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재정 여건에 지방세 도입 추진
지자체 세수격차 해소책 서둘러야

더불어민주당 안호영의원이 고향세로 불리는 고향기부제 법제화에 나서겠다고 한다. 이른바 고향세는 그동안 전북도내 정치권에서 그 필요성에 공감해 추진되던 내용이다. 도의회에서도 이 제도의 도입을 건의하고 나선지 오래다. 고향세는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 사는 출향민이 지정한 지역에 기부금을 내면 해당 지자체는 이를 받아 예산으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세수가 적은 고향을 위한 출향민들의 애향세인 셈이다. 이런 고향세는 이미 이웃 일본에서 ‘후루사토’라는 이름으로 지난 2008년 도입돼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일본 역시 수도권 인구집중과 경제격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세수가 부족한 현상이 빚어지자 고육지책으로 낸 제도가 고향세다.

고향세를 받은 지자체가 답례차원에서 토산품이나 농산물을 경쟁적으로 선물하면서 제도에 대한 회의가 일기도 했으나 동일본 지진 이후 지역복구에 큰 역할을 하면서 성공적으로 정착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우리라고 해서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당장 이 제도 도입에 대한 정치권의 저항이 큰 모양이다. 이 때문에 안의원이 추진하는 고향기부제는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을 일부 개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법에 고향기부품에 대해 심의 없이 세액을 공제해주는게 주된 뼈대다.

현행법으로는 지자체 기부금품 접수가 원칙적으로 제한되고, 목적과 용도가 지정된 자발적 기탁금에 대해서만 기부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수가 가능한 때문이다. 현행법은 고향발전을 위한 기부금품이 행정목적상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아 지자체 기부심의에서 배제돼 접수자체가 불가능하다.

완전한 형태는 아니지만 이 같은 우회적인 방법으로라도 고향세를 도입하면 전북도의 경우 연간 120억 원 가량의 지방세수가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북연구원은 374억 원의 재정유입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의원이 이 법의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하니 기대하는 바가 크다. 출향인들의 기부금으로 지자체의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는 회의적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 얼마나 열악한 수준이면 이런 묘수를 냈을까를 정치권이 알아야 한다. 우회적인 방법이 아닌 보다 원칙적이고, 항구적인 지방자지단체 세수격차 해소책이 서둘러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