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살 길이 없는데 어떻게 고향에 남아 있겠어요…”

최근 군산에서 인천으로 이사한 해양공학도 김모씨(29)의 얘기다. 올 봄 석사 학위를 땄지만 도내에선 취업할만한 해양분야 연구소가 없었던 까닭이다. 그런 김씨는 인천 송도스마트밸리에 있는 한 연구소에 취업했다. 자연스레 도내 한 농특산품 기업에서 햅썹(유해요소 중점관리기준) 관리자로 일했던 아내와 아들도 함께 인천행을 결행했다.

이들과 같은 사례는 얼마나 될까?

지난 1970년 이래 전북을 뜬 청년(25~29세)은 약 188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전북연구원과 광주·전남연구원이 공동 조사한 결과가 그렇다. 주 요인은 학업과 취업이 꼽혔다.

덩달아 온가족이 뜨는 출향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실제로 현재 타 지방에서 살아가고 있는 전북 출신은 약 346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전북인구 2배에 가까운 숫자다. 전북도가 전국 향우회를 조사한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전문대 졸업 이상 고학력자들이 줄지어 떠난다는 점이다. 연구개발특구 조성에 있어서 그렇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는 현재 전북도 의뢰를 받아 산업연구원이 수행중인 전북 미래비전 연구용역에도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지난 25년간(1990~2015년) 도내 취업자 중 고학력자는 약 7만3,000명에서 33만1,000명으로 4.6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 취업자 대비 그 비중은 여전히 37%에 그쳐 전국 평균(44%)을 크게 밑돌았다.

그만큼 도내에선 취업하기 힘들다는 의미다. 이는 취업자 1,000명 당 연구개발인력 숫자로도 확인된다. 실제로 도내의 경우 1995년 2.9명에서 2013년 15.3명으로 대폭 늘었지만 전국 평균(22.7명)과는 거리가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