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은 지리산 다음으로 크고, 넉넉하고 덕이 있는 산이라는 의미다. 남덕유산은 덕유연봉의 남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뜻이다. 덕유산의 최고봉인 향적봉 일대를 북덕유, 전북 장수에 있는 서봉을 장수덕유으로 일컬으며, 장수지역에서는 장수 덕유산를 5대 명산의 하나로 꼽고 있다. 덕유산하면 북쪽의 주봉인 향적봉과 무주구천동의 33경만 생각하기 쉬우나 장수덕유(서봉)과 남덕유산까지 덕유산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남한에서는 지리산국립공원 다음으로 웅장하고 넉넉한 산으로 평가받는다.

덕유산의 한 봉우리는 무주에서 시작되고, 또 한 봉우리는 장수에서 일어나는데, 임진왜란때 일본인들이 덕유산을 보고 크고 덕이 있는 산에서 싸울 수 없다하여 퇴군했다고 전해진다. 북덕유와 남덕유를 잇는 29km의 백두대간종주코스는 덕유산의 넉넉한 자연의 진면모를 발휘하며, 봄철의 철쭉이도 아름답지만 겨울철의 설화는 등산객들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한다. 특히 남덕유 정상의 암봉은 높고 깊게 드리워진 운해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출한다.

정상에 서면 북덕유의 향적봉이 눈앞에 다가오고 남으로 지리산 서북능선이 웅장하게 자리잡고 있다. 겨울철에 향적봉의 설화도 일품이지만 남덕유산에서 북덕유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장엄한 산줄기와 겨울풍경의 극치인 설경이 이룬다. 동북능을 따라 월성재를 거쳐 삿갓골재에서 내려가는 삿갓골에서 거창군 북상면 황점마을로 이어지는 계곡은 폭포와 담소가 5-6월의 철쭉과 가을에는 아름다운 단풍과 어우러져 산행의 백미다.

남덕유에서 흘러내리는 함양군 사상면으로 흘러내리는 계곡물은 남쪽 함양군의 중심부를 뚫고 남강을 이루고 거여정, 군자정을 비롯 송월정 등 많은 피서객과 관광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수많은 명소를 만들어 놓고 있다. 남쪽 기슭엔 경남공무원교육원과 천년고찰 영각사(靈覺寺)가 자리잡고 있다.

남덕유의 산줄기는 백두산 장군봉을 출발한 백두대간이 지리산 천왕봉까지 남으로 뻗어가다 민주지산 삼도봉. 대덕산, 삼봉산, 덕유산의 향적봉 옆 백암봉을 지나 해발 1,300여m가 넘는 산줄기를 따라 서남쪽으로 장장 20여km를 뻗어가며 남쪽 산 끝자락에 장수덕유(서봉)와 남덕유산을 솟구쳐 놓았다. 하지만 덕유산 정상인 향적봉은 백두대간에서 북쪽으로, 남덕유산 정상은 동쪽으로 약간 비켜나 있다. 행정구역은 전북 장수군 장계면과 계북면, 경남 함양군 서상면, 거창군 북상면에 위치해 있다. 남덕유산의 물줄기는 서쪽은 금강으로 합수되고, 동쪽은 낙동강에 합수된다.

▶산행안내(휴식시간 포함)

ㅇ1코스:영각사-숲길-임도-계곡안부-영각재-철계단-암봉-정상-장수덕유(서봉)-서능-교육원삼거리-영각교, 5시간30분 소요

ㅇ2코스: 영각사 -매표소 -너덜지대-능선 안부-철계단-남덕유산 정상-영각사, 4시간 소요

ㅇ3코스:육십령-할미봉-암봉-교육원삼거리-암봉-장수덕유(서봉)-남덕유산-암봉1,2(철계단)-안부-너덜길- 매표소- 영각사입구, 6시간30분 소요

ㅇ4코스: 영각매표소-암봉.철계단-남덕유산-월성재-삿갓골재-무룡산-동엽령-칠연폭포 갈림길-안성매표소, 8시간 소요

ㅇ5코스; 육십령-할미봉-장수덕유(서봉)-남덕유산-덕유산 백암봉-신풍령, 13시간 소요

ㅇ6코스: 영각사 -남덕유산-월성재-삿갓골재-무룡산-백암봉-향적봉-백련사-삼공리, 11시간 소요

이번 산행은 전주명품산악회(회장 김영근)의 이경림대장과 김문규고문의 안내를 받아 1코스를 답사했다. 남덕유산은 백두대간의 육십령이나, 함양군 서상면에서 영각사를 거쳐 오르는 길과 거창군 북산면에서 오르는 3개 코스가 대표적이다.

