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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만 끌어가지 말고 지방에 투자하라"

-수도권행 송전탑뿐인 李 에너지 고속도로 비판 봇물
-RE100 기업 지방 투자 유도해 국가균형발전 꾀해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8월 20일 15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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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왕중 임실군의원이 20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발 수도권행 송전선로 구축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정성학 기자

“에너지 고속도로를 구축한다는 게 겨우 송전탑 건설이냐…수도권에 전기만 끌어가지 말고 지방 투자를 유도해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해야 한다.”

이재명정부의 전력 정책 또한 전 정권처럼 수도권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하고 있다.

호남과 충청권 곳곳에 수백기에 달하는 초고압 송전탑을 건설해 전북과 전남산 풍력과 태양광 전력 등을 RE100(재생에너지 100% 활용)이 필요한 수도권 산업단지에 공급하겠다는 이른바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계획을 문제삼았다.

김왕중(조국혁신당 임실순창지역위원장) 임실군의원은 20일 전북자치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제의 에너지 고속도로는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자립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한 이재명 대통령이 스스로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과 같다”며 “한국전력은 즉각 문제의 사업계획을 백지화 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초고압 송전선로의 전압은 일반 가정용 전류(220V)와 비교하면 무려 1,570배에 달하는 345kV에 이른다. 이 같은 송전탑은 풍경 훼손뿐만 아니라 소음과 전자파, 작물의 유전자 변이와 생태계 교란 현상이 보고되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주민들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무너뜨리는 에너지 고속도로는 포기해야 한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생산한 재생에너지는 해당 지역에서 직접 소비할 수 있도록 반도체나 데이터센터 등과 같은 기업의 지방투자를 유도하는데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우 “국가균형발전을 촉진하고 수도권 집중화도 억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민사회단체들 또한 지난 13일 발표된 이재명정부 국정과제에 담긴 에너지 정책은 모순 투성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전농 전북도연맹 등 11개 단체로 구성된 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는 “지역 분산형 에너지 체계를 구축한다면서 RE100 전기나 전력 다소비 기업이 그 생산지로 내려올 수 있는 수요분산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지방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끌어가는 중앙집중식 전력 시스템을 고착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했다.

아울러 “에너지 블랙홀인 경기도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 또한 잠정 중단한 채 공론화를 거쳐 RE100 산단과 연계한 그 최적지를 다시 선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정현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와 진짜성장 보고서를 살펴보면 여전히 농산촌을 에너지 식민지로 삼는 윤석열 전 정부의 수도권 일극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감이 있다. 가장 큰 모순은 바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계획과 RE100 산단 조성 정책이 충돌한다는 점”이라며 “문제의 에너지 정책은 수도권 중심이 아닌 지역균형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북과 충남 주민 1,700여명 또한 송전탑이 들어설 입지선정 절차가 잘못됐다며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채 대전지법에서 법정다툼이 한창이다.

한편, 국내 재생에너지는 전체 절반 가량이 전북(16%)을 비롯해 충남(16%)과 전남(14%)에서 생산되고 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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