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
순례길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2.1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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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순례길이 있다. 이곳은 예수의 열두 제자였던 야곱(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에서 프랑스 접경에 위치한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로 향하는 약 800km에 이르는 길인 ‘산티아고 순례길’이다. 여기서 산티아고(Santiago)는 야곱을 칭하는 스페인식 이름으로, 1189년 교황 알렉산더 3세가 이곳을 예루살렘·로마와 함께 성스로운 도시로 선포하면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다가 1987년 파울로 코엘료의 『순례자』가 출간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이후 199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자 유럽과 전 세계로부터의 성지순례가 더욱 활발해지고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 길을 순례하기 위해 몇 년씩 준비하기도 한다.
마침 우리나라에도 2018년 9월 14일 아시아 최초로 교황청의 공식 승인을 받은 ‘천주교 서울 순례길’이 국제 순례지로 선포되었다. 이 순례길은 절두산과 서소문, 새남터, 당고개, 삼성산, 광희문, 좌우 포도청과 의금부 터, 명동대성당과 가회동성당 등을 잇는 27㎞에 이르는 길이다. 따라서 한국천주교도 ‘산티아고 순례길’ 과 같은 세계적인 순례길을 갖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같이 종교성지의 순례객들이 늘어나는 추세에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4대종교성지가 있는 익산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고도(古都)인 익산에는 1,4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동양 최대의 사찰이였던 ‘미륵사지’와 천년고찰 숭림사 등 불교 성지가 자리잡고 있고, 180여년전 한국 최초의 신부인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가 첫 발을 내디딘 축복의 땅에 김대건 신부의 서품과 귀국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성당인 ‘나바위 성당’과 ‘천호성지’ 등의 카톨릭 성지가 있다. 뿐만아니라 1923년 선교사 해리슨의 전도로 처음 설립된 ‘두동교회’는 ‘ㄱ’자형 교회로 토착적인 자율성을 강조하는 네비우스 선교정책에 따라 개신교와 전통을 결합하면서 나타난 초기 한국 교회 건축의 독특한 양식이 남아 있는 기독교 성지가 있다. 이는 남녀유별의 유교적 전통이 엄존하던 때에 남녀가 각각 한 공간에서도 서로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분리되어 예배를 보게 하려는 당시의 시대상을 엿 볼 수 있다. 그리고 100여년전에 민족종교로 개창된 원불교가 1924년 익산에 성지를 이루면서 처음 지은 본원실을 비롯, 1927년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 처소로 지어진 금강원 등 8개의 건물과 2개의 탑이 초창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총부 내에는 다양한 근대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는 원불교성지가 있다.
따라서 익산은 불교·천주교·기독교·원불교의 대표적인 성지가 있는 곳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종교지도자 및 학자들의 방문이 많아지고 있으며, 종교와 종파를 초월한 순례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우리 전북도 이렇게 정신적인 요람을 찾아 힐링하며 ‘나’를 찾고자하는 여행객 및 순례객들을 위해, 또는 종교지도자들을 위해 익산을 비롯한 종교성지의 순례길 조성이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일부 종교순례객 또는 여행객들이 블러그에서 익산을 ‘한국의 산티아고’ ‘한국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리우고 있는 것 또한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국내에서의 ‘제 2의 순례길’조성을 기대해 본다.
/이승연(원광대 동양학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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