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새전북이 만난 사람] 승마메카의 신화 창조 최규대씨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1.07.11 12:57

전국 승마인들의 축제 광복56주년 기념 전국승마대회가 지난 6일 장수 월곡목장에서열렸다.이 목장에서 전국 규모의 승마대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99년 5월 대통령기승마대회 개최 이후 이 목장은 줄곧 전국승마대회의 단골 개최지가 되어 왔다. 하지만 이 목장은 엄격히 따지면 승마장이 아니라 목장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경주마생산목장이다.그런데 이 개인 목장이 어떻게 전국 승마대회의 메카로 자리잡은 것일까. 이 물음에는이 목장의 대표 최규대씨(45)의 대답이 필요하다.황무지나 다름없는 산을 깎고 다듬어 전국 제일의 승마장을 만들어낸 최규대씨를 만나 승마장 조성과 육마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본다.푸른 초원과 그림 같은 집. 넓디넓은 운동장과 소나무 숲. 그 속에서 한가롭게뛰노는 말. 장수 월곡목장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같은 목가적인 풍경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이처럼 영화에서나 나옴직한 전경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배경에는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대규모 목장 건립이 쉽지 않았으리라는 것은 이미 짐작한 터. 그러나 정작 이 목장을일궈낸 최씨는 이런 우리들의 예상보다 훨씬 더 눈물겨운 사연을 간직하고 있었다.“사기꾼 소리를 들어야 할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최씨는 공교롭게도 현재 월곡목장이 위치한 곳 바로 옆 천천농공단지에 입주한 업체들이 줄줄이 부도로 쓰러져 나갈때 목장조성의 첫삽을 떴다.이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도시 사람들이 와서 투자라는 명목으로 시골사람들을 들뜨게만들어 놓고는 공장 한번 가동도 하지 않은 채 속속 문을 닫은 것이 이곳 사람들의 눈에 사기로 비춰진 것은 당연했다.최씨 또한 정부 보조금 수령을 목적으로 입주한 악덕 사업가 취급을 받아야 했다.“말에 대한 애착과 이곳의 지리적 조건에 반하지 않았더라면 오늘과 같은 결과는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일단 투자 규모가 크고 장기적인 개발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최씨는 무엇보다 이곳 주민이나 관련 기관을 설득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그러나 승마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인근 농공단지의 부도는 이곳 사람들과의 거리를 멀찌감치 벌려 놓았다.이곳 주민들이 최씨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99년 5월. 처음으로 이곳에서 대통령기 승마대회가 열릴 때였다. 첫 대회는 성공적이었다. 내리 일곱 차례 전국대회를 이곳에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이 목장에 대한 승마인들의 첫인상이 강했기에 얻어진 결과다.실제 장수 월곡목장의 시설 규모는 여러가지 면에서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초지 12만평을 비롯, 실내마장(70*30m), 160개의 마방, 말수영장(70*24*4m), 원형마장 등은 전국 최고급이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 때 국제경기를 치를만한 승마장이 없어 경기도 원당에 임시로 설치했던 경기장과 비교한다면 이 곳은 전전후 경기장인 셈.우리나라 최초로 크로스컨트리 코스를 개발, 우리나라 승마 역사상 처음으로 종합마술경기를치른 곳이 비로 이곳이다. 최씨가 처음 이 목장을 조성한 것은 지금처럼 승마장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한국마사회에 경주마를 납품하는 경주마생산 전문목장을 만들고자 했다. 물론 지금도 최씨는 이 부분에 심혈을 기울이고있다.이곳 월곡목장에서 배출한 경주마 1호는 ‘농단’. 현장에 투입돼 아직 두드러진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장래성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올해는 10여 두가 이 목장을 졸업하고 과천경마장으로 투입된다. 최씨가 이 선수(?)들에게 거는 기대는 자못 크다.최씨 역시 승마를 즐긴다. 최씨의 가족이 승마와 인연을 맺은 지는 그리 오래지 않다. 이들이 처음 승마를 시작한 것은 전주승마장이 들어설 때니까 지난 90년부터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부인과 셋 딸 모두 승마 마니아다. 셋째딸 혜미양(서신중 3년)은 아예 승마선수로 나섰다. 이번에 열린 광복 56주년 대회에서도 혜미양은 마장마술 1위, 장애물 3위를 차지, 전북선수단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데 일조했다.최씨의 일과는 말과 함께 시작해서 말과 함께 끝난다. 경주마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 말이 연마해야 할 기량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갖춰야 할 것은 올바른 습성. 최씨는 말에게 직접 먹이를 주고, 목욕을 시키고, 함께 운동장을 뛰며 말의 호흡소리를 듣는다.이제는 말의 눈빛만 보고도 무엇을 먹고 싶어하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금방 알아차릴 정도로 말과 친해졌다.현재 이 목장에서 출마의 부푼 꿈을 키우며 기량을 다지고 있는 말은 70여 두. 최씨는 이 말들의 이름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한다. 최씨는 현재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의 마장마술경기를 이곳 월곡목장으로 유치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우리나라 유일의 기업승마단인 삼성승마단의 최명진 감독을 비롯, 우정호, 신수진, 손봉각, 정현아 등 내로라하는 국내 간판급 승마선수들이 이미 월곡목장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최씨는 이것이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겨울에도 이들은 2개월동안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월곡목장에서는 이제 막 창단한 천천중학교 승마선수들이 현재 여름을 나고 있다.최씨는 승마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목장을 개방할 것이라며 유명한 선수들을 배출한 전북지역의 승마 저변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수=유기종기자 yukj@ ▶최규대씨는 이런 사람1956년 전주 호성동에서 3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최씨는 일찍이 사업에 눈을뜨기 시작, 20대 초반부터 사업에 투신했다. 처음 손을 댄 사업은 전기가설업. 그는 88년도 성림전업사를 설립 전주에서 손꼽을만한 실적을 올리며사업의 기틀을 다졌다.그가 96년 사업을 목장업으로 전환한 것은 승마와의 인연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남달리 강한 사업가적 뚝심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그는 사업의 성공은 뚜렷한 비전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다고 믿는 사람이다. 실제 그는 전업사에서 모은 재산을 몽땅 목장조성에 투자했다. 성패를 떠나 전력을 다하는 것, 그것이 그의 확고한 사업철학이다. 월곡목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건 그것이 이런 의지의 산물이기 때문. 그는 현재 전북승마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많이 보는 기사

[새전북이 만난 사람] 승마메카의 신화 창조 최규대씨

새전북 만평

살기 좋은 도시 완주에서 성악의 향기 전해

사전투표하는 시민들

사전투표하는 서거석 도교육감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