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특별기고] 군사적 평형과 도발(挑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11월 01일 13시02분

/강 길 선 (교수, 전북대학교 고분자나노공학과)

대한민국 남성이면 영광스럽게 꼭 거쳐야할 것이 있다. 바로 병역, 군 생활이다. 필자는 군 생활을 1982년도의 방위(현 공익근무요원)로 복무하여 현역을 갔다 온 내 동생 및 동료들에게 항상 죄송하였다. 이 당시에는 현역은 36개월, 방위는 14개월을 근무하였다. 이러던 것이 현재에는 많이 줄어들어 현역은 18개월(육군)~20개월(해군), 그리고 공익근무요원은 21개월로 줄었다. 대한민국의 총 현역병수는 60여만 명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북한군 병력은 얼마나 되는가? 답은 120만 명을 유지하면서 10년간 복무하고 있다. 교도대(예비군) 170만명, 붉은청년근위대(고등학생) 120만명, 노농적위대(민방위) 등의 예비병력까지 포함시켰을 때에 총 병력은 인구 2,300만 명 중 750만 명의 병력으로 세계 최강의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몇 배가 넘는다.

더구나 재래식 무기 등의 전통적인 화력을 비교해도 남한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 이는 해방 이후 북한주둔한 소련군이 엄청난 무기들을 제공해 주고 1948년에 철수하였다. 이를 이어 6·25동란에 참전했던 약 180만 명의 중공군이 북한의 전후 시설을 복구해주고 1958년에 완전 철수하였다.

반면 남한은 3차 세계대전을 의식한 미국측의 무기 현대화를 꺼려 북한보다 훨씬 열악한 병력과 무기체계로 6·25동란을 맞은 것이다. 즉 군사적 평형이 깨져 남침의 빌미를 제공하여 결국은 동족상잔의 비극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는 타국 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가장 비근한 예가 임진왜란이다. 조총 한 자루도 없는 조선은 16만 정이 조총으로 무장된 왜병 50만 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였다. 한일병탄 때도 마찬가지이다. 즉 군사적인 평형이 무너져 어느 한쪽이 약해 보이면 국가간의 도발과 전쟁은 언제든 일어나게 되어있다.

그러면 대한민국과 북한의 병력과 화력을 비교해 보면, 대한민국이 열세에 있는데 왜 북한은 쳐들어오지 못하고 더구나 핵탄두로 무장하여 NPT제재에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인가?

답은 2만8,500명의 주한미군과 일본주둔 50여 캠프에 5만여명의 미군, 괌의 미군기지, 또한 언제든지 출격할 수 있는 사단급 항공모함 20척이 있기 때문에 군사적 평형을 이루어 전쟁을 억제하는 동시에 북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주일·주독 미군은 미국의 무력에 의한 것이 아니다. 세계2차 대전을 일으킨 패전국으로서 무조건 항복한 항목조항에 따라 영원히 일본과 독일은 국군을 가질 수가 없다. 그리고 미군이 주둔하며 이 주둔비는 일본과 독일이 내야 되는 것은 항복문서에 약속되어 있는 것이다. 일본과 독일에서 주한미군이 나가려면 미국이 망하거나, 포기하거나, 일본과 독일이 다시 부흥하여 미국과 전쟁하여 이기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나라이다. 일본이 무조건 항복할 때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였고 1905년에 가쓰라-태프트 조약에 얽매여 있는 상태였다. 더구나 6·25 동란에서 UN군이 도와줘 기적적으로 자유 대한을 되찾기는 했지만 세계에서 제일 가난하였다. 비로소 1954년 한·미 방위 조약으로 현재까지 북한과 군사적 평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남성은 북한에 비하여 군생활도 짧게하여 경제활동에 많이 투자를 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의 경제대국이 되어 북한이 넘볼 수 없는 상태까지 온 것은 천만다행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이 미국에 의해서 무장이 되지 않았을 경우, 북한·중국과의 군사적 평형을 이루려면 천문학적 재원이 소요됨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가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 미군철수까지 이루어진다면 세계에서 가장 호전적인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어쩌면 군사적 평형이 깨져 또 다른 재앙으로 닥쳐올 수 있음을 주지하여야 한다.

북한은 1999년 제1연평해전을 필두로, 2002년 제2연평해전, 2009년 대평해전, 2010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을 자행하여 민간인 2명 포함, 전사 55명과 부상 42명 등 꽃 같은 대한국군 장병들을 산화시켰다. 그리고 최근 무고한 민간인까지 사살하였다. 왜 이 도발이 서해에 집중되었는지 아는가? 이곳은 주둔 미군이 없기 때문이다. 즉 군사적 평형이 깨져 도발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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