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대법원 선고 앞둔 서거석 교육감, 어떤 결과 나올까요?

15일 선고, 전북교육 기로, “교육행정 중단 안 된다.” 지역 여론 높아
“의심스러울 땐 피고인에 유리하게” 허위 사실 공표 대법원 최근 판결 희망적
이귀재 교수 오락가락 진술 오염 가능성 커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 “방송 토론 발언 내용과 공통되는 SNS 게시물 무죄 가능성 크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5월 06일 15시27분

■발행인의 편지, 2025년 5월 1호

선거운동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아 대법원에 상고한 서거석 전북교육감에 대한 상고심 선고가 오는 15일 내려질 예정입니다. 대법원은 오는 15일 오전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서 교육감 사건에 대한 상고심 선고 공판을 한다”며 판결선고기일을 통보했습니다. 이날 대법원의 유·무죄 판단에 따라 서 교육감이 직을 그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가 결정 나게 됩니다.

서 교육감은 취임 이후 ‘학력 신장’을 내걸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지원을 비롯한 여러 교육정책을 펼쳐 자리를 잡아가던 터였습니다. 특히, 지난 10여 년 동안 전국 꼴찌 수준의 학력 저하와 낡은 이념싸움, 교육부와의 잦은 불화를 멈추고 전북교육이 제자리를 찾는 것에 매진해 2년 연속 최우수 교육청 선정이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교권 신장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 전국 최초로 교육인권조례를 제정하고, 교육인권센터를 설립해 ‘교사들이 안심하고 교육에만 전념할 수 있는 교단’을 만들었다는 평가입니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전북교육이 더 발전하고 성숙하는 길로 들어설지, 아니면 혼란과 퇴보로 되돌아갈지의 갈림길에 선 셈입니다. 특히, 무죄를 선고한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린 상태에서 대법원이 실체적 진실을 어떻게 규명할 것인지에 교육계는 물론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제게 대법원판결을 전망해달라는 독자와 지인들의 요구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법률을 전공하거나 법률 지식이 풍부해 하나하나 법리로 설명하거나 예측하기는 힘듭니다. 더구나 무슨 예측력을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언론 본연의 역할인 전문가취재를 통해 이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서 교육감은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당시 상대 후보가 제기한 ‘동료 교수 폭행 의혹’에 대해 SNS 및 방송 토론회에서 “어떤 폭력도 없었다”라며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서 교육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서 교육감이 TV 토론회에 나와 폭행 사실이 없다고 발언한 혐의에 대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혐의를 입증할 수 없다”라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 교수로 지목된 이 교수의 발언을 신빙할 수 없다고 본 겁니다. “이 교수가 1, 2회 경찰 조사에서 '서 교육감으로부터 뺨을 맞았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진행된 경찰, 검찰 조사, 법정에서 여러 번 진술을 바꿔 일관성이 결여됐다”는 게 1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 이 교수가 1, 2회 경찰 조사 이전까지 다른 사람에게 ‘피고인이 뒤통수를 때렸다.’, ‘휴대폰으로 머리 부분을 찍었다.’ 등으로 얘기해 수단, 방법, 양상이 상당히 다르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억의 혼동으로 보기 어려운 점, △ 이 사건 직후 동료 교수들에게 폭행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도 정작 교수평의회의 진상조사규명위원회 조사에는 응하지 않는 점, △당시 회식 현장에 있던 동료 교수들이 법정에서 ‘폭행하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2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벌금 300만 원을 구형한 검찰 구형보다 더 높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허위 사실 공표의 경우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로 됩니다.

2심 재판부는 서 교육감이 TV 토론회에 나와 폭행 사실이 없다고 발언한 혐의에 대해서는 2020년 대법원 선고 전원합의체가 제시한 ‘토론회에서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기준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SNS에 대해서는 서 교육감이 SNS에 게시한 글에서 ‘저는 동료 교수에게 폭력을 행사한 일이 전혀 없습니다’라고 적은 문구 등에 대해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SNS 매체 등과 같은 다른 경로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며, “피고인은 페이스북 게시글이 허위임을 인식하면서도 교육감 선거에 당선될 목적으로 작성해 게재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고, 고의성이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는 1심과 다른 판결뿐 아니라 토론회에서 한 발언과 공통적인 내용인 SNS 게시물에 다른 잣대를 적용한 2심판결은 누가 봐도 이례적입니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이 부분과 관련해 지역 법조계의 다수 견해는 무죄, 즉 파기환송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입니다.

