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권 주유소가 1,000곳을 돌파했다. 그 증가세만 놓고보면 장사가 잘 되는것마냥 비춰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얘기는 크게 달라진다. “문 좀 닫게 도와달라”는 하소연이 쏟아질 정도다. 일반 자영업자와 달리 문을 닫고싶어도 막대한 폐업비용 없인 그만둘 수 없는 까닭이다.

△문 좀 닫게 도와주세요(?)= 전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에 등록된 주유소는 모두 1,009곳.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70곳 가량 늘었다. 폐업보단 새로 개업한 주유소가 그만큼 더 많다는 의미다. 그러나 휴업한 숫자를 헤아리면 상황은 달라진다.

현재 휴업중인 주유소는 모두 45곳에 이른다. 일부 강제휴업(법령위반)도 포함됐지만 대부분 경영난에 몰린 휴업으로 알려졌다. “폐업하려 해도 폐업비용을 마련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휴업을 선택한 사례가 많다.” 주유소협회측의 설명이다.

주유기와 저장탱크 등 시설 철거비만도 약 5,000만원, 특히 주변 땅이 기름에 오염됐을 경우 원상 복구비를 포함하면 1억원을 훌쩍 넘기기 때문이다. “일본처럼 폐업비용 일부라도 국가나 지자체가 보전해줬으면 좋겠다.” 휴업자들의 하소연이다.

△주요소간 출혈경쟁 심화= 이처럼 휴폐업이 꼬리 문 이유는 뭘까? 동업종간, 특히 알뜰주유소와 셀프주유소 등 이른바 저가 주요소간 출혈경쟁이 가장 먼저 꼽힌다. 현재 이런 저가 주유소는 전체 7%인 70여개에 달한다.

2012년 도내 첫 저가 주요소가 문을 연지 2년도 안 돼 우후죽순 생겼다. 소비자 입장에선 ‘환영할 일’이지만, 판매자 입장에선 ‘죽을 맛’인 셈이다. 덩달아 주유시장 경쟁구도도 서비스에서 가격 중심으로 돌변했다.

무료 자동세차라든지 음료수와 화장지 제공 등은 더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졌을 정도다. 오직, ‘적자생존’식 가격경쟁만 남겨졌을 뿐이다.

△고객 내쫓는 자동차도로= 해마다 늘어나는 자동차 전용도로도 주유업계에는 치명타다. 도내의 경우 대부분 도심을 벗어난 외곽도로, 그것도 10m이상 높인 숭상도로로 건설된 까닭이다. 자연스레 도심 교통난 해소에는 일조했지만 주유소 접근성은 크게 악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