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소득 높지만 노후대책 부실… 베이비붐세대 '풍요속 빈곤'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1.04.06 20:12

도내 베이비붐 세대는 고소득자이면서 씀씀이도 크지만 10명 중 5.7명은 국민연금조차 없을 정도로 노후대책은 부실했다. 가입자마저 은퇴한 후 매월 나눠받게 될 연금은 현 생활비 5분의1 수준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전북발전연구원은 6일 이슈브리핑(베이비붐 세대의 부상, 정책패러다임 변화 필요하다)을 통해 도내 베이비붐 세대를 진단한 결과 이같은 현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전쟁 직후 산아제한 정책도입 이전(1955~63년)에 태어난 40·50대 중후반을 지칭한 것으로, 도내에는 전체 인구 약 16%(29만3,440명)를 점유했다.

이들은 연평균 가구총소득이 3,480만 원대에 달해 도내 중산층 평균 소득보다 600만원 가량 더 벌었다. 전체 83%는 도심에서 살고 아파트 거주자는 51%, 이중 87%는 분양받았다. 안정적인 소득원인 근로활동 참가율이 전국 평균보다 20%포인트 높은 74%에 달한 결과다.

그러나 노후대책은 부실하다고 평가됐다.

전체 절반가량은 은퇴하면 곧바로 생활고에 쪼들릴 ‘예비 빈곤층’으로 꼽혔다. 국민연금 실태를 조사한 결과, 미가입자만도 전체 57%에 달했다. 가입자조차 은퇴한 후 지급받게 될 연금은 현재 월평균 생활비(146만원)의 18% 수준인 27만5,000원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이마저도 여성은 남성(49만원)의 절반도 안 되는 22만여 원에 불과했다. 도농 격차도 커 도시지역(행정구역상 동) 가입자는 월평균 24만~68만 원인 반면, 농촌지역(읍·면)은 2분의1 수준인 8만~39만 원대로 예상됐다.

조경욱(여성정책팀 연구위원) 책임연구원은 “도내 베이비붐 세대는 고소득자이면서 대졸이상 고학력자도 17%에 달한다. 그러나 기초적인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가입율은 낮을 정도로 노후대책은 부실하고 농촌으로 갈수록 이런 현상은 더 또렷하다는 게 특징이다”고 말했다.

그 원인에 대해선 “전반적으론 부모를 부양하면서 자녀도 키우는 ‘낀 세대’라 정작 스스로의 노후대책은 제대로 세우지 못한 것 같다. 이중 농촌 거주자는 농도란 특성상 토지 소유욕이 커 땅을 팔아 은퇴대비 투자를 하는 것을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 추세라면 “은퇴기 전후로 남·녀와 도·농간 양극화 현상은 심화돼 지역사회 문제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전북발전연구원은 그 시점을 2020년으로 보고 노인복지정책을 개편할 것을 지자체에 권고했다. 공적연금 가입 유도와 일정액 보전을 비롯해 노후설계 지원, 조기 은퇴자를 겨냥한 일자리 창출과 전문직을 활용할 인재은행 설립 등을 제안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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