천년고찰 영각사를 둘러보고, 영각사에서 500m 지점에 있는 매표소를 지나 계곡길로 들어서면 단풍나무숲이 울창하다. 남덕유(1.9km) 이정표를 만나면 본격적으로 오름길이 시작된다. 돌계단길이 시작되고 육십령에서 남덕유를 종주하고 오는 팀을 만난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남덕유 지능선이다. 북쪽으로 백두대간 삿갓봉과 무룡산 너머로 덕유산 향적봉이 한눈에 잡힌다. 눈을 남쪽으로 돌리면 경남교육연수원과 육십령에서 남덕유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줄기가 다가온다. 세 개의 암봉은 지긋지긋한 철 계단의 연속으로 정상까지 가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하지만 암릉에서 조망은 환상적이다. 정상에 서면 커다린 표지석이 반겨 맞는다. (영각사에서 2시간 소요)

정상에서 조망은 북덕유로 이어지는 덕유능선이 영호남을 가르며, 삿갓봉, 무룡산, 덕유평전과 그 뒤로 향적봉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특히 가을 단풍도 좋지만 겨울의 설경이 최고이다. 남쪽으로는 지리산 천왕봉부터 노고단, 성삼재까지 이어지는 지리산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춤을 춘다.

정상 아래 백두대간 향적봉 가는 길과 장수덕유의 갈림길인 헬리포트에서 50분 동안 느긋하게 오찬을 즐기는데 날파리들이 음식물로 곤두박질치며 죽는다. 서쪽으로 장수 토옥동, 동쪽은 함양 통점이 한눈에 잡힌다. 산죽길을 내려와서 암봉의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표지석이 있는 장수덕유(서봉)이다. (남덕유에서 40분 소요)

진달래가 만발한 백두대간 자락을 누비며 암봉을 내려오면 완만한 능선길에서 경남교육원 삼거리를 만난다.(장수덕유에서 1시간10분 소요) 오늘은 어제 산행이 누적돼서 육십령방향이 아닌 경남교육원쪽으로 하산키로 했다. 지나온 남덕유를 올려다보면 육산처럼 다가온다. 계곡삼거리에서 임도를 따라 내려오다가 농가를 지나 시멘트 농로를 내려오면 영각사와 서상을 잇는 도로변 영각교에 닿는다.(장수덕유에서 2시간 소요)

▶문화유적 및 명승지

[영각사,靈覺寺] 신라 헌강왕(876년)때 심광대사가 창건하였다. 1907년에 소실된 것을 강용월 대사가 중건하였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사찰과 화엄경판까지 소실되었다. 이 경판은 설파대사가 감수하여 만든 것으로 국보급의 가치가 있는 유명한 것이었다. 1959년 해운스님이 법당을 신축 준공하여 옛 모습을 되찾아 전통사찰 제55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설파대사(雪坡大師)의 이름은 상언(尙彦 1707-1791년)이고, 호남의 무장현(지금의 고창군 무장면)이다. 효령대군의 11세손이고, 집안이 가난하여 19세에 고창 선운사에 투신하였다. 어릴 때부터 대단히 총명하였으며, 불교의 진리에 대해 이해가 빨랐고, 신묘한 이해는 화엄경에 더욱 풍부하여 화엄경판을 만들게 되었다.

▶교통안내

[드라이브]

ㅇ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서상나들목-서상-37번도로에서 우회전 -영각사

ㅇ 대전통영간고속도로 장수나들목-26번국도-육십령

ㅇ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무주나들목-19번도로-적상-시산삼거리-49번도로-무주구천동

[대중교통]

ㅇ함양-영각사: 군내버스 1일 6회 운행(06:30, 07:30, 09:30, 13:00, 15:30, 17:00)

ㅇ영각사-함양: 군내버스 1일 6회 운행(07:45, 08:55, 10:55, 14:15, 16:45, 18:25)

함양터미널 055-963-3281

ㅇ장계-육십령: 시외버스 1일 4회 운행(07:40, 11:50, 13:40, 14:40)

장계시외버스 터미널 063-351-8889

▶맛집(지역번호 063)

ㅇ토옥동산장(353-1216) 남덕유산 서쪽자락 토옥동계곡에 자리잡은 이 음식점은 청정지역에서 자란 송어회와 산천어회가 일미다.

ㅇ청기와집(353-5292) 장계면에 위치한 이 음식점은 엄선된 재료만 고집하는 한방오리 전문식당이다.

/김정길 전북산악연맹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