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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국민이 지킨 나라, 우리가 새길 정신 “護國”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5월 25일 15시34분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은 당연하게 주어진 결과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외세의 침략, 내란과 전쟁, 불의한 권력에 의한 질서 파괴까지 수많은 위기를 겪으며 현재에 이르렀고, 그 위기의 순간마다 위험을 불사하고 조국을 지킨 사람들이 있었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 역사에 남은 영웅들과 이름을 남기지 못했지만 기억 속에 살아 있는 이들, 어떠한 순간에도 정의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들, 그들의 숭고한 희생과 용기가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지탱하고 있다.

곧 다가올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월은 현충일과 6·25 한국전쟁일, 6·29 제2연평해전일이 모두 있는 달로, 국가보훈처에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기리며 호국·보훈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지정하였다. 6·25 전쟁의 포성이 한반도를 뒤흔들었을 때, 제2연평해전과 같은 기습 상황이 국가 안보를 위협했을 때, 그리고 역사 속 수많은 외세의 침략 앞에서도, 수많은 장병이 오직 조국을 지키겠다는 호국의 신념 아래 목숨을 바쳐 싸웠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자유는 그렇게 그들의 피로 지켜진 것이다.

그런데 나라를 지키는 일은 전장에서의 총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호국(護國)”이란 말 그대로 나라를 보호하고 지킴을 뜻하는 것으로, 시대가 바뀐 지금의 호국정신이란 더 넓고 깊은 의미를 가진다. 물리적 전장에서의 희생을 넘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법과 질서를 지키며, 공동체의 가치를 보호하려는 모든 행동이 곧 오늘날의 호국정신인 것이다. 우리는 이를 역사의 현장에서, 그리고 얼마 전 현실에서도 생생히 목격할 수 있다.

1980년 5월 18일, 군사력을 동원해 헌정질서를 파괴하고 불법적으로 권력을 찬탈한 신군부 세력에 대항해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났다. 탱크와 총칼로 무분별한 학살을 자행하며 진압하는 계엄군에 광주시민들은 맨손 또는 기껏해야 보잘것없는 무장으로 있는 힘껏 항거했다. 광주시민들의 저항은 지역의 평화를 지키고자 한 것을 넘어 불의한 권력에 맞서 대한민국의 정당성을 지키려는 확고한 신념의 표출이었다. 군복을 입은 이들조차 지키지 못한 나라를 시민들이 피와 연대로 지켜내고자 한 것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신의 뿌리이며, 시민의 힘으로 구현된 ‘호국정신’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지나 우리는 국가적 위기 속에 또다시 호국정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 지난해 12월 3일, 국가 권력의 사적 도구화를 꾀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내란 시도 속에서, 국민들은 다시 행동에 나섰다. 위헌적 내용이 담긴 포고령의 발표와 함께 계엄군이 국회 점거를 시도하자, 소식을 듣고 달려온 수백 명의 국민들이 몸으로 막아내었고, 양심에 따라 소극적으로 대응한 군경들 덕에 무사히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될 수 있었다. 이후에도 국민들은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거리에 나와 내란세력에 저항하였고 기어코 대한민국을 법치의 길로 되돌려 놓았다. 총 한 자루 들지 않고도 민주주의를 수호한 이 용기야말로, 현대사회의 비무장 호국정신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현재도 위기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 국제정세의 불확실성은 커져만 가고, 경제와 사회, 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역사적 사례들이 증명하듯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지켜낸 힘은 언제나 국민들의 호국정신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시기일수록, 우리는 나라를 지키겠다는 정신 아래 하나 된 마음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 호국정신은 과거의 전쟁과 저항 속에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와 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본질적인 힘이다. 모두가 그 가치를 되새기고 실천한다면, 어떠한 혼란과 위기 속에서도 우리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조국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깊이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새기는 동시에, 그 정신을 오늘의 삶 속에서 되살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 호국정신을 되살리기 위한 실천이야말로, 그들에게 바치는 진정한 추모이자 계승일 것이다.

/김윤철 의원(전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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