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한-EU FTA "농축산-중소제조업 위기… 자동차 수혜"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1.07.03 15:04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희비가 엇갈렸다.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인하 효과가 기대되지만 생산자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도내의 경우 농축산업은 집중 타격이 예상되는 반면, 자동차와 기계산업은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관세 철폐 어떻게= 전북발전연구원에 따르면 1일 FTA 발효로 전 공산품(임산물 포함)의 관세가 7년 안에 철폐된다. 이중 냉장고와 타이어, 자동차부품과 선박 등 전체 91%(8,500여개)는 발효즉시 사라졌다. 도내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배기량 1.5ℓ 이하)는 5년 뒤 없어진다.

농축산물은 쌀과 고추 등 민감품목 53개를 제외한 전체 95%(1,300여개)의 관세가 15년 안에 단계적으로 폐지된다. 이중 도내가 주산지인 복분자주와 머루주 등 와인시장은 즉시 폐지됐고, 돼지고기는 2년 뒤부터 10년 안에 사라진다. 발효유와 들깨, 복숭아와 느타리버섯 등 290여종은 10년 안에 없어진다. 이밖에 법률과 회계, 건설, 금융, 방송 등 115개 서비스 시장도 연차적으로 개방된다.

△농축산 집중타격= 값싼 유럽산 농축산물이 수입되면 전북산 생산액은 연평균 206억원, 최대 325억원씩 감소세가 예측됐다. 이중 98%(202억원)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등 축산물에 집중됐다. 가장 큰 피해품목은 연평균 144억 원대 감소세가 전망된 돼지고기가 꼽힌다.

닭고기는 연평균 57억원, 낙농 46억원 등 순이다. 쇠고기는 이미 미국산과 호주산에 시장을 내줘 유럽산 개방에 따른 추가 피해는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다. 농업분야는 토마토와 포도, 감자 등을 중심으로 연평균 1억~2억원 안팎씩 감소세가 예상됐다.

전북산 농축산물의 대 유럽 수출경쟁력도 낮아 전체 무역수지는 연평균 680만 달러 적자가 예측된다. 우리 돈 약 76억원 규모다. 수입은 연평균 40만달러 더 늘지만, 수출은 14만달러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현재 대 EU 무역수지는 2009년 기준 약 660만달러 적자다.

△자동차 반사이익= 최대 수혜주는 전북경제를 지탱해온 자동차 산업이 꼽힌다. 수출은 연평균 6,100만달러 증가하는 반면, 수입 증가액은 300만달러 규모로 무역수지는 약 8,300만달러 흑자가 전망됐다.

기계와 섬유산업도 비교우위는 아니지만 각각 연평균 4,200만달러와 1,500만달러 흑자가 예상됐다. 앞으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중심으로 한 조선업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조선업이 수출전선에 뛰어들면서 도내 총수출액은 사상 첫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철강제품은 1,020만달러 규모의 적자, 석유화학과 정밀화학도 320만달러와 110만달러 가량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도내 제조업의 대 유럽 무역수지는 2009년 기준 약 1,152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중소기업 무방비= 중소 제조업체 2개사 중 1개사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FTA 발효로 유럽시장이 열렸지만, 전체 업체 55%가 ‘원산지 인증수출자’ 인증을 못 받은 결과다. 문제의 제도는 EU 회원국에 건당 6,000유로 이상 수출하는 기업은 원산지 증명과 법규 준수여부 등 일정요건을 갖춰야만 관세혜택을 주도록 규정됐다.

그러나 관세청 조사결과, 이같은 인증이 필요한 도내 대 EU 수출기업 모두 73개사 중 40개사(55%)는 현재 인증받지 못했다.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기획재정부 전북FTA활용지원센터는 “FTA 비준안에 규정된 무관세 혜택을 얻으려면 업체별(전 수출품목), 또는 품목별(개별 수출품목) 중 1종류를 선택해 관세청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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