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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황이 노닐던 그곳, 위봉사를 품은 위봉산성(威鳳山城)에서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7월 01일 14시40분

우리나라는 전 국토의 약 70%가 산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과거에도 지금도 산에 오르는 것을 참 좋아한다. 가히 등산의 민족이라 부를만큼. 지역 곳곳 명산이 있고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선사하는 산은 참 매력적이다. 지리적으로 산이 많은탓에 그곳에 우리의 역사적 흔적들도 많이 남아있다. 오래된 사찰, 탑, 그리고 성도 있다. 등산을 하다보면 남겨진 성과 성터들을 왕왕 볼 수 있는데, 복원을 한 곳들은 그럴싸한 성벽이 있으나, 무너진 돌무더기처럼 남아있는 경우들도 많아 때때로 성을 보며 옛모습을 상상해본다. 이 성벽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어질까. 누구로부터 방비하기 위함이고 누가 어떻게 성을 쌓았을까... 오늘은 성(城)에 대해 조금 알아보자.

성(城) 이란 기본적으로 적을 막기 위하여 흙이나 돌 따위로 높이 쌓아 만든 담인데, 외적의 침입이나 자연적인 재해로부터 성 안의 인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인위적인 시설이다. 넓은의미에서는 성벽 뿐만아니라 성벽 밖에 설치된 시설, 성벽에 설치된 각종 시설물, 그리고 성벽 내부에 형성된 행정, 주거 등의 모든 시설을 포함하며, 시대와 지역, 용도에 따라 축성 양식 매우 다양하다. 전형적인 성곽은 이중의 벽으로 구성되는데, 안쪽의 것을 성 또는 내성이라 하고, 바깥쪽의 것을 곽 또는 외성이라고 했다.

성은 거주주체, 사용목적, 지형, 지리적위치, 축성재료, 평면형상, 중복 여부 등 다양한 기준으로 종류를 나눌수 있다. 무엇보다 지형적인 조건과 지역적 특수성, 기술의 발달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여러 가지의 모양의 성곽이 발달하는데, 우리나라의 다양한 성곽 중 단연인 것은 바로 ‘산성(山城)’이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고려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외환과 전란을 겪었고, 이런와중에 능히 국가적 명맥을 유지할수 있었던 것은 오직 산성제도 때문이라고 평가될 정도로 중요한 길목의 산줄기나 요충지, 도성을 비롯한 중요한 고을 주변 등에는 성이 축조되었다.

산성은 크게 성곽의 축조지형이 산의 정상을 중심으로 하는 테뫼식(산정식), 성곽 안에 계곡을 감싸고 축성된 포곡식, 테뫼식와 포곡식이 결합된 복합식으로 나뉜다. 우리 전북동부지역에도 많은 산성들이 남아있다. 전주의 동고산성, 남고산성, 남원의 교룡산성, 척문리산성, 완주 위봉산성, 용계산성, 무주 적상산성, 장수 침령산성, 임실 성미산성, 월평리산성, 순창 대모산성 등

오늘은 이 중에서도 조금 특별한 산성 한곳을 소개한다. 완주군에 위치한 위봉산성이다. 1675년 조선 숙종 때(8년에 걸쳐) 축조된 포곡식 산성으로, 성벽 둘레는 약 8,539m, 성벽 높이는 1.8~2.6m로, 관련 시설물로 성문 4개소, 암문지 6개소, 장대 2개소, 포루지 13개소, 추정 건물지 15개소, 수구지 1개소가 확인되었으며 현재는 당시 정문의 기능을 했던 서문이 복원되어 홍예문(虹霓門)과 문루, 반원형의 옹성(甕城) 등이 남아있다. 이곳이 조금 특이한 것은 여타 성들과 같이 주민 보호, 방어를 위한 목적으로 축조되었으나, 다른곳과는 다른 특별한 목적이 있다는점이다. 인근지역에 위치한 경기전에 위험이 발생했을 때, 경기전에 봉안한 태조 이성계 초상화와 위패를 이곳으로 옮겨 보호하기 위함으로 산성 내 행궁지가 함께 위치하였다. 실제 동학 농민군의 전주부성함락시 태조의 영정, 위패 등을 이 이곳으로 이전했었다고한다. 태조 어진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로, 태조의 초상화는 한 나라의 시조로서 국초부터 여러 곳에 특별하게 보관되어 총 26점이 있었으나 현재 전주 경기전에 있는 태조 초상화 1점만이 남아있다.

한편, 전북동부문화유산돌봄센터는 국가유산청의 복권기금과 전북특별자치도청의 지원을 받아 문화유산돌봄사업을 진행하며, 도내 동부권역 8개지역의 385개소 국가유산을 관리한다. 2011년부터 국가 및 도지정, 비지정유산을 관리하며 목조, 석조, 근현대건축, 천연기념물 등 각 재질 특성에 맞게 정기적인 상태 모니터링과 전문 모니터링을 진행하여 문화유산 보존관리에 힘쓰고 있다. 또한 작은 훼손부의 경우 큰 범위로 확장되기 전 경미하게 수리하여 예방보존하고고, 국가유산 분야의 전공자와 국가유산수리기능자를 중심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진행함으로써 국가유산 보존 및 관람환경을 개선한다.

/최유지 (전북동부문화유산돌봄센터 모니터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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