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부자감세 철회 없는 서민증세 강행 반대"

담뱃값 인상 논할 때가 아니라 조세정의 어떻게 실현할 지 논쟁해야

기사 작성: 김성주 국회의원 새정치민주연합 - 2014.09.18 19:01

누구나 세금에 대해서는 불만이 많지만 피할 수 없는 것이라 공평하면 받아들이게 된다. 세금은 소득이 많을수록 많이 부과하고 적을수록 적게 부과하는 것이 조세정의에 맞다. 갑오년 전봉준장군의 고부봉기도 군수 조병갑의 과도한 물값에 항거해 일어난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9월11일 현재 2500원인 담뱃값을 내년부터 4500원으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최소한 4500원 수준으로 담뱃값을 올려야 흡연율이 떨어진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담뱃값이 최소한 8000원 이상으로 인상되어야 흡연율이 감소한다고 주장한다. 총리실 산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담배 및 주류의 가격 정책 효과> 보고서를 보면 금연하는 담배가격은 9,065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담뱃값이 9000원 정도 올라가면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4500원을 제시했다. 왜 정부는 절반 수준인 담뱃값 4500원을 주장하는 것일까? 그 의문을 풀 수 있는 정부 연구기관 보고서가 있다.

기획재정부 산하 조세재정연구원의 <담배과제의 효과와 재정> 보고서는 담뱃값이 오르면 담배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담배는 다른 기호식품과 달리 중독성이 강해 가격이 올라도 상대적으로 소비가 크게 줄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담배가격이 4,500원일 경우 담배세수가 가장 커지고 5,000원 이상이면 오히려 세수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정부의 담배 값 인상 목적은 건강증진이 아니라 세수 극대화임이 분명해진 것이다.

조세를 통한 우리나라 소득재분배 효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4에 불과한 최하위권이다. OECD 평균 조세부담률이 40%대에 비해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절반 수준이다. 특히 대기업 법인세율과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율은 대단히 매우 낮게 매겨진다.

현재 정부재정의 위기는 MB정부 때 재벌과 고소득층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를 인하한 부자감세로부터 기인한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를 맞아 MB정부는 경제활성화 명분을 내세워 법인세와 소득세를 낮춰준다. 이로부터 5년간 약 100조 가까운 세수결손이 발생했다. 내야할 세금을 감면받은 대기업들은 350조가 넘는 엄청난 사내유보금을 쌓아놓게 된다. MB정부가 깎아준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환원만 해도 앞으로 매년 3~5조가 더 걷히게 된다. 정부가 발표한 담배세, 주민세, 자동차세 등을 합쳐도 4조 정도이니 부자감세철회만으로도 서민증세를 대체하고도 남는 것이다.

이렇게 쉽고 빠르며 조세정의에 맞는 부자감세 철회 없이 거꾸로 서민의 호주머니를 터는 서민증세로 재원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부자정권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일이다. 지금은 담뱃값을 얼마 올릴 것인가 얘기할 때가 아니라 조세정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를 논쟁해야 한다. 부자감세 철회 없는 서민증세강행을 반대한다. 박근혜정부의 소비세 인상을 앞세운 세수확보정책은 ‘비정상의 정상화’가 아니라 ‘비정상의 고착화’를 획책하는 것이다. 재벌과 부자들에게 걷어야 할 세금을 걷지 않으니 국가재정이 악화되고 그 부담을 개인에게 떠넘기니 개인부채 1,000조 시대가 된 것이다. 담뱃값 인상 논란을 조세논쟁으로 전환시켜 조세정의를 이루고 복지국가를 실현하는 목표에 다가가는 대 토론을 벌여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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