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창향토사관학교 김정표 원장이 수강생들과 짓고 있는 향토집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자연을 닮아 건강한 황토집에 와서 하룻밤만 머물러도 몸이 가벼워집니다. 많은 사람들이시멘트 독 대신 황토의 건강함을 체험했으면 좋겠어요.”
바위 병풍을 두르고 산을 벗 삼은 고창군 아산면 성산리 황토사관학교. 병풍처럼 둘러싼 산기슭에 자리한 붉은색 황토집 한 채가 눈길을 끈다. 황토와 나무만을 이용해 만든 집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나무로 잘 짜인 황토집 문을 열자 더운 기운이 느껴진다. “어서 들어오세요”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황토사관학교 김정표 원장(46).
더울 것 같아 사양해 보지만 김씨의 끈질긴 권유에 신발을 벗고 황토집 안으로 들어갔다. 예상과는 달리 훈훈한 기운에 더위에 지친 심신이 풀리고 은은한 소나무 향기에 어느새 머리까지 맑아진다.
“안 덥죠. 수강생들과 처음으로 지은 집입니다. 황토집은 숨을 쉬기 때문에 아무리 더워도 숨이 막히지 않아요. 집 자체에서 건강한 기운까지 나와 아픈 곳까지 낫게 해주는 그야말로 건강집입니다.”
▲ 고창향토사관학교.
30년 만에 고향에 내려와 올해 황토사관학교 문을 연 김정표 원장. 25년 동안 건축업계에 몸담아 온 그는 아파트부터 일반 건물까지 안 지어 본 건물이 없는 베테랑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출발해 건설사 대표를 할 때까지 오로지 집만 지어왔다는 김씨. 하지만 어느 날부턴가 몸이 안 좋고 편두통이 생긴 그는 우연히 황토집에서 하루 머물렀다가 편두통이 사라지는 걸 경험하고 지금까지 지어 온 시멘트 건물이 아닌 황토를 이용한 건강한 집을 짓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몸소 체험을 한 김씨는 귀농을 결심한 사람 4명과 함께 이곳으로 내려와 자리를 잡았다.
김씨는 “황토가 얼마나 좋은 줄 아세요? 황토는 적조현상으로 죽어가는 바닷물을 정화시켜 살려 낼 정도로 살균 치유 효과가 뛰어나요. 그런 황토 속에 산다고 생각해 보세요”라며 쉴 새 없이 황토자랑을 한다.
전국을 누비며 황토란 황토는 다 만져 본 김씨. 그는 황토를 연구하면서 황토집의 단점인 균열 보강하기 위해 지난 몇 년간 실패를 이겨내며 거듭 연구를 해왔다. 또 황토가 묻지 않고 비 등에 피해를 입지 않게 하기 위해 바르는 코팅액도 항함효과가 탁월하다는 해초류를 이용해 직접 만들었다. 그는 화학약품은 하나도 쓰지 않고 오로지 자연에서 얻은 것으로 자연을 닮은 집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몇 년간 홀로 황토집 연구를 한 김씨는 힘도 들었을 법 하지만 오히려 자신을 채워주는 건 자연이라 감사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황토집 건축법은 다양하지만 황토 벽돌을 이용해 집을 짓는 걸 선호한다는 김씨. 일일이 손으로 다져야 하기 때문에 꼼꼼하고 튼튼하게 지어지기 때문이라고. 3.3㎡(1평)당 황토 5톤이 들어가는 황토집은 원하는 모양대로 짖고 꾸밀 수 있어 개성 있는 집을 만들 수 있다. 한단 한단 다져 올릴 때마다 자신의 마음 또한 다져간다는 김씨는 내 손으로 짓는 집인 만큼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정성이 최고의 노하우라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일일이 손으로 다져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 해요.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팔이 아프겠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하루 이틀 지나고 나면 얼굴이 달라져요.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아마도 흙을 만지기 때문 일거에요.”
김씨는 무엇보다도 부모와 자식 간에 사이가 안 좋은 가족들이 꼭 와서 흙도 만지고 집도 만들어 보면서 체험을 하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토벽을 쌓는 만큼 서로의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갈 수 있다면서 말이다.
우리나라에 황토집 전문가가 없어 아쉽다는 김씨는 건축현장에서 익힌 노하우와 황토의 장점을 접목해 체계화를 시켜 대중화시키고 싶단다. 앞으로 그는 이곳에 작은 체험 공간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에게 황토의 건강함을 선물하고 고향의 정다움을 알리고 싶다는 작은 뜻도 전하며 수줍게 웃었다.
<tip 황토집 짓기 배우고 싶으면>
올해 문을 연 고창황토사관학교에서는 매월 수강생을 모집한다. 1, 2기는 고창군에서 지원을 하기 때문에 교육비가 면제되고 3기부터는 수강료를 내야한다. 현재 1기 수강생은 꽉 찼고 2기 수강생은 접수를 받고 있다.
신청자격은 만 20세 이상의 황토집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모두 가능하다. 전 과정 숙식제공이며, 기초교재 무료제공. 사관학교 수료자의 집 건축시 인력, 자재 등 전 공정 실비로 지원해주는 혜택도 있다. 또한 시공관리팀에 참여를 원할 경우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참여가 가능하다. (문의 : 063) 561-0320 )
교육과정
정규과정 (4주) : 교육비 150만원
단기과정 (3박4일) : 교육비 40만원
특강과정 (1박2일) : 교육비 15만원
<tip 황토집의 효능> 항균 제독기능
황토 1스푼에 2억마리정도의 미생물과 1300여종의 효소가 있어. 황토내 미생물과 유익한 효소에 의해 각종 세균이나 진드기의 번식을 막아주며 유독가스를 해독하는 능력과 인체내 나쁜 독(毒)인 과산화지질을 중화(中和)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건강증진기능
토의 특성으로 노화방지, 혈액순환 촉진, 스트레스해소, 피부미용, 신경통, 요통, 피로회복 등에 효과가 있다. 또 황토의 특성인 원적외선의 다량 방사로 유해 전자파를 차단한다.
-습도조절기능
황토는 습도가 높을 때 습기를 흡수하고, 건조할 때에는 습기를 발산함으로서 항상 쾌적한 습도를 유지시켜준다.
-단열 및 축열기능
황토는 단열재로서 훌륭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축열 효과도 뛰어나 여름철에는 시원하고 겨울철에는 따뜻하다.
-공기정화기능
황토 미립자 속의 작은 구멍으로 인하여 공기를 순환 시키는 환풍기 같은 역할은 물론 공기 정화기 역할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