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신재효 '수궁가(성두본)'에 등장하는 고창 풍천장어

기사 작성: 이종근 - 2025년 05월 07일 13시13분

고창 출신의 판소리 연구가 신재효(申在孝, 1812년~1884)가 만든 판소리 '수궁가(성두본 1904년, 어별가)'의 한 대목인 '노점을 초잡ᄂᆞᆫ지 풍쳔장어 대령하고'라는 문구에서 조선후기 이전에 이미 풍천장어가 이 지역 대표 특산품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고창문화연구회는 신재효의 창본 '수궁가'에서 나오는 '풍쳔장어 대령하고'란 가사에서 보듯 이미 조선시대에 '풍천장어'는 고창의 대표적인 특산품이었다고 밝혔다

신재효가 고창 출신이기 때문에 조선 후기에 이미 풍천장어가 고창의 대표적인 특산품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선운사 일대에는 "백제시대 이후부터 선운사의 냇가를 '풍천'이라 불렀다"는 말이 구전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풍수지리적인 견지에서 말하는 풍천(豊川, 風川)은 백두산의 지기가 남으로 흘러 백두대간의 맥을 따라 한반도의 척추 태백산맥을 형성하고 태백산에서 다시 용트림한 그 연맥은 서남간으로 휘어 충청도와 경상도를 가르고 더욱 격렬하게 서남출한다. 이에 경상도와 전라도를 마저 갈라놓고 그 기세는 마침내 지리산 자락을 쏟아 붓는 한편 덕유산에서 늘어지게 용출하면서 새로 다듬어 낸 지맥은 서쪽으로 다시 전남, 북을 갈라놓고 노령산맥을 융기해 유명한 호남의 8명당을 잉태하면서 방등산을 솟구쳐 놓고 딱 멈춰선다. 구황봉에서 칠산바다를 응시해 회진(回盡)한 기운은 여러 차례 복기(伏起)하다가 도솔천의 자리 선운산을 기출시킨다. 불성지(佛聖地)인 선운산에서 발원한 이 역수(逆水)는 서출동류(西出東流), 북출(北出)하는 냇물로, 이 냇가(강)를 풍천이라 하고 그 풍천어구에서 서식하는 장어를 풍천장어라고 한다’

그러므로 아무데서나 육수와 해수가 교차하는 곳을 풍천이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한 이기화 전 고창문화원이 살아생전, 기자에게 설명했다.

이런 주장이 학술적으로 아직 공인되지는 않았지만, 실제 고창의 특산물 중에 장어와 복분자가 포함되어 있고, 장어를 먹을 때 복분자주를 같이 먹는 문화도 고창에서 시작되었을 거라는 점을 추론하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결론적으로 풍천장어는 고창 풍천에서 잡힌 장어든 아니든 강에서 살다가 바다로 회귀하기 전에 강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서 한동안 머물 때 잡히는 것이 사실이고, 그 유래는 고창에서 시작됐다.

한편 영조 때 고창 무장현 출신의 학자 강후진(康侯晉, 1685년~1756년)의 ‘찬집감영록(纂輯鑑影錄)’ 4권엔 조선의 식생활과 음식의 제조, 지역별 차이 등이 소개됐다.

전주엔 '백산자와 여귀나물, 생강, 죽순이 유명하다‘고 했다.(全州之白霰蓼菜薑筍) 고창 인천강(주진천)이야기도 나온다. 바로 이곳이 풍천이다.

‘숙종 계사년(1713년) 봄 무장 인천강의 흐름을 잘랐다. 하루 아침에 보는 자가 많아 인천강의 고기를 많이 얻었다. 이같은 이야기를 들은자가 말하기를, 만력임진(萬曆壬辰)년(1592년) 이 천의 흐름을 자르니 하룻만에 큰 변화가 있어, 크게 흉년이 들었다'

주진천(舟津川)은 축령산 명매기골에서 발원, 방장산에서 발원한 고창천과 합수하여 선운산을 지나 고창평야를 관류하고 곰소만으로 유입되는 하천으로 인천강이라 부른다. 고창군 성송면 노령산맥 기슭에서 발원, 북쪽으로 흐르며 고창군을 가로질러 심원면과 부원면의 경계부에서 서해로 흘러드는 하천이다. 이 하천은 원래 인천강이었다.

고창평야에서 자주 범람하는 주진천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의미로 어질인(仁), 내천(川)을 써서 인천강(仁川江)으로 부른다.

변성진(卞成振)의 본관은 초계(草溪). 자는 여옥(汝玉), 호는 인천(仁川). 호암(壺巖) 변성온(卞成溫, 1530~1614)의 아우로 1549년(명종 4)에 출생했다. 형을 따라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와 퇴계(退溪) 이황(李滉)의 문하에서 수학했으며, 학행이 높아 참봉을 제수했으나 나가지 않았고, 형과 함께 아산면 반암리 호암(壺巖)마을 밑에서 은거(隱居)했다. 집 앞의 산은 덕산(德山)이고 집 아래 하천은 인천강(仁川江)이다.

1911년에 행정구역을 개편하면서 배가 드나들었던 곳이라는 의미에서 '주진'으로 바뀌었다. 유로를 살펴보면 발원지인 노령산맥을 내려와 고창군의 평야 및 구릉지대를 관통한 뒤 선운산 산악지대를 S자로 관통하여 서해 줄포만 갯벌에서 끝난다.

주요 지류로는 성송천, 무장천, 고수천, 고창천, 운곡천 등이 있어 고창군 중부, 남부, 동부 지역 대부분이 이 하천의 유역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이 하천에서는 고창의 명물인 풍천장어가 낚이기도 한다. 그리고 지류인 운곡천에는 운곡저수지와 함께 운곡 람사르 습지가 조성되어 있다.

주변엔 선운산, 운곡저수지, 운곡 람사르 습지, 서해 줄포만 외에 용오정사, 고창 고인돌 유적 및 공원, 고창 용산리 분청사기 요지, 미당 서정주 생가 및 미당시문학관 등이 있어 연계, 관광할 수 있다.

여하튼 인천강 30리 구간에서 성장한 뱀장어를 풍천장어(風川長魚)라고 부른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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