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사람]금강철새조망대 한성우 학예연구사
[일터와 사람]금강철새조망대 한성우 학예연구사
  • 김재수 기자
  • 승인 2008.01.24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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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금강철새조망대를 방문한 초등학생이 철새에 대한 정보를 기록하고 있다./금강철새조망대 제공
군산시 성산면 성덕리 금강호 인근에 자리한 금강철새조망대.

군산시 금강철새생태관리과 한성우(36) 학예연구사가 몸 담고 있는 일터다.

경남대와 충남대 대학원에서 생물학과 산림자원학을 전공한 그가 이곳과 인연을 맺은 것은 2006년 9월.

당시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군산시에서 계약직 학예연구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응시한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는 경남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으며, 석사학위까지 받았다.

그의 은사는 얼마전 경남대를 퇴직한 우리나라 조류학의 대부인 원병오 박사의 제자인 함규황 박사다.

충남대 대학원(산림자원학)에서 이미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논문심사를 앞두고 있다.

그는 “평소 함 교수님으로부터 근면함을 배웠으며, 지금도 부지런히 현장을 다니는 사람만이 철새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말이 귓전에 맴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철새조망대에서 세계철새축제는 물론 철새생태연구와 이동경로·개체수 조사, 체험교육 프로그램 운영, 자원봉사자 교육, 생물다양성 관리계약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처음에는 연고도 없고 업무도 생소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지금은 조류에 대한 매력에 흠뻑 빠져 있다.

요즘 그의 하루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된다.

철새들과 자주 접하기 위해 집도 나포면 십자들 인근 문화마을로 정한 그는 아침 출근길에 철새들의 채식장소인 십자들녘과 금강호에 어떤 철새가 얼마나 찾아왔는지를 망원렌즈로 일일이 관찰한다.

“450여종이나 되는 조류를 한 종류씩 알아가는 것 자체가 매우 즐겁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서식하지 않는 희귀종을 만났을 때는 흥분을 감출 수 없습니다.”

▲ 관람객들이 내외부를 실제 가창오리와 똑같이 만든 가창오리체험관을 둘러보고 있다./금강철새조망대 제공.
사무실에 출근하면 병아리 유치원생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람객들과 함께 한다.

그는 철새조망대에서 철새 생태를 설명하고 교육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이수진 관리담당은 한 학예사에 대해 “사람들에게 철새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마치 꿈꾸는 것 같아요.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철새의 소중함과 지역을 널리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요.”

그는 철새의 생태교육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

생물학도 답게 철새 현황과 철새종 등을 빠짐없이 기록하며 분석하고 있다.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졌던 금강호와 금강하구, 만경강 등 철새 도래지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작업이 그의 손에서 이뤄지고 있다.

또 그는 한파로 굶주리는 철새들을 위해 도입한 ‘생물다양성관리계약사업(일명 계약 임차농제도)’의 업무도 맡고 있다.

생물다양성사업은 겨울 휴경기(11월∼이듬해 3월) 때 희망농가의 신청을 받아 철새 먹이인 보리를 심도록 계약을 맺는 제도로 현재 나포면 십자들에는 철새와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이 이뤄지고 있다.

철새조망대가 연중 365일 운영되는 탓에 직원들이 돌아가며 1주일에 하루씩 쉬고 있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

세계철새축세가 끝난 이후 철새조망대 관람객을 대상으로 주말과 공휴일에 하루 4차례 무료탐조 투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는 이 같은 모든 일도 사랑과 열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요즘 조류연구는 모든 사람들이 기피하는 3D업종이 돼 버렸습니다. 사실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강이나 바다를 찾아다녀야 하고, 뜨거운 여름철에는 산과 갯벌을 찾아 다녀야 하거든요.”

철새를 찾아 다녀야 하는 그는 지붕이 있는 집에서 잠을 잔 날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는 지금의 생활에서 보람과 기쁨도 누리고 있지만 한발 떨어져서 보면 고달프기 그지없다.

언제나 아침 6시면 기상, 하루 4시간 이상 자 본적이 없다. 이렇게 보낸 시간만해도 10여년이 넘는다.

그런 탓에 어느덧 서른 중반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 결혼을 못했다.

지금도 그의 노트를 보면 10여년전부터 기록해온 철새 이름이며 숫자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빛바랜 노트는 그의 인생 그 자체다.

전문가에게 배운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터득해 기록해왔던 것이다.

▲ 한성우 학예연구사가 철새조망대에서 철새 생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겨울철에 철새 선발대가 찾아오면 그렇게 기쁠수가 없지요. 자식이라도 그럴까 싶어요. 하지만 지난해 왔던 철새무리가 안 보이면 시집간 딸처럼 어찌나 생각이 나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는 또 올해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다.

철새들의 서해안 중요 이동 경로인 어청도 등 도서지역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틈틈히 쉬는시간을 활용해 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누군가가 해야 될 일이기에 자신의 열정을 노력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 금강철새전망대

지난 2003년 개관한 금강철새조망대는 군산시 성산면 성덕리 411-1번지, 6,000여평 부지에 연면적 1,000여평, 지하 1층, 지상 11층 규모를 갖추고 있다.

지하 1층에는 강의실과 학습실, 자료도서실, 수장고 등이 들어서 있으며, 지상 1층과 2층에는 조류 전시실과 영상관, 기획전시관 등이 들어서 있다.

10층∼11층에는 레스토랑과 조망대, 스넥코너 등이 있다.

이와 함께 부대시설로 구난조류의 관리보호를 위한 시설과 철새를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기 위한 탐조회랑, 국내 최대 규모인 조류생태공원, 가창오리 체험관, 부화체험관 등 다양한 생태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창오리 체험관은 높이 15m에 길이 34m로 실제 가창오리보다 85배 크기이며, 이 새의 외형은 물론 주요 내부 기관까지 실제와 똑같아 내외부에서 가창오리의 신체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2006년 10월에 개관한 식물생태관에는 유리온실 안에 자생종과 아열대종 등 모두 170여종의 식물이 있으며, 소형폭포와 안개연못 등 조형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김재수기자 kjs@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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