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2년07월05일 19:40 Sing up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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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아리]갈등해결의 사회적 역량을 키워가자

지난 6월5일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우리 사회에서는 처음으로 갈등해결의 사회적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회갈등포럼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전북에서도 주요 인사의 참여가 있었다.

포럼은 평화적 갈등해결에 필요한 시민의식 고양과 더불어, 지역 사회 갈등현안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통해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바람직한 갈등해결 전형을 창출하여, 궁극적으로 갈등해결의 사회적 역량을 키워가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면적과 인구에 비해 어느 지역보다 갈등이 다발하는 전북으로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대부분의 갈등은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있는 지난 시기의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주의적인 통치 관행, 공익과 사익의 균형을 존중하기보다는 사익 우선주의적 사고와 행동, 마지막으로 모든 갈등을 대립과 경쟁만이라는 협소한 방법만으로 해결하려는 갈등해결 방법에 대한 무지에 뿌리를 두고 있다.

뒤돌아보면, 국민을 헐벗음으로 구하겠다는 박정희 정권의 권위주의적 통치 역시 한국 사회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했고, 이후 민주주의 발전의 토대를 쌓은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또한 이유도 모른 채 100만 명이 넘은 전쟁을 경험하면서 우리 부모세대가 가슴에 사무치게 깨달은 것은 공산주의에 앞서는 자본주의 이념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해서든지 ‘살아남는 것’, 이 세상에 믿을 놈(?)은 가족 밖에 없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이들의 경험과 각오가 오늘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쟁과 북한과의 치열한 체제 경쟁 과정에서 형성되고 강화된 반공주의 논리와 70~80년대 민주화 운동 과정은 반공과 친북좌파, 민주와 반민주라는 두 개의 틀로 우리 국민 모두를 가두어 버리고 우리의 의식구조를 단순화시켜 버렸다.

권위주의적 효율성과 생존에 기반을 둔 극단적인 개인주의, 성실성, 흑백논리가 우리사회를 세계사에 유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대부분의 문제들은 부모님세대가 직면했던 것과는 전혀 다르다. 지속적인 경제성장, 양극화 해소, 일자리 나눔과 창출, 고령화 대비, 기업 간 협력, 노사 갈등의 해소, 지역균형 발전 등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대부분의 과제들은 더 이상 기존의 권위주의, 개인적 성실성, 흑백논리만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과제들이다.

우리가 직면한 과제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해법을 요구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인정과 배려, 타협과 수용, 협력과 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낡은 의식과 관행, 구태의연한 문제해결 방식이 시대적 과제해결을 어렵게 만들며,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 이런 모순이 사회적 혼란과 새로운 갈등을 불러오고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부어야한다’는 성서의 말씀처럼,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낡은 옷을 벗어 던지고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새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권위주의적이고 일방적인 통치관행을 버리고 민관이 참여하여 논의하고 결정하는 협치관행을 만들어야 하고, 제 것부터 챙기는 것이 진리라는 사익우선주의에서 사익과 공익을 함께 존중하고, 공동체의 법과 규범을 존중하는 공화주의적 시민의식을 만들어 가야하고, 모든 문제를 대립과 다툼을 통해서만 해결하려드는 단순한 문제해결 방식으로부터 대화와 타협, 협상과 합의, 설득과 통합 등과 같은 문제해결의 다양한 방법을 온 국민이 학습해야 할 것이다.

결국, 오늘 전북이 직면한 다양한 갈등을 평화적이고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디더라도 전북도인의 문제해결 역량, 갈등 해결 역량을 키우고 이를 사회화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박태순(사회갈등연구소 소장)

새전북 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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