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지역의 재발견] 국가의 의무

기사 작성: 임경진 지역활력센터 이사 - 2015.06.02 17:12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10조),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를 진다(34조 2항), 국가는 노인과 청소년의 복지향상을 위한 정책을 실시할 의무를 진다(34조 4항), 국가는 지역간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123조 2항)

위 내용은 우리나라의 헌법에 규정하고 있는 국가의 의무 중 일부이다.

묻는다. 국가는 국민에게 의무를 다하고 있는가?

국가의 국민에 대한 일상적 보호 측면에서의 신뢰에서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세월호와 천안함 등의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 국민들에게 ‘국가는 무엇이며, 국가는 국민을 위하여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곧 국가의 존립이유와 근거일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국가가 국민 모두를 일일이 보호해주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겠지만 국민에 대한 기본적 책임을 바탕으로 지역과 정파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적재적소에 행정력을 분배하고, 공평무사하게 운용하여 되도록이면 많은 국민들이 보다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본분이 아니겠는가?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교육, 양육, 주택, 의료, 노후대책 등 개인의 노동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분야의 국민의 보편적 복지 욕구를 정부는 서민들에게 그 사회적비용을 무리하게 전가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정부가 운영하고 관리하던 의료 기관, 의료 보험을 일반 기업이 운영하는 사보험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료민영화, 의료 영리화 정책이나 어느새 우리주변 입시의 주축이 특목고와 자사고로 재편되어 공교육이 무너진건 어제 오늘일이 아니며, 행정력의 한계에서 발생하는 복지의 사각지대를 또다시 행정력으로 해소하겠다하고, 기초수급자의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 등이 그 사례의 일부가 될 것이다.

최근 경제, 정치 상황과 맞물려 우리 사회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법률소비자연맹, 2015.4.25 대학생과 대학원생 2천125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법이 대체로 지켜지지 않는다 85.69%, 법보다는 권력이나 돈의 위력이 더 크다87.01%)

지난 2011년 마이클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가 신드롬을 일으킨 것 역시 우리사회가 그만큼 정의롭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닐까.

이렇듯 정의가 사라진 사회에서 정부주도의 정책이 과연 국민의 지지를 받고 성공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정부주도의 지역활성화 사업은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한 채 부처마다 산발적으로 추진하거나 일회성 지원으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본적으로 정부정책에 대한 신뢰 부족 역시 사업 실패의 중요 원인이었다.

사람보다는 외형의 성과 중심으로 지원된 사업은 지역주민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공간을 없앴다. 지역의 특성에 맞는 자발성을 담보해내지 못하는 이러한 정책 사업의 추진에 대한 반성으로 대두된 것이 사회적일자리 사업이다.

기본적으로 사회적 취약계층 내지는 지역사회에 일정의 지원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지역안에서 고용창출과 지역활력을 도모하려는 정부의 새로운 접근방법인 것이다.

물론 정부의 보조금이 지원되기에 사업 시작과 운영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의존하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보조금 중단이 사업의 지속성을 저해하게 된 것이다, 정부의 지원금이 중단되어도 스스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대표자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일 것이다.

그렇다. 정책의 문제일 수도 있고 우리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정부의 역할을 비판만 하기에는 현실이 녹녹치 않다. 우리에게는 지방자치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다. 역설적이게도 작금의 상황이 더더욱 지자체의 역할을 중요하게 인식하게 만든 측면이 있다.

즉, 중앙정부의 사업을 지역에 맞게 세심하게 골고루 전파시키되, 미흡하거나 새로이 접근해야하는 분야는 과감하고도 철저히 지역에 바탕을 두고 새롭게 기획, 실행해야하자는 것이다. 특히 중앙정부의 정책 중, 지역민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들은 중앙정부 정책과 연계, 연동한 우리만의 지역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사회적일자리나 복지 정책 역시 예산 부담은 비록 과중하겠으나 경제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특성에 맞게 과감히 취사선택해서 추진하여 지역 주민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할 것이다. 지자체의 다른 표현은 지방정부이다. 정책 방향과 그 역할을 또렷이 바라볼 필요가 있다.

국가가 왜 생겼느냐에 대해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원시사회의 기초를 이루었던 씨족제도는 분업과 계급의 출현으로 붕괴되어 갔다. 잉여생산물이 창출되고 화폐가 출현하면서 재산의 불평등과 사회적 불평등이 나타났다. 씨족 성원들의 평등과 도덕적 권위에 기초한 씨족제도는 이제 더 이상 지탱될 수 없었다. 재산을 가진 계급의 지배적 지위와 특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출현했다.”

/지역활력센터 이사

많이 보는 기사

[지역의 재발견] 국가의 의무

새전북 만평

'2025 아트군산 G-city' , 군산 최초 아트페어! 개막

굿네이버스 전북북부지부, 아동 건강권 증진 캠페인 ‘지금, 움직여 봐!’

소리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는 숨은 주역들이 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