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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 고려장(高麗葬)

고려장이란 설화일 뿐 역사적 자료나 고고학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는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10월 22일 14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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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존한(호산서원 원장)



늙고 쇠약한 부모를 버렸다고 하는 장례풍습으로 효(孝)를 강조하는 옛날 민간에서는 연고를 확인할 수 없는 고분(古墳)을 이르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늙은 부모를 산속의 구덩이에 버려두었다가 죽은 뒤에 장례를 지냈다는 풍습으로 오늘날에 유기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고려라는 명칭 때문에 고려시대에 있었던 장례 풍습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이러한 풍습이 있었다는 역사적 자료나 고고학적 증거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관련된 설화는 비단 우리나라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나타난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고려장 이라는 명칭이 굳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고려시대에도 조부모나 부모가 살아 있는데 자손이 호적과 재산을 멀리하여 공양을 하지 않거나 부모나 남편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도 슬퍼하지 않고 잡된 놀이를 하는자는 법으로 엄격 처벌하는 등 효(孝)를 매우 강조하였다. 장례 풍습은 불교식 의례를 근간으로 하였으나 국가에서 상복 착용의 기간을 오복(五服) 제도로 법제화 할 정도로 유교적 의례를 중시 하였다. 오복제도란 5등급으로 경중을 나누어 친, 소, 존, 비, 장, 유, 남녀 유별을 분명히 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화장과 매장이 일반적이었으나 가난한 사람들은 풍장(風葬)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풍장은 시신을 땅에 바로 매장하지 않고 1~3년 동안 관을 돌이나 축대 또는 평상위에 놓고 이엉초분(草墳) 으로 덮어두는 장례절차이다. 고려시대 이전 국가들의 장례풍습을 기록하고 있는 삼국지(三國志)등의 기록에서도 관련된 풍습과 내용은 전혀 존재하지 않으며 고고학적으로 뒷받침되는 자료들이 없다.

기로전설(棄老傳說)이라고 불리는 설화는 70살이 된 아버지를 풍습대로 아들이 지게에 지고 산중에 버리고 돌아오려고 하는데 함께 갔던 손자가 나중에 아버지가 늙으면 지고 온다며 그 지게를 다시 가져 오려고 하자 아들은 아버지를 다시 집으로 모셔 지성으로 봉양했다. 또한 지혜라고 불리는 설화는 한 관리가 늙은 어머니를 풍습대로 산에 버리러 가는데 어머니는 아들이 돌아가는 길을 잃을까봐 가지를 꺾어 돌아갈 길을 표시를 했고 이에 관리는 차마 어머니를 버리지 못하고 다시 집으로 모시고 왔다. 어느 날 중국의 사신이 노새 두마를 가져와 어머니와 새끼를 알아맞히라고 하여 모두 풀지 못했는데 관리의 어머니가 굶긴 뒤에 여물을 주어 먼저 먹는 놈이 새끼라고 알려주어 문제를 풀수 있었고 그 뒤로 늙은 부모를 버리는 풍습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다.

중국 당(唐)시대 이후 전승된 효자전(孝子傳)의 원곡(原穀)이야기와 늙은 부모의 지혜로 나라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인도의 잡보장경(雜寶藏經)의 기로국(棄老國)설화와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일부학자는 기로(棄老)가 고려 내지는 고구려를 변화하려 자리를 잡으면서 고려장이라는 명칭이 나타났고 이러한 풍습이 실재했던 것처럼 여겨지게 되었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또한 고려장이라는 명칭은 고분(古墳)을 이르는 말로 고려총(高麗塚), 고려산(高麗山), 고려곡(高麗谷), 고려분(高麗墳)이라고도 했다.

1908년 대한매일신보에서는 일본인의 도굴사건과 관련해 고려장 굴총(掘冢)이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 1924~1926년 조선총독부와 나카무라료헤이(中村亮平)가 펴낸 조선동화집 등에서 이 설화들이 수록 되었고 이후1948년에 발간된 이병도(李丙燾)의 조선사대관(朝鮮史大觀) 1963년에 발표된 김기영(金綺泳)의 고려장이라는 영화 등을 통해 그러한 인식이 더욱 확산되었다.

효경에 공자의 말 가운데 3,000가지의 죄가 있다 그 가운데 불효 죄가 가장 크다고 했고 옛부터 부모를 죽이고 또는 불효를 하는 사람을 폐륜아라고 부른다. 이는 짐승보다 낮은 수준이어서 그 사람을 짐승으로 여기고 놈이라고 불렀다.

석가모니의 불효에 대한 죄는 사후에 아비무간(阿鼻無間) 지옥에 떨어진다고 했다. 지옥의 넓이가 8만 유순(由旬)이나 되고 4면이 무쇠 성으로 둘려있고 다시 그물로 둘러싸여 있는 큰 지옥이다. 모진 불이 훨훨 타올라 끊는 구리와 무쇠 물을 죄인의 입에 넣으며 죄인은 볶아지고 지져지고 구어지고 삶아져서 살이 타고 기름이 끓어 고통을 견디기 어렵다고 했다. 이렇게 벌을 내리기를 여러겁(劫)동안 계속한다는 것이다.(유순은 고대 인도의 이수(里數) 단위 소달구지가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로서 80리인 대유순, 60리인 중유순, 40리인 소유순 세 가지가 있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아들의 손목을 잡고 나섰다가 낮선 곳에 떨어진 뒤 아들은 보이지 않고 살던 집마저 못 찾아 거리를 헤매거나 딸을 따라 구청까지 갔다가 옷 보따리만 남겨 놓고 부모를 유기하는 폐륜아들도 있다. 자식들이 부모 모시기를 기피하는 현상이다. 부모와 자식 간에 공과(功過)도 없고 선악도 잘나도 못나도 귀천도 현인(賢人)이 되어도 죄인이 되어도 모든 것을 포용하고 받아들이는 용광로이다. 이 모든 것을 수치로 나타낼 수도 없고 계산할 수도 없다. 부모의 주름진 얼굴 등 굽은 허리, 하얀 머리 자식들을 위해 평생을 고생하신 노력의 대가이다. 코로나 19로 힘든 삶이지만 부모를 봉양하는 마음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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