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도, 민간위탁기관 관리감독 하긴하나

105개 기관에 연간 300억 지원…협약서 체결도 형식적, 정산 소홀로 사업 잔액 예산 새나가

기사 작성: 임병식 기자 - 2013.11.13 16:10

지방자치단체 사무를 민간에 위탁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민간위탁은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명분 아래 확대되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소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그러나 민간위탁 목적대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지, 예산은 제대로 쓰이는지 관리감독은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13일 전북도 기획관리실을 대상으로 한 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민간위탁업무에 대한 관리 감독 소홀이 도마에 올랐다. 전북도와 민간수탁기관 간 협약서 체결은 형식적이며, 사업연도 종료에도 불구하고 정산을 게을리함으로써 예산낭비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김대중 의원(정읍2)은 이날 민간위탁사무의 허점을 꼼꼼하게 짚었다.

전북도 민간위탁사무는 인재육성재단을 포함해 105개 사업으로 매년 300억원 가까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민간위탁사무는 민선 4기초와 비교하면 30% 이상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민간위탁사무를 확대만 했을 뿐 사후 관리는 부실하다는 게 김 의원 주장이다. 김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당시에도 민간위탁사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을 촉구한 바 있다.

전북도 유기상 기획관리실장은 정산을 통해 사업비를 반납 받은 민간위탁기관이 몇 곳이냐는 질문에 “4개 기관에서 3억여원을 반납 받았다”고 답변했다. 나머지 101개 민간위탁 기관은 “정산이 제대로 됐는지 감사 중이어서 아직 반납을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정산이 제대로 됐는지 감사 중이라는 답변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민간사무수탁협약서에 근거해 사업 연도가 종료된 다음해 초 정산해야 한다. 협약서 규정대로 정산하고 반납하면 되는데 101개 기관은 늦어지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협약서대로라면 민간위탁기관들은 2012년 사업에 대해 2013년 초까지 정산을 마쳐야 한다. 또 정산 결과 사업 목적대로 집행하지 않은 예산이 있는 경우 반납해야 한다.

그러나 전체 101개 기관들은 2013년 11월이 되도록 2012년 사업 정산을 안한 셈이니 관리감독 소홀 문제로 불거진 것이다. 김 의원은 “민간위탁기관이 스스로 반납하면 다행이고 반납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무사안일주의가 만연돼 있다. 주관 부서의 감독 소홀과 수탁기관의 배짱이 맞물려 예산이 낭비되고 있다”면서 형식적인 관리감독을 문제 삼았다.

이어 “4개 기관에서 미집행 예산 3억원을 반납했다. 나머지 101개 기관으로 확대하면 적지않은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목적대로 예산이 집행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한다”면서 주관 부서의 허술한 지도 감독에 문제를 제기했다. 유기상 기획관리실장은 “감사가 완료되는대로 사업목적대로 집행되지 않는 예산이 있는 경우 반납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임병식 기자 montlim@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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