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월요아침]TV프로그램, 연예인에서 문화예술인 중심으로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8월 10일 14시17분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만나 ‘문화예술인 기본소득’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대통령 취임 1개월도 채 안된 상황에서 문화예술인과 만남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이재명 대통령은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생계와 창작 사이에서 힘겹게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위로하면서, 국가가 생계 걱정없이 창작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안정된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문화예술 진흥과 문화예술인 창작활동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한국의 대중예술에서 순수예술은 폭싹 망한 상태인 반면에 상업예술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대중예술의 편향성은 순수예술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인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더 심각한 것은 순수예술인 양성하는 대학교육에서 무용학과, 국악학과, 음악학과 등이 폐과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중예술이 타락하면 상업예술이 번창하여 연예인지상주의로 발전한다. 지상파 텔레비전과 케이블 텔레비전을 켜면 온통 연예인 출연 예능 프로그램과 케이팝, 가수들의 가요쇼 프로그램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태동한 뉴스전문 케이블 방송국이건 지상파 방송국이건 예능 연예 프로그램에 쏠림 현상이 심각하고 순수예술을 방영, 공연하는 TV프로그램은 눈씻고 찾아보기 힘들다. TV방송 프로그램에서 순수예술 프로그램을 대폭 편성하여 상업예술과 균형잡힌 프로그램을 방영할 수는 없는 것일까. 민간기업의 상업방송과 국민 세금과 시청료를 지원받는 공영방송의 차별화가 필요하다. 공영방송은 공공의 기능이 우선해애 한다. 여러개 뉴스전문체널에서 하루종일 같은 뉴스를 반복 송출하는 것도 비효율적이고 비생산적이다. 요즘 TV를 켜면 민영방송이건 공영방송이건 온통 상업방송과 상업예술이 판을 치고 순수예술, 문화예술은 홀대를 받고 있다.

대중예술에서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은 그 차이가 크다. 순수예술은 클레식(classic)이요 고전(古典)이라 할 수 있다. 고전은 문학, 음악, 미술, 연극, 영화 등에서 시대를 초월한 작품성을 보여주는 예술세계를 말한다. 고전은 문화예술의 격조와 깊이에서 진한 감동이 우러나오고 예술적 감성이 오래 남는다. 고전적 프로그램들은 한국인의 문화수준과 예술적 정서를 향상시켜 국민들이 부드럽고 온화한 감성을 갖게돼 분열, 혐오, 반목이 가득한 사회적 갈등의 해소에 기여할 것이다. 오늘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는 흥행을 목표로 깊이가 없고 즉흥적이며, 연예 예능인의 신변잡기, 흥미 위주 1회성 등 효능감이 떨어지는 상업방송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상업방송과 상업예술이 극성을 부릴수록 대다수 국민들은 불행해진다.

예부터 텔레비젼은 바보상자에 비유되었다. 바보상자란 TV방송이 시청자와 국민의 방송이 아니라 정권의 우민화(愚民化) 도구로 전락했다는 의미다. 이제 국민은 더 이상 바보가 아니다. 역대 정권들은 우민화 수단으로 상업방송과 상업예술의 성행을 부추킨 경향이 있었다. 역대 정권에서 상업방송과 상업예술이 심화되면서 TV방송 프로그램은 온통 연예인, 예능인들이 독차지하고 연예인으로 출세하는 길을 제공하는 등 연예인지상주의를 조장해 왔었다. 문화예술인들은 자기 분야에서 오랫동안 순수예술을 갈고 닦아도 방송 출연의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은데, 젊은 연예인들은 노래 한 곡만 잘 부르고 인기에 오르면 돈방석에 앉고 호화로운 생활을 즐긴다. 또한 배우와 탈렌트가 드라마 한 편당 수천만원의 출연료를 받는다면 평범한 국민들은 열등감과 좌절감을 겪게 될 것이다. 이제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에서는 TV프로그램에 방송연예인과 문화예술인 출연이 균형을 갖췄으면 좋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21대 대통령 당선 직후에 문화예술인들을 만나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도입을 역설한 것은 순수예술이 푸대접받는 한국사회의 심각성을 진단한 결과로 보인다. 최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3법이 통과되고 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방송지배구조의 개편이 아니라 양질의 TV프로그램 개편이어야 국민들이 효능감을 갖게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주권정부는 순수예술인의 활동 기회 확대와 문화예술인 활동 TV프로그램 방영을 충족시켜 줘야 한다. 문화예술 진흥은 대립, 갈등, 분열의 사회병리현상을 치유할 수 있다. 그 실현 방안은 문화예술체육 분야 국가예산을 대폭 상향조정하면 해결된다. 김대중정부에서 문화예술 체육 분야 예산이 1%를 넘었는데, 지난 20여년 동안 겨우 0.35% 상승하는데 그쳤고, 지난 정부 국가예산에서 문화예술 체육 예산이 1.35%를 차지하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기간에 문화산업 진흥에 역점을 두고 K-컬쳐를 세계적으로 확산시켜 문화강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해왔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문화예술강국으로 나아가려면 국가예산에서 문화예술체육 예산을 2.5% 정도로 획기적인 상향 조정을 실천해야 한다. 문화예술 예산이 증액되면 순수예술인의 창작활동 지원, 문화예술인 기본소득 지급, 문화예술 활동 TV방영, 국민창작 플렛폼 운영 등 순수예술 진흥과 문화예술강국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산업시대에는 문화가 국력이다!

/송화섭(전 중앙대 교수,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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