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05월16일 17:31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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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신 밝히기 힘들어"… 소외되는 탈북 청소년

[긴급점검] 북한 이탈주민 지역적응 어떻게? <하> 교육 소외
이주민이라는 특성과 함께 성장기 과제를 안고 살아가는 탈북 청소년. 미래 통일 한국을 이끌어 나갈 세대가 교육으로부터 소외된 채 내몰리고 있다.

탈북 및 제3국 체류 과정에서 탈출과 도피로 인한 심리·정서적 상처, 다른 교육문화와 학습 경험, 학습 공백으로 인한 문제, 정규 학교 편입 과정에서 학령 및 언어 차이 등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심지어 탈북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출신을 밝히기 꺼려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국내 입국한 북한 이탈주민 가운데 10대와 20대 탈북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율은 증가세에 있다. 지난해 6월말 입국자 기준으로 남한에 정착한 북한 이탈주민은 2만8,118명이다. 이 가운데 10대 3,364명과 20대 7,916명으로 전체의 40.11%를 차지한다. 이들 탈북 청소년은 3개월 간 남한 학교생활 적응을 위한 기초교육과 진로 진학상담, 기초적 취업교육을 제공 받는다. 거주지로 편입한 뒤로도 방과 후 공부방 등 지원은 계속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다른 생활 환경 탓에 적지 않은 탈북 청소년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남북하나재단의 2014 탈북 청소년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학교생활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최우선적 문제로 ‘학교 수업 따라가기’(48%)를 꼽았다. 이어 ‘문화, 언어 적응’(48%), ‘친구 관계’(8%) 순으로 답했다.

이는 탈북 이전 낮은 수준의 교육 수혜 정도와 학습 공백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에선 탈북 청소년 중 43.7%가 “북한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고 답했다. 학교 재학 경험이 있는 탈북 청소년 중에서도 소학교(인민학교) 73.6%, 중학교(고등 중학교) 3학년 이하 20.4%, 중학교(고등 중학교) 4학년 이상 5.9% 등 전체적인 교육 수혜 정도는 낮다.

낮은 수준의 교육 상황 탓에 자신의 학령기에 맞게 재학하는 비율은 초등학교 96.1%, 중학교 70.9%, 고등학교 51.9% 등 연령대 대비 재학 중인 교육 과정에는 간극을 보였다. 여기에 제3국 체류 과정과 남한 초기 정착 과정에서 발생하는 학습 공백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탈북 청소년이 학교에서 부적응 상황을 겪는 동안 이들은 위한 대안 학교는 서울 5곳, 경기 2곳, 충남 1곳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대안학교 진학은 전체 4.8%에 그친다.

남북 하나센터 관계자는 “탈북 청소년들은 탈북 과정 중 겪는 인권 유린 상황 속에서 학습권을 보장 받지 못한다. 또 학습 결손을 메우기 위해 나이보다 어린 학년으로 학교에 편입하고 있다. 이는 교우 사이에 받는 상처와 갈등, 남북한 교육제도 및 교육 내용 차이에서 오는 이질성 등 많은 교육적 문제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며 “탈북 청소년의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현실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순재 기자 aonglhus@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