하게 되었다, 이제는 아들의 손을 잡고 모악산 한번 올라보기가 참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으니, 막내아들의 통통한 손을 잡고 산에 오를라치면 좋아하는 음식이나 장난감을 사주며 거래를 할 생각부터 하게 된다. 이는 비단 필자에 국한된 상황은 아닐 것이라 애써 위안 삼으면서도, 우리 시대의 아버지가 점차로 잃어가던 ‘권위’에 대해 생각해 보게된다.

70~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윤리적 덕목의 1순위였던 ‘효도’의 중요성과, 유교적 관념들이 만들어낸 가부장적 권위가 어느 정도 통용되었으나, 점차로 사회와 의식구조, 생활패턴등이 변하며, 더이상 가족의 꼭대기에 군림하던 아버지의 권위는 찾아보기가 힘들게 되었다.

‘권위’라는 것은 사실 우리가 흔히들 알고 있는 위에서 군림하는 권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를 정의하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어느 개인이나 조직, 관념등이 사회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사회의 성원들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권위를 지니고 있어야 할 사람과 그 권위를 받아들여야 할 사람 상호간에 ‘인정’이란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를 포함해 ‘현시대의 아버지가 외롭다는 것’은 아버지로서의 권위를 가족 구성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될 수 있다.

이 권위를 구성원들로 부터 인정받기 위해서는 현시대에 맞게 ‘권위’의 재정립이 필요할 것이다. 제도나 사회적 구조가 만들어낸 위치는 ‘권력’이며 필자가 말하는 ‘권위’와는 구별된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권위라는 것은 현시대에 맞는 리더쉽에서 나오는 권위일 것이다. 예를 들면 리더가 솔선수범하는 인격적 감화로서 구성원들로부터 존경과 존중을 받으며 생겨나는 귄위가 있을 것이며, 지식이나 냉철한 판단력으로 일을 추진하여 구성원들로부터 신임을 얻는 권위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권위에 대해 시대를 막론하고 통용되는 불변의 진리가 있다. 바로 손자병법의 “용장은 지장을 이기지 못하고, 지장은 덕장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그러하다. 용감한 리더는 그 용감함으로 사람들을 통솔하고 이끌 수는 있지만, 어리석은 판단으로 죄악이 될 수도 있다. 삼국지를 보더라도 무력이 아무리 뛰어난 용장이라 할지라도 결국 전투에서 지혜로운 장군들을 상대로 대 참패하여 비참한 죽음을 맞는 용장들의 말로를 어렵지 않게 볼수 있다. 또 뛰어난 인품과 덕망으로, 구성원들의 마음을 감화시키고, 구성원 스스로가 따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리더를 만난다면, 그 조직은 어떤 위기상황을 맞이하더라도 단합된 힘으로 헤져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이 시대의‘권위’를 말할 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지위와 위치가 주어지는 권력 행사를 통한 권위가 아닌 조직구성원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끌어올리는 힘’의 여부가 관건이라 말하고 싶다.

요즘들어 어린시절 읽었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가 생각난다. 반에서의 상위권력자 담임선생님의 두터운 신임과 아이들의 절대적 복종을 받는 반장 엄석대... 반장이라는 위치가 주는 권력을 남용하며 각종 비행과 폭력, 그리고 달콤한 보상을 통해 권위를 세우고자 했던, 엄석대의 몰락이 주는 메시지는 상황이 바뀌면 허물어져 버리는 신기루와 같은 권위일 뿐이다.

가정에서의 리더로서 외롭다고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이 신기루와 같은 권위를 세우지 못한 반작용이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과 함께, 우리 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의 ‘권위’에 대해 이야기 해 본다.

‘반장 엄석대’의 권위는 이제 더 이상 구성원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임이 분명하다. 반면 인격적 감화로서 구성원들 스스로 존경과 신망을 이끌어 낸 리더는, 시끄러운 매미소리 가득한 날 지나고 나면, 진정한 권위자로서 우리들 마음속에 가을바람처럼 스며들 것이다.

진정한 권위는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인정해줄 때 죽어도 살아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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