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조선후기 시왕도(十王圖)를 만난다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시왕도' 특별전

기사 작성: 이종근 기자 - 2017.08.02 19:08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이 9월 30일까지 조선후기에 제작된 시왕도(十王圖)를 주제로 특별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주호민 작가의 인기 웹툰 <신과 함께>와 같이 하는 콜라보레이션 형태의 전시이다. 어려운 불교회화의 도상을 웹툰으로 설명하는 등 보다 친근하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국의 불교는 삼국시대에 유입된 이래 고려, 조선시대를 지나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신사의 가장 큰 축으로 자리잡아온 대표적인 종교이자 사상이다.
어느 때는 유교, 도교와 함께, 또 어느 때는 기독교 혹은 무속신앙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한국인의 종교 및 사상체계 정립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불교는 국가의 기틀로서 숭상받아 온 적도 있고, 때로는 억압받기도 했지만 언제나 한국 역사의 한 켠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은은하게 세상을 비추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에 이르러 다양한 문화와 가치의 급격한 유입 속에서 불교의 고고한 정신 및 가치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어렵게만 느껴지는 종교로 인식되기도 한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이상, 그리고 삶이 담겨있는 불교미술은 종교미술 특유의 알레고리(Allegory)로 인해 보편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보다는 불교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비로소 즐길 수 있는 예술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에 호림박물관은 한국미의 근간으로 작용했던 불교미술을 보다 가깝게 여길 수 있도록 이번 특별전을 마련했다.
이번 특별전은 불교 속 저승과 이승, 그리고 한국의 토속신앙을 만화로 재미있게 표현하여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 <신과 함께>와 연계, 마련한 전시이다.
그중에서도 한국 불교회화의 중요한 장르이자 사후세계에 대한 염원이 담긴 <시왕도(十王圖)>를 이해하고 즐기기 쉽도록 웹툰으로 설명하는 전시기법을 활용했다.
조선후기에 제작된 호림박물관 소장 <시왕도>(1764년)와 웹툰 <신과 함께>의 콜라보레이션 전시를 통해 불교회화를 더욱 쉽고 재밌게 감상하고 당시 사람들의 삶과 죽음에 대한 생각을 읽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인간이 죽어서 심판을 받는 곳을 명부(冥府)라고 한다. 시왕(十王)은 인간이 죽어서 생전에 지었던 죄를 심판하는 10명의 왕을 의미한다.
시왕 개념은 인도 브라만교에서 있었던 명부신앙이 불교에 영향을 끼치면서 체계화된 뒤 중국 도교의 명부신앙과 결합되면서 성립됐다.
이는 10세기 경 중국에서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預修十王生七經)』이 찬술되면서 하나의 신앙 체계로서 정립되는 등 당대(唐代) 이후에 시왕신앙이 성행하게 된다. 『불설예수시왕생칠경』에 의하면 인간이 죽으면 명부로 가게 되는데 도중에 차례로 시왕을 만나 생전의 선한 일과 악한 일에 대한 재판을 받게 된다./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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