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로 가람 이병기의 문학 세계 만난다
수필로 가람 이병기의 문학 세계 만난다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7.10.11 18: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식을 만드는 지식, `이병기 수필선집' 펴내

'지식을 만드는 지식'이 이병기 수필선집(이경수 엮음)을 펴냈다.
‘한국수필선집’은 '지식을만드는지식'과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공동 기획, 한국 근현대 수필을 대표하는 주요 수필가 50명을 엄선하고 권위를 인정받은 평론가를 엮은이와 해설자로 추천했다.
작고 작가의 선집은 초판본의 표기를 살렸다. 가람 이병기의 수필은 대략 60편에 이르는데, 기행문으로 분류된 글까지 합하면 79편, ≪가람 일기≫ 수록 일기문까지 수필의 장르에 포함한다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병기는 시조 시인이자 국문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남긴 주옥같은 수필들 또한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이병기의 대표적인 수필들은 대체로 ≪가람 문선≫에 수록되어 있다. ≪가람 문선≫은 가람 생전에 그의 저작물을 집대성한 책으로 1966년에 신구문화사에서 간행됐다. ≪가람 문선≫에는 시조 165편, 일기 480여 편, 수필 및 기행문 19편, 시조론 6편, 고전 연구 6편, ‘雜攷(잡고)’라는 제목의 잡문 15편 등이 실려 있다. 최근에 이경애는 ≪가람 문선≫에 수록된 15편의 수필 중 7편이 ≪삼관여록≫에 실려 있었음을 밝히고 이 시기 가람의 학문적 관심사와 그의 수필을 관련지어 읽음으로써 가람 이병기의 정신사적 풍경을 들여다본다.

이밖에 가람이 평생 동안 쓴 일기를 모아 그의 사후에 출간한 ≪가람 일기≫(1976) 역시 가람 수필 문학의 범주 안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1909년부터 작고하기 전날까지 썼다고 하는 가람의 일기는 그 성실함만으로도 특별한 감동을 안긴다. 그의 수필 문학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할 때 ≪가람 문선≫과 ≪가람 일기≫는 중요한 문헌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1891년 익산시 여산면 원수리에서 태어난 가람 이병기는 조부 이동우가 1844년에 지은 전통 민가 수우재(守愚齋)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심미적인 정서와 전통적이고 민족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체득하며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이병기는 그의 생애의 상당 부분을 고향에서 보낸다. 한학을 공부하며 성장한 유소년기는 물론이고 해방 이후 교편을 잡으면서도 그는 고향 가까이에서 시조 시인이자 국문학자이자 교육자로서의 삶을 살아갔다. 한글의 보급과 연구, 시조의 현대적 계승과 창작 및 연구, 국학 관련 문헌의 발굴과 해제 및 주석, 고전 문학 연구 등에 끼친 이병기의 업적은 수필가로서의 이병기의 면모와도 연관되어 있다.
일제 강점기 말 이병기는 ≪문장≫지에 <한중록>, <인현왕후전> 등을 발굴, 소개하면서 문장파의 미의식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내간체의 아름다움을 발굴함으로써 한글의 가치를 널리 알린 점은 주목받을 만하다. 한학의 바탕 위에 근대 학문을 학습한 이병기는 전통적인 양식인 시조를 계승, 창작하면서도 옛것을 고수하는 데만 집착하지 않고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조, 즉 현대 시조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했고, 시조 창작에 매진하면서 혁신의 길을 직접 개척해 나갔다. 그의 시조 혁신은 전통과 현대가 균형과 조화를 이룬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미덕은 그의 수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의 수필은 품격을 지닌 문체로 높이 평가되어 왔다. 한학의 소양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내간체를 창조적으로 계승함으로써 온아하고 간결하고 겸허하고 조촐한 멋을 지닌 이병기의 수필 문체는 선비의 품격을 지닌 것으로 일찍이 윤오영에 의해 평가된 바 있다./이종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