대법원은 선거 과정에서의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을 일관되게 유지해 왔습니다. 그에 따라 허위사실공표죄의 성립 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지속해서 내려왔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특히,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도 선거의 공정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허위사실공표죄로 인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로, 후보자 토론회에서 후보자 등이 질문·답변하는 과정에서 주장·반론을 하는 것은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드러내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허위 사실을 표명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음을 명백히 선언하였다는 주장입니다. 즉, 이와 관련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헌법적 원리와 선거운동 현실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선거운동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소극적으로 해명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선언하고, 이것이 구체적으로 후보자 토론회에서 발언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판단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SNS 게시물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2심 판결에 대해서도 무죄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습니다. 부장판사 출신의 또 다른 변호사는 “2심 재판부가 유죄를 판단한 게시글의 경우 내용 대부분이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는 천호성 후보에 대한 반박과 폭력 의혹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특정하라는 내용으로 작성되었고, 첨부된 메시지 카드의 내용도 같은 내용”이라며 대법원의 무죄 판단을 예측했습니다.

SNS 게시물에서 문제 되는 부분은 “다시 분명히 밝히지만, 저는 동료 교수에게 폭력을 행사한 일이 전혀 없습니다”라는 문구입니다. 이는 천 후보가 들고나온 ‘국립대 총장, 교수와 주먹다짐 구설수’라는 보드판 내용과 서 후보가 관련 있느냐는 질문에 주먹다짐하지 않았기에 “아니다”라고 부정한 것입니다.

한편, 지난 1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대법원판결을 들어 서 교육감의 상고심 판결을 예단하거나 그간 허위사실공표죄 처벌의 판결을 뒤집은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도 있으나 사안 자체가 완전히 다릅니다.

서 교육감의 경우는, 이미 토론회에서 한 발언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고, 단지 방송토론과 공통된 내용인 SNS 게시물을 허위 사실이라고 문제 삼고 있는 것입니다.

폭행을 당했다는 진술을 오락가락한 이귀재 교수에 대해 고위 법관을 지낸 한 변호사는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던 이귀재 교수의 진술이 수사단계부터 재판까지 이어지는 동안 여러 차례 번복되는 등 진술 증거능력이 이미 오염됐을 뿐만 아니라 범죄 혐의가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원칙과 대법원 판례 등에 비춰봤을 때 무죄 선고가 타당하다”라는 견해입니다.

이 교수가 2심 재판에서 그간 폭행을 당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번복할 무렵, 이 교수는 연구비 횡령, 증권거래법 위반과 시장교란 등의 혐의로 고발되어 경찰 조사를 받고, 연구비 횡령에 대해서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였습니다. 또한 취업시켜 준다는 명목으로 거액의 돈을 받은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이 교수가 “뺨을 맞은 사실이 없다”는 그간의 진술을 번복한 뒤 위에서 언급한 4건의 범죄사실은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아예 수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더 무거운 처벌을 피하려고 진술을 번복한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역 여론이 대법원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입니다. 대법원은 오로지 법리로만 판단한다지만, 서 교육감의 교육행정이 중단돼서는 안 된다는 지역교육계와 시민사회의 여론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미 지방자치단체장과 종교계를 비롯한 지역사회 각계 인사, 특히 교육계 인사 등 수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서 교육감의 무죄를 탄원하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전북교육이 바로서기를 염원하는 이들의 소망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관심입니다.

▲ 발행인의 편지는..

새전북신문 발행인 박명규가 독자들께 보내드리는 글입니다. 저는 올해 37년 차 기자입니다. 기자의 사명과 감각, 도민 한 사람의 고민을 담아 지역의 이슈를 해설해 드립니다. 지역의 문제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자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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