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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과내일] 눈치 빠른 놈은 절에 가서도 새우젓을 얻어먹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드는 자리를 알고
나는 자리를 알아야 한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11월 24일 15시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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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구 원광대학교 경영학부 초빙교수



지식이라는 것이 어떤 사람은 날 때부터 알고 어떤 사람은 배우면 쉽게 알고 어떤 사람은 배우고 피나게 노력해야 안다. 우리나라 특급열차는 7칸이고, 미국 서부를 달리는 화물열차는 77칸이다. 세상사나 열차의 객차 수는 비슷한 면이 있다. 형편과 상황에 따라 다르다. 시공의 차이는 있어도 알고 나면 다 같다.

익산역 앞에는 할머니가 운영하는 주점이 있었다. 그 집 생맥주는 맛이 남달랐고 한결같았다. 비좁은 공간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빼곡했다. 업계의 관행에서 벗어나 영업 방침이 달랐다. 12시 정각이면 손님을 다 내보낸다. 12시에 가까워지면 손님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11시 30분 이후에는 손님을 받지 않았다. 맥주는 만드는 사람, 보관하는 사람, 마시는 사람의 삼박자가 맞아야 독특한 맛을 낸다고 한다. 그 집 맥주통은 계단 아래 서늘한 곳에 있다. 관리 수준이 밥을 먹어서 사람이지 귀신이다.

상호를 선점한 사람이 프랜차이즈를 만들었다. 상당수의 가맹점이 익산시에 있다. 상호의 원주인 조카도 다른 이름으로 프랜차이즈를 만들었다. 그도 자리를 잡았다. 예술도 사회도 그렇다. 결과물은 창의성을 제공한 사람의 것이지 만든 사람이 아니다. 구도를 잡아주고 눌러준 사람의 업적이다. 기획하고 추진한 사람에게 공과 과를 함께 평가한다. 만만하지 않은 것이 세상사다. 작은 불씨가 군불 하나 놓는다고 해서 불길이 커지지 않는다. 촉매가 필요할 때가 있다. 베트남에서는 급행료, 중국에서는 빨간 봉투다. 세상은 관례로 망하지 않는다. ‘든 사람은 모르고 난 사람은 안다’라는 속담이 떠오른다. 관례를 무시하면 낭패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나라 정서에는 예민한 문제인 미술계에서 조수는 정치인이 참모를 고용만큼이나 세계적인 흐름이라고 한다. 조수를 고용한 조영남은 그림 대작으로 4년간 재판을 받았다. 대법원 최종심은 무혐의다. 검찰이 기소한 사기죄에서 기만행위에 관한 판단이다. 1심은 유죄 항소심은 무죄였다. 비주류는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찢고 가야 한다. 곰브리치는 ‘미술은 없고 미술가만 있다’고 했다. 조영남은 미술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사람이다.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세필이 힘들다고 한다. 그런 조영남에게는 조수의 활용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일 것이다. 작품당 10만 원을 지급했다. 제작비가 판매가와 비교하여 현저하게 낮은 금액으로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평가했을 소지가 크다. 이 부분이 국민의 공분을 가장 크게 샀다. 주문 제작에 대한 미술작품의 저작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대작 화가 송 씨인지 조 씨인지.

한반도 대운하 계획에서 시작된 4대강 정비사업은 직접 땅을 판 굴착기 기사들의 작품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명박 작품이라고 한다. 광주 민주화 운동 피해자들은 책임자로 전두환을 지목한다. 금남로를 누빈 진압군이 아니다. 조선 건국의 시발점인 위화도 회군도 그렇다. 수많은 장수와 병졸들이 회군이라고 하지 않는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이다.

옆집에서 수수떡을 들고 오면 생일떡인 줄 안다. 사람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금방 표시 나는 법이다. 정의는 선택적 정의가 돼서는 안 된다. 받아들여야 할 때는 받아들여야 한다. 당사자 고발도 없었던 사건에 가벼운 입들은 큰 흠집을 만들었다.

이순(耳順)의 의미는 사람이 말을 배우는 데는 2년, 들을 줄 아는 것을 배우는 것은 60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과 흔적을 남기려는 사람의 차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드는 자리를 알고 나는 자리를 알아야 한다. 총을 든 사람 옆에서는 총 맞을 일이 많다. 기억은 있지만 느낌은 사라지는 것이 세상사다. 수수떡 한 덩어리로 액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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