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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상처' 치유하는 '사랑의 인술’

'베트남의 슈바이처' 신효근 교수 대통령 표창…600여명 언청이 무료 수술

기사 작성:  이종근 기자 - 2014.12.23 19:25

베트남전쟁이 끝났지만 그 휴유증은 아직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베트남전쟁 당시 고엽제의 영향으로 구순구개열 환자가 유달리 많다. 특히 전쟁 3세대까지 그 영향을 미쳐 아직도 발병률이 높고 증세도 심하다.

20여년 동안 30차례의 봉사활동을 통해 600여명의 구순구개열(일명 언청이) 환자들에게 무료로 시술을 해준 전북대 신효근 교수(치의학전문대학원)가 ‘2014 국민추천 포상’을 통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9일 신효근 전북대 교수를 비롯한 국민추천포상 수상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그동안 아름다운 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공로에 감사와 존경의 뜻을 표했다.

“베트남 환자 가족들의 눈빛에 담긴 감사의 마음을 느낄 때마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봉사활동을 펼치는 베트남 중부 지역은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이 격전을 치렀던 곳이다. 그가 베트남에 유독 큰 애정을 갖고 있는 이유는 그곳이 고엽제 영향으로 구순구개열 어린이 환자들이 가장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신교수는 “처음 봉사를 하러 갔을 때는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식당에서 쫓겨나기 일쑤였다"며 "한국인에 대한 적대감이 높고, 구순구개열 환자가 많은 이유도 다 전쟁의 상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베트남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슈바이처’로 불리는 신 교수는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07 등 두 차례나 베트남 정부로부터 국민건강 훈장을 받기도 했다.

신교수는 1995년 처음 은사인 민병일 서울대 명예 교수를 따라 베트남에 해외봉사를 다녀온 게 계기가 됐다. 20여년 째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의료봉사를 위해 베트남을 찾고 있으며 요즘은 제자들을 데리고 매년 2∼3차례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다. 그는 "수술이 끝나고 회진을 돌면 부모들이 감사의 편지를 주거나 돈을 하트 모양으로 접어 건네기도 한다"며 "할머니는 베트남 간호장교, 할아버지는 공산군으로 활동한 한 아이는 이들의 후손으로 상태가 좋지 않아 5회에 걸쳐 기형 수술을 했는데, 벌써 초등학교에 들어가 다닌다는 말을 듣고 의료봉사를 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손이 떨려 외과 수술을 못할 때까지는 이 일을 이어 나가고 싶다”는 신교수는 “저보다 숨어서 더 큰 봉사를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과분한 상을 받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영광지만 부끄럽기도 하다”며“이번 표창은 이같은 우리의 활동들을 더욱 열심히 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구순구개열을 비롯, 턱교정 수술 등 얼굴 기형 수술 최고 권위자인 신 교수는 전주고를 졸업, 서울대학교치과대학, 대학원 졸업(치의학박사), 전북대학교 치과대학 학장 등을 역임한 가운데, 특히 1991년에 국내 최초로 구개열 환자를 위한 언어치료실을 개설, 일관적인 치료 체계를 갖추고 치료와 연구 등 국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음성학회 회장, 전북대 치과대학 학장,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회장,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그는 오늘도 학생들에게는 항상 베푸는 삶을 강조하며 겸손함을 실천하는 의사가 되도록 가르치고 있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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