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월요아침]국민이 박수를 보낼 수 있는 대통령을 기대하며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06월 29일 14시01분

2025년 6월 3일, 대한민국은 혼란과 위기의 시간을 지나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했다. 지난해 12.3 내란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로 국민은 정치에 대한 실망과 분노 그리고 깊은 좌절을 경험해야 했다. 그러나 국민들은 좌절에 머무르지 않고 민주주의를 되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고, 다시금 국가원수를 국민의 손으로 선택하는 역사의 순간을 만들어냈다. 이번 국민의 선택은 단순히 정권을 교체했다는 것을 넘어 무너질뻔한 대한민국의 기초를 다시 바로 세우는 출발점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제 모든 이의 시선은 새 대통령을 향하고 있다. 계엄 이후 6개월여 동안 국민이 입은 수많은 손실과 상처를 새 대통령이 회복시켜 줄 거란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어떤 모습일까? 국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정치인이자 한 명의 국민으로서 몇 가지 바람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국민은 대한민국의 추락한 위상을 다시 일으켜 세울 대통령을 바란다. 계엄으로 인해 국제사회는 한동안 대한민국을 안정된 민주주의 국가로 보지 않았다. 국가 체제에 대한 신용 변화가 주가 하락으로 나타나는 한편, 국제 정세가 급격히 변화함에도 우리나라는 국가원수의 공백으로 제대로 대응조차 못했다. 국민은 이제 다시금 당당한 대한민국을 원한다. 외교 무대에 선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회복되었음을 알리고 신용과 품격을 다시 세우는 모습을 국민은 보고 싶어 한다. 더 이상 대통령의 순방이 논란과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닌, 순방을 마친 대통령에게 자랑스럽게 박수를 보낼 수 있는 품격 있는 외교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민들의 삶을 세심하게 살피고 목소리를 들어줄 가슴 따뜻한 대통령을 원한다. 그동안 우리는 ‘불통의 정치’에 지쳐왔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안위만을 챙기던 대통령의 처신 속에 국민의 목소리는 외면받았고, 민생은 소외되었다. 권위적인 리더십, 일방적인 정책 결정, 민생과 동떨어진 국정운영은 더는 용납되지 않는다. 국민은 국정 최고 책임자가 거리의 시민과 같은 눈높이로 바라봐주길 원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령하는 지도자가 아닌, 듣는 지도자다. 권위보다는 공감을, 말보다는 경청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더라도 자세를 낮춰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세심하게 살피는 ‘사람 냄새 나는’ 대통령, 세심하게 민생을 돌보는 따뜻한 지도자를 원한다. 복잡한 정치 논리보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국민의 일상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느냐이다.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통합의 리더십’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역·세대·계층으로 갈라진 다양한 갈등으로 분열되고 있다. 전 대통령조차 비판의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특정 진영만을 편드는 모습을 보여왔기에, 과거 어느 때보다도 이념의 벽은 높고, 혐오와 배제의 언어가 일상을 삼키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새 대통령은 모두를 아우르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국민은 진영 간의 대결이 되어버린 정치를 환영하지 않는다.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을 하나로 이끌 존재가 절실하다. 특정 진영만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서로 다른 목소리를 경청하고,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공존을 도모하는 성숙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자신과 다른 목소리를 혐오하고 배제하는 것이 아닌 연대하고 포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통령, 그것이 국민이 바라는 통합의 시작이다.

물론 지금 국민의 가장 큰 관심은 경제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이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어려워진 국민의 생계를 챙겨야 하는 대통령 역할은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제 국민은 ‘경제만 잘하는 대통령’으로는 만족하지 않는다. 성장의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성장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는 점이다. 불평등을 줄이고, 기회의 사다리를 복원하며,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사람이 우선하는 경제를 만들어 가는 대통령. 그것이 오늘날 국민이 기대하는 진짜 경제 대통령일 것이다.

결국 국민이 바라는 대통령은 강한 척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국민의 마음을 진심으로 읽고 공감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이다. 이제 국민은 비판보다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고 싶은 대통령을 기대한다.

/김윤철 의원(전주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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