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마음을 다독여주는 동시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마음을 다독여주는 동시들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4.04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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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동시 읽는 모임 4인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 펴내

이 주의 새 책

 

 

‘전북 동시 읽는 모임’에서 활동중인 권옥, 양현미, 이창순, 주미라 동시인이 4인 동시집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다(청개구리, 그림 윤혜민)’를 펴냈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05번째 동시집으로 펴낸 것.

이들은 책놀이 전문가, 동화구연가, 아동복지교사 등으로 활동하며 아이들의 교육현장에서 아이들과 교감을 나누는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작품에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린다. 해설을 쓴 이준관 시인의 말처럼 “아이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해주고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아이들과 호흡을 함께하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작품”이기에 “네 사람의 동시는 아이들이 참 좋아할 작품들”이다. 
이번에 발간된 이 책을 바탕으로 이들은 지난 1일 명주골 작은 도서관에서 첫 연구 모임을 갖은데 이어 오는 15일에도 동시 놀이와 관련, 활용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1부에 담긴 권옥 동시인의 작품은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작품들이 많다. 듣기 싫은 엄마의 잔소리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마음(「방방」, 「잔소리」, 「가방」, 「밥부터 먹어」, 「그럴 줄 알았어」)과 친구에 대한 서운함(「소리똥」, 「방방」), 그리고 학업 스트레스(「방방」, 「가방」, 「시소」) 등 아이들의 솔직한 심정이 동시로 그려진다. 
2부는 양현미 동시인의 작품을 모았다. 대부분의 작품이 가족과 친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친구가 중요한 아동들의 마음을 대변한 작품들에서는 거짓 없이 진솔한 아이들의 풋풋한 우정의 모습에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마음이 척척 맞는 친구와 함께 있으면 고민까지도 사라진다거나(「고민」), “네가 있어 학교 가는 길이 참 좋다”고 고백하는 마음(「친구에게」), 친구가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면 꼭 그 친구가 옆에 있는 것 같다는(「쪽지 1」) 마음들이 하나같이 예뻐서 곱씹어 읽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우정을 제대로 나누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영어 배워 볼래? 미술학원은 어때? 피아노 학원도 좋겠다!’는 부모에게 ‘그냥 쉴게요’라고 말하고 싶은 아이(「엄마만 신났다」)에게 우정은 사치에 불과하다. 

시 낭송, 전래놀이/피자파티, 책놀이/“와~” 신나게 소리도 지른다// 
도서관 올빼미 캠프에서/잘 먹고/잘 놀고/잘 쉰다// 
공부 안 해서 좋고/친구랑 까불어서 좋고/밤새 수다 떨며 실컷 웃어서 좋다// 
어제 싸웠던 수진이도/이야기 나누어 보니/그럭저럭 괜찮은 친구 같다 
―「올빼미 캠프에 가면」 전문 

「올빼미 캠프에 가면」에는 도서관에서 열린 행사로 간만에 학업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를 만끽하는 아이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 시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구절은 “어제 싸웠던 수진이도/이야기 나누어 보니/그럭저럭 괜찮은 친구 같다”는 마지막 연이다. 수진이와 ‘나’의 문제는 수진이의 성격에 문제가 있거나, 단순히 둘의 마음이 맞지 않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잘 먹고/잘 놀고” 잘 쉬어서 예민하거나 날카로운 마음이 둥그레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3부는 이창순 동시인의 작품이 실려 있다. 아동복지교사로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창순 동시인의 작품에는 소외된 이들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눈길이 담겨 있다. 공부에 쫓기는 아이(「선행학습」, 「형이 고치가 되었다」), 학원을 가지 못하는 가난한 아이(「심심한 오후」), 공터에서 무료급식을 받는 사람들(「공터식당」), 부모 없는 아이(「고슴도치 별이」), 다문화가족(「축구경기 하는 날」), 유기견(「흰둥이」) 들이 그들이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어김없이 삐죽이 고개를 내미는 새싹처럼”(57쪽) 그들에게도 언젠가는 푸른 새싹 돋아나는 봄이 오기를 바라는 시인의 따뜻한 마음이 작품마다 가득 담겨 있다. 이처럼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말자는 주제는 「탐정놀이」에 유쾌하게 담겨 있다. 
4부는 주미라 동시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시인은 아이들의 일상을 다룬 작품뿐 아니라 자연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다수 선보인다. 가을밤 감잎을 바람이 보낸 편지로 비유한 「가을 인사」, 추석날 저녁 자신을 바라보며 비는 다양한 소원 중에 어느 것을 먼저 들어줘야 할지 고민하는 「보름달의 고민」, 달님 엄마에게 자신의 이야기랄 풀어놓는 별들의 「별별 이야기」, 수선화 꽃 아래에서 생일파티 하는 개미들의 「꽃등」, 늘 발만 보이는 아이에게 얼굴이 보고 싶다는 봄까치꽃의 「To. 친구에게」 등이 그러하다. 그의 시를 읽다 보면 자연의 세계야말로 곧 동심의 세계임을 느낄 수 있다. 아래의 「눈물」이라는 동시를 읽으면 자연현상과 아동의 마음에 큰 차이가 없음을 알게 된다. /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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